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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토마호크, 한 달 새 850발 소진… K-방산에 불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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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토마호크, 한 달 새 850발 소진… K-방산에 불붙나

개전 한 달 만에 약 8~9년치 생산분 소진… 미 해군 3000발대로 급감
2027 국방예산 1200%↑ 증액… LIG넥스원·한화 수혜주 부상
미국 해군이 이란을 겨냥한 '에픽 퓨리 작전(Operation Epic Fury)' 개시 한 달 만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850발을 쏟아부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해군이 이란을 겨냥한 '에픽 퓨리 작전(Operation Epic Fury)' 개시 한 달 만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850발을 쏟아부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해군이 이란을 겨냥한 '에픽 퓨리 작전(Operation Epic Fury)' 개시 한 달 만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850발을 쏟아부었다. 토마호크는 장거리·저고도·정밀 타격용 미사일이다. '순항미사일의 대명사'로 불리며, 1991년 걸프전부터 최근의 분쟁까지 미군의 주요 선제 타격 수단으로 사용되어 왔다.

워싱턴포스트(WP)327(현지시각) 처음 보도한 이 숫자는 단일 작전 사상 최대 규모다. 미 국방부는 즉각 2027회계연도 예산안에서 토마호크 조달 물량을 전년 대비 1200%(수량 기준) 늘리겠다고 발표했고, 한국 방산주는 K-방산 수혜 기대감에 들썩이고 있다.

핵심 쟁점은 세 가지다. ① 미군이 한 달 만에 연간 생산량의 수년치를 웃도는 물량을 소비했다는 점 ② 재고 보충에 최소 2~3, 길게는 5년이 걸린다는 점 ③ 대()중국 억지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동맹국 조달 물량까지 재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한 달 만에 8~9년치 생산분 증발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마크 칸치안(Mark Cancian) 선임고문은 최근 디펜스 뉴스 인터뷰에서 "850발을 다시 채우는 데만 2~3년이 걸린다"고 밝혔다. 토마호크 한 발 가격은 약 350만 달러(517700만 원). 850발이면 297500만 달러(44000억 원)어치다. 전쟁 개시 전 미군 재고는 약 4000~4150발로 추정됐으며, 현재 3000발 초반대로 줄었다는 것이 CSIS의 분석이다. 이전 최다 사용 기록은 2003년 이라크 자유 작전(Operation Iraqi Freedom)802발이었다.

소진 속도가 이례적인 이유는 생산능력의 한계다. 제조사 RTX(옛 레이시온)2025년 토마호크를 100발 정도 생산했다. 2026회계연도 미 해군 인도 예정 물량은 110발에 불과하다. 한 달 사용량(850)8년치 생산분을 웃돈 셈이다. 칸치안 고문은 "에어디펜스 작전에는 충분한 재고가 남아 있지만, 문제는 다른 전장에서의 대응력"이라며 "특히 대만을 둘러싼 중국과의 잠재적 충돌에서 억지력 약화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2027 예산 1200% 증액… 동맹국 납기 줄줄이 연기


다급해진 미 국방부는 4월 초 공개한 2027회계연도 예산안에서 토마호크 785발 조달에 30억 달러(44370억 원)를 배정했다. 2026년 예산(58·25700만 달러, 3800억 원) 대비 조달 물량이 13배 늘었다. 해군 전체 무기 조달 예산도 100억 달러에서 220억 달러(147900~325300억 원)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문제는 산업기반이다. RTX는 지난 24일 국방부와 향후 7년간 연간 최대 1000발까지 생산량을 늘리는 협약을 체결했지만, 미 기업연구소(AEI) 토드 해리슨(Todd Harrison) 선임연구원은 "현재 산업기반으로는 단기간 내 달성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그 여파로 일본이 20283월 인도 예정이던 토마호크 400발 계약도 지연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국 방산, 천궁-II와 현무로 반사이익 기대감 확대


이 지점에서 한국 방산에 기회 요인이 만들어진다. 미국이 자국과 동맹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공백은 중동·동남아 시장에서 K-방산 제품 선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LIG넥스원(LIG Nex1)은 천궁-II(M-SAM II)를 주관사로 생산하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수직발사대와 추진 엔진을, 한화시스템은 다기능 레이더(MFR)를 각각 담당한다. LIG넥스원의 수주잔고는 26조 원을 웃돌며, 천궁-II 1개 포대 가격은 약 4000억 원 수준으로 패트리엇 대비 가격 경쟁력이 뚜렷하다.

특히 LIG넥스원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추진 중인 생산 설비 대규모 확충과 공정 자동화는 글로벌 수요 변화에 즉각 대응 가능한 가용 CAPA를 확보함으로써, K-방산이 미국의 공급 공백을 메울 실질적인 대체 공급원임을 강력하게 뒷받침한다.

33일 미-이란 전쟁 확전 당시 LIG넥스원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고, 52주 최고가 899000원을 찍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422일 종가 1416000, 시가총액 73138억 원으로 국내 방산 대장주 자리를 굳혔다.

다만 균형감 있게 볼 필요가 있다. 유진투자증권 양승윤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조달 공백이 곧바로 K-방산 수출로 전환되려면 수주 인식 주기를 감안할 때 2~3년의 시차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란 2주 휴전 합의(48) 이후 환율이 1530원대에서 1470원대로 하락하며 수출 채산성 기대가 약화된 점도 방산주 단기 조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 이 세 숫자를 주시하라


미국의 무기 재고 위기가 K-방산 실적으로 전이되는지 판단하려면 다음 세 가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RTX의 분기별 토마호크 실제 인도량(1000발 목표 대비 실행률) LIG넥스원·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분기 수주잔고 증가율 ③ 원·달러 환율 1480원 지지선 유지 여부다. 특히 미 국방수권법(NDAA) 통과 시점인 오는 12월 전후로 동맹국 조달 재배정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에픽 퓨리가 노출한 것은 단순한 미사일 재고 부족이 아니라, 세계 1위 군사강국의 산업기반이 장기전 대응 능력에 제약이 있다는 구조적 한계를 보였다는 점이다. 이 틈새를 K-방산이 어디까지 메울 수 있을지가 2026년 하반기 한국 증시의 핵심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