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고도화에 신규 채용 축소… 제조·서비스업 노동 수요 급감
7000만 명 일자리 AI 대체 위협… 소비 위축에 따른 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
7000만 명 일자리 AI 대체 위협… 소비 위축에 따른 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
이미지 확대보기블룸버그 통신(Bloomberg News)의 지난 22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NBS)이 발표한 3월 고용 데이터 분석 결과 25~29세 연령대의 실업률은 7.7%에 이른다.
이는 전년 동기(7.2%) 대비 0.5%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통계국이 해당 연령대를 별도 분류하기 시작한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이번 고용 악화는 계절적 요인을 넘어 산업 전반에 침투한 AI 기술이 청년들의 진입 장벽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AI 기술이 뺏어가는 첫 직장… 25~29세 '화이트칼라'의 비명
이번 통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25~29세 구간의 실업률 급증이다. 전통적으로 이 연령대는 학업을 마치고 직장 생활에 안착하는 시기로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핵심 노동력이었으나, 최근 상황은 완전히 역전됐다.
가베칼 드래고노믹스(Gavekal Dragonomics)의 에르난 쿠이(Ernan Cui) 소비자 분석가는 "중동 분쟁 등 외부 변수로 인한 비용 불확실성이 기업들의 채용 계획을 뒤흔들었으며, 이것이 3월 노동 지표 악화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특히 씨티그룹(Citigroup Inc.)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 기업들의 AI 도입이 광범위하게 확산하기 시작하면서 향후 중국 내 약 7000만 명의 일자리가 대체될 위협에 처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 내 많은 기업이 단순 사무직이나 초급 엔지니어 업무를 AI 시스템으로 대체하면서, 과거 청년층이 쉽게 진입했던 '신입급' 일자리가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고용 압박이 AI라는 파괴적 기술을 만나 폭발한 결과로 풀이된다.
제조업 자동화의 역설… '성장해도 고용 없는' 경제 구조 고착
중국 정부가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있는 제조업의 고도화도 고용 측면에서는 독이 되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의 줄리안 에반스-프리처드(Julian Evans-Pritchard) 중국 경제 담당 수석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를 차지하는 산업 부문은 지난 10년간 자동화가 급격히 진행되어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출 효자 종목인 첨단 기술 산업은 노동 집약적이지 않아 경제 성장이 고용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이 고착화하고 있다.
광둥성 등 남부 제조 거점의 공장 노동자들은 첨단 자동화 설비에 밀려나고 있으며, 그나마 고용을 흡수하던 서비스업과 건설업의 구인 수요마저 위축되면서 청년들이 갈 곳을 잃고 있다.
31개 주요 도시의 전체 실업률 역시 5.4%로 전년 대비 상승세를 보이며 고용 한파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지갑 닫는 중국 가계… 저축률 38%로 '소비 절벽' 현실화
불안정한 고용 환경은 곧바로 가계의 소비 위축으로 번지고 있다. 블룸버그가 공식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산한 결과, 올해 1분기 중국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저축률은 3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년 내 같은 기간 중 가장 높은 수치로, 노동시장의 불안을 느낀 시민들이 지출을 줄이고 현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달 소매 판매 성장세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중국 경제는 내수 대신 수출에 더 의존하는 기형적 구조로 변하고 있다.
이는 해외 국가들과의 무역 갈등을 심화시키는 동시에, 국내적으로는 부동산 시장 침체와 맞물려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질 위험을 높인다. 전문가들은 청년기 초기의 실업 경험이 평생 소득을 낮추는 '흉터 효과(Scarring Effect)'를 남겨 중국의 인적 자본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인공지능이 가져온 생산성 향상이 노동자들의 소득 증대로 이어지지 않고 일자리 상실로 귀결되는 현상을 막기 위한 정책적 대안 없이는, 중국 경제의 내부 동력 회복은 당분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