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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칼 빼든 워시… 8865조 대차대조표 ‘시한폭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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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칼 빼든 워시… 8865조 대차대조표 ‘시한폭탄’ 되나

‘연준은 고장 났다’ 선언한 워시, 시장이 불안한 '3가지 이유'
AI 생산성 혁명에 거는 도박… 투자자가 지금 확인해야 할 데이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케빈 워시의 등장이 임박했다. 그는 “연준은 고장 났으며, 내가 고치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케빈 워시의 등장이 임박했다. 그는 “연준은 고장 났으며, 내가 고치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이미지=제미나이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케빈 워시의 등장이 임박했다. 그는 지난 24(현지시각) 배런스(Barron's)와의 인터뷰 등에서 연준은 고장 났으며, 내가 고치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워시는 현재 3.50~3.75% 수준인 기준금리를 낮추고, 67000억 달러(8865조 원)에 달하는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축소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하지만 시장은 그의 등장을 환영하기보다 긴장한다. 고착화된 인플레이션과 이란 전쟁이라는 대형 악재가 워시 독트린의 앞길을 막고 있어서다.

케빈 워시의 정책 방향과 투자자가 주목할 3가지 지표. 이미지=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케빈 워시의 정책 방향과 투자자가 주목할 3가지 지표. 이미지=글로벌이코노믹


연준 수술나선 워시, 벽에 부딪힌 금리 인하


워시는 과거 연준 이사 시절부터 시장과 소통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가 주장하는 핵심은 연준의 정책이 경제의 생산성 향상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특히 인공지능(AI)이 가져올 생산성 혁명이 1990년대 인터넷 붐과 같은 물가 안정 국면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믿는다. 이를 근거로 물가가 2%대에 안착하기 전이라도 금리를 낮춰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지난 2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는 2.8%를 기록했다. 목표치인 2%와는 거리가 멀다. 여기에 지난 2월 시작된 이란 전쟁은 유가를 자극하며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공포를 재점화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오는 28~29(현지시각) 열리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빨라야 20277월에나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본다. CME 페드워치(FedWatch)의 확률 분석도 고금리 기조가 한동안 유지될 것을 시사한다. 워시가 의장직에 오른다 해도 취임 첫해부터 이 같은 고금리 기조를 돌파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AI는 금리 인하의 명분인가, 긴축의 근거인가


워시의 가장 큰 도박은 AI 생산성 향상에 대한 해석이다. 워시는 AI가 공급 측면의 혁신을 가져와 물가 압력을 낮출 것으로 보지만, 대다수 연준 인사와 경제학자들은 정반대의 시각을 견지한다. 마이클 바 연준 이사와 에드 야데니 야데니리서치 회장은 AI로 인한 생산성 붐이 오히려 중립금리(경기를 부양하지도 위축시키지도 않는 금리)를 밀어 올릴 것이라고 경고한다.

자본 투자가 늘어나면서 국가 저축 풀이 줄어들면, 금리를 낮출 경우 자산 거품만 키울 수 있다는 논리다. 노던 트러스트의 마이클 헌스타드 대표 역시 “AI가 생산성을 높인다면 오히려 금리를 올려야 한다며 워시의 완화적 기조에 의문을 제기했다. 연준은 위원회 형태의 조직이다. 의장인 워시의 권한은 제한적이며, FOMC 내부의 매파적 위원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그의 구상은 탁상공론에 그칠 위험이 크다.

투자자가 지금 당장 봐야 할 '3가지 숫자'


시장은 이제 '워시 시대'를 앞두고 관망세다. 워시가 의장으로 공식 취임하더라도 정책이 급변할 가능성은 낮다. 투자자들은 다음의 3가지 지표를 중심으로 대응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첫째, 10년물 국채 금리다. 전문가들은 10년물 금리가 연내 4.25~4.75%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본다. 금리 인하 기대감만으로 채권에 베팅하기보다는 구조적인 고금리 기조를 고려한 포트폴리오 재편이 필수다.

둘째, 근원 PCE 물가 지수를 주시해야 한다. 워시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 지표를 통해 인플레이션 실체를 파악하려 한다. 핵심 물가가 2.3% 수준으로 안정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금리 인하 시점을 가늠하는 가장 정확한 잣대다.

셋째, S&P 500 기업 이익률이다. 물가보다 무서운 것은 실적이다. AI 인프라 투자로 얻는 생산성 향상이 실제 이익률 개선(현재 13.6%에서 202815.5% 전망)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

연준 의장이 누가 되든, 시장은 생산성 혁명이라는 거대한 흐름과 인플레이션이라는 현실 사이에서 줄타기를 계속할 것이다. AI발 생산성 혁명은 기회지만, 끈질긴 인플레이션은 금리 인하를 막는 벽이다. 시장은 이 상충하는 두 힘 사이에서 정책 불확실성이라는 외줄 위를 위태롭게 걸을 수밖에 없다. 투자자는 연준 의장의 말(Words)보다 매달 발표되는 데이터(Data)의 실체를 따라 움직여야 할 때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