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미국과 유럽의 안보 동맹이 이란 전쟁을 계기로 구조적 균열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28일(이하 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양측은 군사·경제적으로 여전히 얽혀 있지만 상호 불신이 커지면서 관계가 ‘이혼 직전의 결혼’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다.
◇ 미군 유럽 주둔 흔들…이란 전쟁이 촉발
현재 유럽에는 약 40여 개 미군 기지가 운영 중이고 약 8만5000명의 병력이 주둔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이란 전쟁을 계기로 이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이 처음으로 제기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도 “정작 필요할 때 쓸 수 없다면 왜 유럽에 기지를 유지하느냐”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전쟁 종료 이후 유럽 동맹국에 대한 보복 조치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을 나토에서 제외하거나 영국의 포클랜드 제도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 유럽도 반발…“전략 없는 전쟁” 불신 확산
반면 유럽 내부에서도 미국에 대한 불만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유럽 정치권은 미국이 나토 동맹과 충분한 협의 없이 전쟁을 시작했다며 비판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미국을 더 이상 ‘가까운 동맹’이 아니라 ‘위협’으로 인식하는 여론도 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스페인·이탈리아·프랑스·독일에서 미국을 위협으로 보는 응답이 동맹으로 보는 응답보다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관세 부과와 그린란드 침공 위협까지 언급한 점도 갈등을 키웠다. 유럽에서는 최악의 경우 양측 군대가 충돌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 서로 필요하지만…안보 의존 구조는 그대로
그럼에도 양측이 쉽게 결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란 지적도 나온다.
미국은 중동과 아프리카 작전에서 유럽 기지를 여전히 핵심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이란 작전에서도 유럽 기지가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 역시 미국 없이 독자적인 방위 체계를 구축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럽은 방공망, 정보자산, 대형 수송능력 등 핵심 군사 역량에서 미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유럽은 현재 미국 없이 러시아에 대응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 ‘이혼’ 대신 불편한 동거…긴장 지속 불가피
양측 모두 관계 단절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어 당장 ‘결별’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미국 내부에서도 유럽 기지를 전면 철수하는 방안은 현실적 선택지로 고려되지 않고 있다. 유럽 역시 안보 공백을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번 갈등으로 양측 신뢰가 크게 훼손된 만큼 동맹 구조가 과거와 같은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FT는 “양측이 서로에게 쉽게 잊히지 않을 행동과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며 “동맹이 위험한 상태에 놓여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