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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찰기, 쿠바 해안 64㎞까지 접근…트럼프 봉쇄 선언 후 비행 25회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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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찰기, 쿠바 해안 64㎞까지 접근…트럼프 봉쇄 선언 후 비행 25회 급증

P-8A·RC-135·MQ-4C 트리톤 총출동…"이란·베네수엘라 공습 전과 판박이 패턴"
"위치 끌 수 있는데 일부러 켰다"…군사 압박 아닌 '공개 경고 메시지' 해석도
RC-135V/W 리벳 조인트 정찰기 자료사진. 신호정보(SIGINT) 수집에 특화된 이 기종은 P-8A, MQ-4C 트리톤과 함께 이란 작전과 쿠바 감시 비행 양쪽에 모두 투입됐다. 사진=미 공군이미지 확대보기
RC-135V/W 리벳 조인트 정찰기 자료사진. 신호정보(SIGINT) 수집에 특화된 이 기종은 P-8A, MQ-4C 트리톤과 함께 이란 작전과 쿠바 감시 비행 양쪽에 모두 투입됐다. 사진=미 공군

미국이 쿠바 연안에서 대규모 군사 정찰 활동을 급격히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쿠바에 대한 석유 봉쇄와 강화된 제재를 선언한 직후부터 정찰기와 무인기의 감시 비행이 폭증하면서, 과거 이란·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직전과 판박이인 패턴이 재현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CNN이 10일(현지 시각) 공개 항공 추적 데이터를 자체 분석한 결과, 미 해군과 공군은 지난 2월 4일 이후 현재까지 쿠바 연안에서 최소 25차례 정찰 비행을 실시했다. 항공 추적 서비스 플라이트레이더24(FlightRadar24)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분석으로, 대부분의 비행은 쿠바 수도 아바나(Havana)와 제2 도시 산티아고데쿠바(Santiago de Cuba) 인근에서 이뤄졌으며 일부 항공기는 쿠바 해안에서 약 40마일(약 64㎞) 거리까지 접근했다.

P-8A·RC-135·MQ-4C…미국 핵심 전략 정찰 자산 총집결


투입된 전력은 미국의 대표 전략 정찰 자산들이다. 해상 감시·정찰 임무를 위해 설계된 P-8A 포세이돈(Poseidon) 해상초계기가 가장 많이 동원됐으며, 신호정보(SIGINT) 수집에 특화된 RC-135V 리벳 조인트(Rivet Joint) 정찰기도 여러 차례 출현했다. 고고도 무인 정찰기 MQ-4C 트리톤(Triton)도 쿠바 주변 상공에서 포착됐다.
CNN은 이번 움직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감시 비행의 근접성뿐 아니라 등장의 돌발성이라고 짚었다. 2월 이전까지 이 지역에서 공개적으로 추적 가능한 미군 정찰 비행은 극히 드물었다. 그 '돌발적 등장'과 타이밍이 결정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감시 비행 급증 직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폭스뉴스 기고자 마크 티에센(Marc Thiessen)의 "트럼프가 임기 내 자유로운 아바나를 방문할 것"이라는 내용을 리포스트했다. 그 게시물 며칠 후 트럼프는 쿠바에 대한 석유 봉쇄를 지시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쿠바에 확대된 제재 체계를 부과하며 쿠바가 미국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쿠바 당국은 자국 공산 정부가 미국에 어떤 위험도 되지 않는다며 이를 일축하면서도, 공격받을 경우 미군에 맞서 장기 게릴라전을 전개하겠다고 맞대응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CNN의 분석 결과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으며, CNN은 쿠바 정부에도 질의서를 발송했다.

"이란·베네수엘라 공습 전과 판박이"…군사행동 전조 패턴 재현


CNN이 이번 쿠바 정찰 활동을 심각하게 보는 이유는 과거 트럼프 행정부의 패턴 때문이다. 강화된 수사(rhetoric)와 공개 감시 비행 급증이 실제 군사 작전에 앞서 반복됐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 사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2일 카리브해에서 알려진 마약 선박에 대한 첫 미국의 공격을 발표하며 니콜라스 마두로 당시 대통령을 "대량 학살, 마약 밀매, 인신매매, 폭력과 테러 행위"로 기소했다. 그 일주일 후 베네수엘라 해안에서 공개 감시 비행이 시작됐고, 10월과 11월 간격을 두며 지속되다가 미 특수부대가 카라카스의 관저에서 마두로를 체포하기 직전 날들까지 이어졌다.

이란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공습 이전 훨씬 더 광범위한 정보 수집 항공기와 무인기 컬렉션이 이란 남부 해안선을 공개적으로 감시했다. 최근 몇 주 쿠바 인근에서 포착된 P-8A 포세이돈·RC-135V 리벳 조인트·MQ-4C 트리톤은 모두 이란 분쟁에서도 활동한 기종들이다.

"위치 끌 수 있는데 일부러 켰다"…'공개 경고 메시지' 해석 무게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또 다른 측면이 있다. 이들 항공기는 위치 신호기를 끄면 민간 추적망에서 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비행 대부분은 플라이트레이더24나 ADS-B 익스체인지 같은 공개 플랫폼에서 추적됐으며, 일부 비행 경로는 소셜미디어 X와 디스코드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이는 미국이 의도적으로 이 항공기들의 존재를 적에게 신호로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한다. 명시적 의도 여부와 무관하게, 그 메시지는 쿠바 당국에 최소한 불안감을 주는 것임은 분명하다고 CNN은 분석했다.

CNN 분석에 따르면 2025년 초부터 이들과 동일한 미군 정찰 자산이 우크라이나 전쟁 지역, 한반도, 러시아 서부 국경 인근에서도 수개월에 걸쳐 지속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그러나 쿠바 해안에서의 감시 활동 급증은 새로운 현상으로 이전 배치 패턴에서 벗어난다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