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중국과학원, 16년 체력의 ‘전철 유량 배터리’ 개발… 리튬보다 원료가 80배 저렴

글로벌이코노믹

중국과학원, 16년 체력의 ‘전철 유량 배터리’ 개발… 리튬보다 원료가 80배 저렴

CATL·야디아, 나트륨 이온 배터리 대량 생산 및 스쿠터 상용화 돌파
환경 파괴·아동 노동 얼룩진 리튬이온 한계 극복… 차세대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예고
중국의 CATL은 세계 최대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이다. 사진=CATL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CATL은 세계 최대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이다. 사진=CATL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화석 연료 전환을 위한 배터리 기술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중국이 리튬과 코발트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춘 대체 배터리 기술에서 잇따라 돌파구를 마련했다.

아르헨티나와 칠레의 염전에서 발생하는 극심한 수자원 고갈 문제, 코발트 매장량의 70%를 차지하는 콩고민주공화국 광산의 아동 노동 및 안전성 논란 등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가 가진 치명적인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각)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Oilprice.com)의 펠리시티 브래드스톡(Felicity Bradstock)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기술적 한계에 부딪혔던 '전철(All-Iron) 유량 배터리'의 수명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 데 이어,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활용한 상용화 단계에 본격 진입했다.

‘1,200만 코’ 넘는 체력… 6,000회 충·방전 견디는 ‘전철 유량 배터리’


풍력과 태양광 등 간헐성을 가진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전력망에 공급하려면 유틸리티 규모의 대형 에너지 저장 장치(ESS)가 필수적이다. 기존에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이 시장을 독점했으나 자원의 유한성과 높은 단가가 고질적인 문제였다.

중국과학원(CAS) 금속연구소 팀은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원소 중 하나인 철(Iron)을 주원료로 삼고, 폭발 위험이 없는 수성 전해질을 채택한 ‘알칼리성 전철 유량 배터리’ 생산에서 기념비적인 진전을 이루었다.

국제 학술지 Advanced Energy Materials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이 배터리는 측정 가능한 용량 감소 없이 6,000회 이상의 충전-방전 사이클을 수행해 냈다. 이는 매일 배터리를 사용하더라도 약 16년간 성능 저하 없이 가동할 수 있는 수준이다.

철은 원료 리튬보다 가격이 약 80배나 저렴하다. 유량(플로우) 배터리는 외부 탱크에 담긴 액체 전해질을 펌프로 순환시키는 구조로, 탱크 크기만 키우면 용량을 쉽게 늘릴 수 있어 대규모 대형 재생에너지 발전사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대안이다.

그동안 학계는 전해질이 막을 통과해 성능을 떨어뜨리는 교차 문제와 열화 현상을 해결하지 못했으나, 중국 연구진은 분자 수준에서 음전해질을 완전히 재설계해 이 한계를 극복했다. 다만 소형 전자기기 적용은 어려우며, 실제 환경에서의 추가 실증 테스트를 앞두고 있다.

CATL·야디아, 리튬 반값 ‘나트륨 이온 배터리’로 시장 잠식

전철 유량 배터리가 거대 인프라(ESS)를 겨냥한다면, 이동 수단(모빌리티) 분야에서는 ‘나트륨 이온 배터리’가 리튬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나트륨은 리튬보다 매장량이 풍부하고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 같은 무게 대비 에너지 저장량은 리튬보다 적지만, 제조 단가가 낮아 특정 모빌리티 및 저가형 산업군에서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인 중국 CATL은 새로운 나트륨 이온 배터리 브랜드인 ‘넥스트라(Naxtra)’를 통해 대형 트럭 및 승용차용 나트륨 배터리를 대량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주행거리 제한이라는 과제가 남아있지만 대량 생산을 통한 단가 파괴로 극복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국의 전기 이륜차 거인 야디아(Yadea)는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400~660달러 선의 보급형 스쿠터를 시장에 출시했다. 특히 스마트폰 QR 코드를 스캔해 방전된 배터리 셀을 매장에서 단 몇 초 만에 새 셀로 교체할 수 있는 ‘배터리 스왑(교체) 스테이션’과 전용 충전 시스템을 보급하며 인프라 선점에 나섰다.

초기 단계 지나 상업화 진입…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대전환점 예고


광물 자원의 무기화와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는 시점에서 중국이 주도하는 대체 배터리 기술의 약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광물 가격 안정성과 회복력을 갖춘 기술이 미래 경제의 핵심 무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새로운 대체 배터리 기술들이 완전히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규제 준수와 상업적 신뢰성을 증명할 추가 테스트가 더 필요하다.

그러나 중국이 나트륨과 철 기반의 유량 배터리 생태계를 전방위로 전개하기 시작하면서, 독점적이었던 리튬이온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구조가 다각화되는 거대한 대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