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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무부 ‘中 컨테이너 카르텔’ 기소 여파… 싱가마스·CIMC 주가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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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무부 ‘中 컨테이너 카르텔’ 기소 여파… 싱가마스·CIMC 주가 폭락

미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 공개에 홍콩·선전 증시 직격탄… 싱가마스 장중 20% 대폭락
팬데믹 기간 담합으로 이익 ‘4배~흑자 전환’ 폭리… 최근 과잉 생산 및 수요 부진 속 악재
피고 기업들 “기소 서류 아직 정식 수령 못 해… 법적 적극 대응 속 일상 운영은 정상”
지난 8월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항구에서 컨테이너를 실은 화물선들이 목격되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8월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항구에서 컨테이너를 실은 화물선들이 목격되었다. 사진=로이터
미국 법무부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전 세계 해상 물류망을 인질로 잡고 가격 담합을 벌인 중국계 컨테이너 제조 카르텔을 전격 기소하자, 관련 피고 대기업들의 주가가 홍콩과 본토 증시에서 각개 격파당하듯 폭락했다.

‘바다 위의 상자’로 불리는 글로벌 운송 컨테이너 시장의 95%를 장악한 독점 체제가 미국의 사법 칼날에 정면으로 노출되면서 자본시장의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결과다.

21일(현지시각) 아시아 금융 시장에 따르면, 미국의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 공개 직후 홍콩과 중국 본토 선전 증시에 상장된 컨테이너 제조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세를 연출했다.

싱가마스 20% 폭락에 거래 중단… 이중 상장 CIMC도 10% 급락 쇼크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홍콩 증시에 상장된 싱가마스 컨테이너 홀딩스(Singamas Container Holdings)다. 싱가마스 주가는 미 법무부의 발표 직후 20일 오후 주식 거래가 일시 중단되는 홍역을 치른 뒤, 21일 오전 거래에서 20% 이상 폭락한 0.46홍콩달러까지 추락했다.

홍콩과 선전 증시에 동시 이중 상장된 세계 최대 컨테이너 제조사 중국국제해양컨테이너(CIMC)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CIMC 주가는 홍콩 시장에서 약 10% 하락한 8.38홍콩달러, 선전 시장에서도 약 10% 밀린 10.20위안에 머물며 대형주로서는 이례적인 급락 쇼크를 보였다.

이번 사건과 연계되어 함께 기소된 4대 제조사 중 상하이 유니버설 로지스틱 장비(동팡 국제 컨테이너)와 CXIC 그룹 컨테이너는 비상장사여서 증시 폭락은 피했다.

미 법무부는 이들 4개 사가 지난 2019년 11월부터 최소 2024년 1월까지 4년 넘게 표준 및 냉장 컨테이너 공급량을 고의로 제한하는 카르텔을 결성, 가격을 두 배 가까이 올려 폭리를 취했다고 보고 있다.

담합으로 ‘이익 4배·흑자 전환’ 폭리… 최근 실적은 97% 급감 등 ‘부메랑’


미 법무부의 주장대로 이들 카르텔이 팬데믹 공급망 위기 동안 거두어들인 수익은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CIMC는 담합이 정점에 달했던 2021년 순이익이 무려 66억 6,000만 위안(미화 약 9억 8,000만 달러)에 달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4배 이상 급증하는 폭리를 누렸다.

2019년 당시 1억 1,023만 달러의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하며 경영 위기에 몰렸으나, 담합 시기인 2021년에는 1억 8,680만 달러의 순이익을 내며 극적인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러한 ‘담합의 단물’은 최근 부메랑으로 돌아와 기업 체력을 갉아먹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과잉 생산 여파로 이들 기업의 재무 성과는 급격히 악화되는 추세다.

싱가마스의 2025년 매출은 4억 8,154만 달러로 2021년 대비 60% 가까이 쪼그라들었고, 순이익은 10분의 1 토막 난 1,741만 달러에 그쳤다. CIMC 역시 같은 기간 순이익이 2021년 대비 무려 97%나 급감한 2억 2,082만 위안으로 추락하며 사실상 어닝쇼크 상태에 빠져 있었다.

“기소 서류 못 받았다… 일상 영업은 정상” 피고 기업들 배수진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되자 피고 기업들은 일제히 해명 자료를 내고 진화에 나섰다.

마케팅 이사가 프랑스에서 체포되어 미국 송환을 기다리고 있는 싱가마스는 홍콩거래소 공시를 통해 “법률 자문을 받아 잠재적 영향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면서도 “프랑스에 구금된 직원은 미 법무부 성명에 명시된 임원이 아니며, 기소 대상에 오른 테오 시옹 셍 회장 역시 워싱턴 당국으로부터 어떠한 법적 절차 문서도 송달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사회는 현재 회사의 일상적인 사업 활동이 전적으로 정상 유지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마이 볼량 회장 등 수뇌부 3명이 한꺼번에 기소된 CIMC 역시 공식 입장을 내고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면밀한 감시와 함께 미국 사법당국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발표했다.

CIMC 역시 싱가마스와 마찬가지로 현재까지 어떠한 공식적인 법적 기소 통보를 받지 못했으며, 공장 가동 및 일상 운영에는 아무런 차질이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테오 싱가마스 회장은 최근 발간한 연례보고서에서 “현재 건화물 컨테이너 시장은 심각한 과잉 생산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미국의 고강도 관세 및 돌발적인 무역 정책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지속적으로 야기하고 있어 2026년 한 해 동안 극심한 수요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컨테이너 업계가 ‘글로벌 수요 절벽’이라는 본질적인 사업 위기와 ‘미국 법무부의 반독점 기소’라는 사법적 징벌 위기라는 사상 최악의 이중고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