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이후 재정 압박 확대…맥킨지·BCG 등 서방 컨설팅 비용 통제 강화
이미지 확대보기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 전쟁 이후 재정 부담이 커지자 서방 컨설팅업체들에 대한 신규 계약 발주를 중단하고 일부 대금 지급도 늦추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최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석유 수입 불확실성이 커지고 이란이 걸프 지역 국가들을 향해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자 재정 지출 통제에 들어갔다.
복수의 컨설팅업계 임원들은 FT와 인터뷰에서 사우디 재무부가 각 부처와 발주 기관에 신규 계약 승인을 사실상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모두가 이 방침을 알고 그 전제로 움직이고 있다”며 “최소한 7월까지는 대금 지급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재무부 사전 특별 승인이 없는 신규 사업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통보도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 ‘황금시장’ 사우디…전쟁 이후 긴축 강화
사우디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약 10년 전 ‘비전2030’을 추진한 이후 글로벌 컨설팅업계 최대 시장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다.
맥킨지,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이른바 ‘빅4’ 회계·컨설팅 기업들은 사우디 초대형 개발사업 확대에 힘입어 중동 사업을 급격히 키워왔다.
사우디는 관광·첨단산업 육성을 통한 탈석유 경제 전환을 목표로 수십억달러 규모의 메가프로젝트를 잇달아 추진해왔다.
이 과정에서 미래형 신도시 네옴(Neom) 핵심 사업을 포함해 여러 프로젝트가 축소되거나 연기됐다.
네옴은 당초 길이 170㎞ 규모 직선형 도시 건설을 목표로 했던 무함마드 왕세자의 대표 사업이다.
사우디는 또 2030 엑스포와 2034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최 준비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어 재정 부담이 더욱 커진 상태다.
◇ “전쟁이 긴축 명분 제공”
업계에서는 이번 전쟁이 사우디 정부에 추가 긴축 명분을 제공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동 지역 한 고위 임원은 “이미 진행 중이던 속도 조절과 우선순위 재조정 흐름이 전쟁을 계기로 더욱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사우디가 과도하게 부풀려졌고 비용이 지나치게 커진 메가프로젝트를 축소할 편리한 계기로 이번 충돌을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우디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험 속에서도 원유 수출 물량 약 3분의 2를 홍해 연안으로 우회할 수 있어 일정 부분 충격을 완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사우디 재무부의 올해 1분기 재정보고서에 따르면 재정적자는 1257억 리얄(약 50조4000억 원)로 2018년 이후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국방비 지출은 26% 증가했다.
사우디 재무부는 1분기 석유 수입이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설명하면서도 재정적자 확대는 이란 전쟁 충격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현금 흐름 지연과 정부 지출 증가 영향이라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