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이란 전쟁 여파로 비축유 급감… 중동 생산 정상화는 요원”
에너지 안보 위기 심화에 글로벌 물류·식량 공급망 흔들릴 가능성 커
에너지 안보 위기 심화에 글로벌 물류·식량 공급망 흔들릴 가능성 커
이미지 확대보기CNBC는 21일(현지시각)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이 최근 열린 채텀하우스 세션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적인 재개방 없이는 오는 7월부터 원유 시장이 ‘레드존(위험 구간)’에 진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경고는 단순히 유가 상승을 넘어, 수십 년간 쌓아온 글로벌 비축유마저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현 상황의 심각성을 방증한다.
사라진 ‘비축유 버퍼’… 7월 시장 수급 불균형 심화
통상 전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그러나 지난 2월 28일 시작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타격 이후 해당 해협의 해상 물류는 사실상 마비 상태다.
바클레이즈의 리디아 레인포스 유럽 주식 전략 부문 대표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로 인한 생산 차질 규모가 이미 10억 배럴을 넘어섰다”며 “호르무즈 해협이 당장 내일 열린다고 해도 공급망이 정상화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단순히 여름 휴가철에 따른 수요 증가를 넘어, 전 세계가 감당해야 할 실질적인 공급 부족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이번 전쟁으로 인한 공급 공백은 과거 2008년 금융위기나 여타 지정학적 분쟁과는 차원이 다른 ‘역사상 가장 심각한 공급 중단’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아시아·아프리카 ‘식량 안보’까지 번진 위기
에너지 위기는 곧 글로벌 공급망 전체의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 비롤 사무총장은 “이번 위기의 고통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에 가장 크게 집중될 것”이라며 에너지 보안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식량 안보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2026년 5월 22일 현재,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106달러 선을 상회하며 지난 2월 전쟁 발발 이후 약 45% 폭등한 상태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며 고공행진 중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과 이란의 물밑 협상 결과를 주시하고 있으나, 결과 도출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회의론이 지배적이다.
4억 배럴 방출에도 부족… IEA 추가 대응 시사
IEA는 이미 지난 3월, 이란 전쟁발 공급난을 해소하기 위해 역사상 최대 규모인 4억 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하는 초강수를 뒀다. 그러나 비축유는 무한한 자원이 아니며, 이미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재고 수준은 향후 유가의 변동성을 극대화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비롤 사무총장은 필요할 경우 추가적인 전략 비축유 방출을 조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 차원의 비축유 방출만으로는 근본적인 공급 정상화를 대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동 지역의 정제 시설과 생산 설비가 물리적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생산량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여름, 원유 재고 감소와 수요 급증이 맞물리는 ‘퍼펙트 스톰’이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경제는 심각한 인플레이션 압력과 물류 대란이라는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의 물리적 개방만이 유일한 해결책으로 거론되지만, 현재의 대치 국면에서는 단기적인 해법 마련조차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