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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로봇 굴기, ‘산업용 인간형 로봇’ 양성소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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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로봇 굴기, ‘산업용 인간형 로봇’ 양성소 가동

베이징·칭다오에 봇물 터진 ‘로봇 학교’… 2030년 세계 시장 패권 노린다
단순 조립 넘어 범용 작업 투입 가속화… 테슬라 ‘옵티머스’와 기술 경쟁 본격화
중국 베이징과 칭다오 등 주요 거점에 있는 이른바‘인간형 로봇 데이터 훈련 센터’ 이미지.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베이징과 칭다오 등 주요 거점에 있는 이른바‘인간형 로봇 데이터 훈련 센터’ 이미지. 이미지=제미나이3
글로벌 로봇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중국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단순히 로봇을 제조하는 단계를 넘어, 범용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인간형 로봇에게 인간의 업무 방식을 학습시키는 대규모 ‘데이터 훈련’ 체계가 본격 가동됐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기술 통제와 공급망 재편에 사활을 거는 가운데, 중국은 제조 현장뿐만 아니라 일상 서비스 영역까지 로봇을 투입해 글로벌 표준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경제 전문지 CNBC 보도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과 칭다오 등 주요 거점에는 이른바 ‘인간형 로봇 데이터 훈련 센터’가 잇따라 들어서며 차세대 로봇 인력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만 번의 반복’… AI 로봇, 인간의 노동을 학습하다
중국은 현재 전기차와 AI를 넘어 인간형 로봇을 2030년까지 국가 핵심 전략 산업으로 육성 중이다.

베이징의 ‘인간형 로봇 데이터 훈련 센터’에서는 사람과 유사한 형태의 로봇들이 공장 조립 라인, 매장 진열, 가사 노동, 마사지 등 구체적인 업무를 익히고 있다.

현장 강사로 활동 중인 푸디 루오(Fudi Luo)는 CNBC 인터뷰에서 “초기에는 로봇이 아무런 인지 능력이 없어 사람이 직접 원격 제어 장치로 동작을 반복 입력해야 한다”며 “사람의 움직임이 데이터화되면 그때부터 로봇은 스스로 학습하고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로봇 스타트업인 베이징 인스파이어 로봇 테크놀로지(Beijing Inspire-Robots Technology)의 윈스턴 조(Winston Zou) 이사회 비서는 “정교한 작업인 ‘로봇 손’의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해 평균 1만 번의 학습 과정을 거친다”고 밝혔다.

현재 이들의 기술은 달걀을 깨뜨리지 않고 집거나, 실을 올리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이는 과거 단순 반복 작업에 그쳤던 로봇의 수준을 정밀 작업 영역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산업 정책의 모든 것’… 中, 제조 생태계 완전 장악 노려


이러한 로봇 훈련의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이른바 ‘산업 정책의 모든 것(Industrial policy of everything)’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미 상공회의소와 리서치 그룹인 로듐 그룹(Rhodium Group)이 지난 11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기술 생태계 전반을 국책 과제로 삼아 공급망을 통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제조업 강국인 중국의 인구 감소 문제와 생산성 하락을 극복하기 위한 필연적 선택”이라고 분석한다.

중국 내 로봇들은 현재 식당 요리사, 바텐더, 교통 경찰, 소규모 매장 점주 역할까지 테스트받고 있다. 위험하거나 사람이 기피하는 노동을 로봇으로 대체해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계산이다.

테슬라와의 ‘로봇 패권’ 경쟁… 승자는 누구인가


중국의 공격적인 팽창에 대해 글로벌 로봇 시장의 또 다른 축인 테슬라의 대응도 주목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투자자 행사에서 “로봇 손 설계는 기술적으로 가장 어려운 부분이며, 우리 옵티머스가 중국산보다 우위에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다만 그는 “중국은 제조 규모를 확장하는 능력이 경이로운 수준”이라며 중국이 거대한 경쟁 상대임을 인정했다.

현재 로봇 기술은 범용성 확보가 관건이다. 중국은 정부 주도의 데이터 센터를 통해 방대한 ‘작업 데이터’를 쌓고 있고, 미국은 테슬라를 필두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통합을 통한 효율성에 집중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5년 내 인간형 로봇이 단순 연구실 수준을 벗어나 실제 노동 시장에 대거 유입될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로봇이 스스로 주변 상황을 판단하고 사고하는 ‘지능형 자율성’을 확보하기까지는 여전히 데이터 품질과 하드웨어 정밀도라는 높은 문턱이 남아 있다.

인구 구조 변화와 생산성 압박을 받는 국가들이 얼마나 빠르게 로봇을 ‘동료 노동자’로 수용할지가 기술 표준 전쟁의 승패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