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부, 핵심 방산 기술 유출 우려로 MBK파트너스의 마키노후라이스 인수 전면 백지화
MBK의 과거 고려아연 인수전 논란 및 중국 자본 배경이 심사에 타격 줬다는 분석 지배적
심사 기준 모호하다는 지적 속, 새 인수자로 토종 펀드 등판… "미국처럼 대화형 심사 도입해야“
MBK의 과거 고려아연 인수전 논란 및 중국 자본 배경이 심사에 타격 줬다는 분석 지배적
심사 기준 모호하다는 지적 속, 새 인수자로 토종 펀드 등판… "미국처럼 대화형 심사 도입해야“
이미지 확대보기일본 정부가 외국환관리법(외환법)을 근거로 아시아계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의 공작기계 대기업 '마키노후라이스제작소(Makino Milling Machine)' 인수 계획에 중지 권고를 내린 지 22일(현지시각)로 한 달이 지났다. 결국 MBK는 인수를 단념했고, 새로운 인수자로 일본계 펀드인 일본산업추진기구(NSSK)가 등판했다.
경제 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국가 핵심 기술을 보호하려는 일본 정부의 강경한 태도가 확인됐지만, 명확하지 않은 심사 기준을 두고 자본 시장 내에서는 여전히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MBK 발목 잡은 '안보 리스크'… 과거 행보도 도마 위
이번 심사의 배경을 두고 엇갈린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MBK가 최근 한국과 미국에서 일으킨 논란이 일본 정부의 깐깐한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노 아라타 아시아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경제 안보 관점에서 MBK는 최근 한국과 미국에서도 요주의 대상이었다"고 지적했다. MBK는 지난 2024년 한국 비철금속 대기업 고려아연 인수에 나섰다가, 한국 정부가 관련 이차전지 기술 등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하며 빗장을 걸어 잠근 바 있다.
동맹국인 미국 의회에서도 대규모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주도하는 MBK의 자금 출처에 중국계 펀드가 포함되어 있어, 중국으로의 중요 광물 공급망 지배나 기술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랐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1월에는 한국 검찰이 김병주 MBK 회장에 대해 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대외적인 잡음도 컸다.
이에 대해 MBK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MBK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거래는 철저히 도쿄 오피스에서 독자적으로 관리하며, 타 거점이나 현지 당국이 관여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알루미늄은 승인, 공작기계는 불가?… 핵심은 '전투기 기술'
시장 일각에서는 특정 펀드의 문제가 아니라 마키노후라이스가 보유한 '기술의 민감성'과 펀드 특유의 '완전 자회사화(상장폐지)' 방식이 결정적인 걸림돌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타무라 시게루 전 국가안전보장국장은 "마키노후라이스는 전투기 엔진 블레이드(날개) 제조 등에 쓰이는 극도로 고도화된 공작 기술을 보유한, 국가 안보의 한복판에 있는 기업"이라며 "외국계 펀드가 상장폐지를 통해 기업을 완전 자회사로 만들면 정부가 향후 경영 상황이나 최종 매각 대상을 파악하기 극도로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선 긋기 애매해" 펀드 업계 불만… 새 인수자 NSSK도 검증 불가피
그러나 펀드 업계에서는 정부의 심사 기준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 대형 펀드 임원은 "외부에서는 사전 심사의 잣대를 도저히 알 수 없다"며 "과거에는 안보상 중요한 기업이라도 인수가 허용된 사례가 분명히 있었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외환법 개정에 따른 '일본판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설립을 앞두고 정부가 규제 강화의 명분을 쌓으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제기한다.
한편, MBK가 물러난 빈자리는 일본계 펀드인 NSSK가 넘겨받게 됐다. 토종 펀드인 만큼 안보 경계감은 다소 누그러지겠지만, 전문가들은 안심하기엔 이르다고 지적한다. 호소카와 마사히코 메이세이대 교수는 "일본계 펀드라고 무조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며, 출자한 외국 자본(LP)이 펀드 의사결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 유사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는 가운데 중요 기술 유출 방지는 국가적 과제다. 다만 불투명한 심사 기준은 자본 시장의 위축을 부를 수 있다. 기타무라 전 국장은 "안보 심사의 패를 모두 보여줄 수는 없겠지만, 조건부 승인 제도를 운용하는 미국의 CFIUS를 참고해 규제 당국과 인수자가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는 프로세스를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