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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폭탄'에 개미들 긴장… 한일 '15조 에너지 방어막'과 수혜 가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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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폭탄'에 개미들 긴장… 한일 '15조 에너지 방어막'과 수혜 가능주

이란 전쟁발 공급망 위기 공동 대응… 역사 갈등 접고 실리 밀착
삼성·SK 턱밑까지 온 관세·환율 폭풍, 투자자가 당장 확인해야 할 지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대외 정책과 중동 전쟁 장기화가 아시아 지정학 구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대외 정책과 중동 전쟁 장기화가 아시아 지정학 구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대외 정책과 중동 전쟁 장기화가 아시아 지정학 구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6(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한일 양국이 해묵은 역사적 앙금을 뒤로하고 경제 안보와 에너지 공급망 안정을 위해 긴밀히 밀착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우선주의가 촉발한 안보 공백을 메우고 중국의 경제적 압박에 공동 대응하려는 아시아 중견 국가들의 생존 전략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독자 노선 걷는 워싱턴·베이징… 고립 공포가 부른 안동 동맹


이번 한일 공조 체제 구축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두 나라의 생존 본능이 반영된 결과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주 경북 안동에서 이틀간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자유주의 성향의 이 대통령과 보수 민족주의 성향의 다카이치 총리는 정치적 이념이 전혀 다르지만, 트럼프 리스크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실리적 손을 잡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단행한 이란 공격은 아시아 국가들에 치명적인 에너지 위기를 몰고 왔다. 일본은 즉각 베트남, 호주, 한국을 잇는 100억 달러(15조 원) 규모의 비상 대응 계획인 아시아 에너지·자원 회복력 파트너십(POWERR Asia)’을 가동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밀착도 한일을 자극하는 요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베이징으로 불러들였다. 마이클 그린 전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트럼프의 관세 폭탄이 위협적이어도 아시아 국가들에 미국을 대체할 대안은 없다""중국이라는 거대한 위협이 상존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정학 위기에 묶인 한일 공급망… 배터리·에너지 직격탄


일본이 제시한 15조 원 규모의 방어막은 아시아 국가들의 원유·액화천연가스(LNG) 스팟 물량 확보와 해상 운송 리스크 대응 비용을 지원하는 패키지 금융 형태다. 한국은 지난 3월 체결된 LNG 수급 협력 협정을 기반으로 원유 비축 정보 공유와 유사시 물량 교환(스왑) 체계를 강화하며 지분 격인 제도적 파트너로 참여한다. 비축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동남아 공급망을 지탱해 국내 제조업의 공급 중단 리스크를 수개월 이상 방어하는 효과가 핵심이다.

트럼프발 통상 압박도 구체화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최대 10~20% 수준의 보편 관세 도입을 예고하면서 자동차, 배터리 등 국내 주력 산업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내 생산 비중 확대를 통한 관세 회피와 투자 비용 부담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삼성전자와,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대중국 수출 규제 리스크를 방어해야 하는 SK하이닉스의 고심이 깊다.

이에 따라 공급망 다변화와 해상 물류 리스크 확대 국면에서 일부 섹터의 수혜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가 상승 및 정제 마진 확대가 기대되는 정유주(S-Oil, SK이노베이션), 에너지 도입선 다변화 수혜가 예상되는 LNG(한국가스공사), 그리고 해상 호위 및 수송 리스크 증가로 추진력을 얻은 방산·조선주(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등이 단기적으로 수혜 기대가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공급망 안정이라는 이익과 동시에 대중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는 '이중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며, 자국의 군사력 확충을 비판하는 중러 공동성명이 발표된 상황에서 한국이 일본의 대중국 견제 전선에 지나치게 깊숙이 가담할 경우 중국의 경제 보복이라는 역풍을 맞을 위험이 상존한다.

시나리오별 통상 대응력 제고… 유가·핵심광물 지표 주시해야


글로벌 안보 지형이 요동치면서 국내 기업들은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수위와 국제 유가 변동 추이를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중장기적으로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편 관세 도입 여부와 미중 기술 패권 전쟁의 강도에 따라 공급망 거점을 재배치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구니히코 미야케 캐논글로벌전략연구소 연구조언자는 "한일 관계가 크게 개선된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많은 우여곡절이 남아 있다"며 양국 관계의 취약성을 지적했다. 향후 국내 투자자와 기업들은 공급망 붕괴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다음 세 가지 핵심 체크포인트를 상시 감시해야 한다.

첫째, 국제 유가 및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제한 지수다. 배럴당 80달러 돌파 시 국내 정유·화학 업계의 원가 압박이 본격화하므로 상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둘째, 한중 교역량 및 무역수지 변화 추이다. 중국의 경제적 보복 징후를 읽는 지표로, 대중국 수출 감소율이 두 자릿수를 지속하는지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

셋째, 미국의 반도체·배터리 보조금 지급 기준 정비 동향이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세부 규정 변경 시점이 올 하반기로 예견되는 만큼, 미 통상 정책의 변화 추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