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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필요 없다" 군함서 직접 찍어내는 고속정…美 해군 '3D 프린팅'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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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필요 없다" 군함서 직접 찍어내는 고속정…美 해군 '3D 프린팅' 혁명

설계도 전송 72시간 만에 현지 '출력' 완공…백악관·펜타곤 전방 기지서 전격 시험
부식·전파방해 없는 '하와이 화산석' 신소재 무장, 글로벌 방산 물류 패러다임 파괴
미국 국방부가 글로벌 군사 물류 혁신을 위해 실전 배치 검증 시험에 착수한 방산 스타트업 볼티지 베셀(Voltage Vessels)의 3D 프린팅 고속단정 ‘이클립스(Eclipse) X9’. 전통적인 조선소 제조 방식에서 벗어나 하와이산 화산석(현무암) 섬유 복합재를 주원료로 대형 산업용 3D 프린터를 통해 차체를 통째로 출력했다. 사진=볼티지 베셀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국방부가 글로벌 군사 물류 혁신을 위해 실전 배치 검증 시험에 착수한 방산 스타트업 볼티지 베셀(Voltage Vessels)의 3D 프린팅 고속단정 ‘이클립스(Eclipse) X9’. 전통적인 조선소 제조 방식에서 벗어나 하와이산 화산석(현무암) 섬유 복합재를 주원료로 대형 산업용 3D 프린터를 통해 차체를 통째로 출력했다. 사진=볼티지 베셀

미국 국방부가 전 세계 분쟁 지역 어디서나 설계도 파일 하나만 전송하면 즉석에서 전투 함정을 찍어낼 수 있는 ‘3D 프린팅 함정’ 조달 체계를 전격 도입한다. 전통적인 조선소 공정을 완전히 건너뛰고, 하와이산 화산석(현무암) 신소재를 활용해 전방 군사기지나 순양함 내부에서 고속단정을 직접 출력하는 방식이다. 이는 미 해군의 고질적인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을 타파할 군사 물류의 혁명적 대전환으로 평가된다.

30일(현지 시각) 미 국방부와 스페인 언론 더오브젝티브 보도에 따르면, 미 펜타곤은 하와이 마우이 기반의 방산 스타트업 ‘볼티지 베셀(Voltage Vessels)’이 개발한 6m급 3D 프린팅 고속단정 ‘이클립스(Eclipse) X9’의 실전 배치 검증 시험에 전격 착수했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및 군 고위 관계자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태평양 전방 작전 중 고속단정이 파손될 경우, 본국 조선소에 주문하고 수송선으로 보급받는 데 수 주일이 소요되던 시대는 끝났다”며 “이제는 전방 기지나 대형 군함의 선창에 대형 3D 프린터와 원료만 있으면 이메일로 받은 설계도 파일로 즉시 최신예 고속단정을 출력해 작전에 투입하는 구조”라고 밝혔다.

화산석 가공한 스텔스 차체…‘인프라 파괴’ 우크라이나 전장 저격

미 펜타곤이 이번 3D 프린팅 함정에 열광하는 이유는 독보적인 신소재 기술과 압도적인 전술적 유연성 때문이다. 이클립스 X9은 하와이 지형에 지천으로 널린 현무암(Basalt)을 고온으로 녹여 추출한 섬유와 재생 플라스틱을 혼합한 ‘현무암 복합재’를 주원료로 삼는다. 미 메인대학교(University of Maine) 연구소의 인장 강도 시험 결과, 기존 고속단정 소재보다 내구성이 두 배 이상 강한 ‘돌로 만든 배’가 탄생한 것이다.

특히 이 화산석 복합재는 염분과 강렬한 태양광에 노출되어도 자산 가치가 거의 저하되지 않으며, 금속이나 탄소 섬유와 달리 전자파를 완벽히 투과시키는 성질을 갖고 있다. 군함에 탑재되는 고성능 레이더, 통신 안테나, 센서의 전파 간섭을 원천 차단할 수 있어 미 해군이 사활을 걸고 있는 ‘무인 수상정(USV)’ 및 스텔스 고속 침투정의 최적 플랫폼으로 꼽힌다.

네덜란드산 대형 산업용 3D 프린터를 활용해 단 72시간 만에 선체 전체를 단일 구조로 뽑아내는 이 기술은 최근 러시아의 후방 공급망 테러와 조선소 압류 사태 등으로 군함 조달에 비상이 걸린 나토(NATO) 회원국들 사이에서도 극비리에 벤치마킹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대 조선소 중심 안보 축 이동…韓 방산 MRO 시장 초긴장


전문가들은 이번 3D 프린팅 함정의 등장이 단순히 보급품 제조 방식을 바꾸는 것을 넘어, 지난 수백 년간 이어져 온 ‘거대 조선소 중심’의 해군력 건설 패러다임을 뿌리째 흔들 것으로 보고 있다. 공장과 도크가 파괴되어도 도면과 프린터만 살아있으면 전방 군사 분쟁 지역 근해에서 함정 대량 생산 및 유지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산형 현지 제조(Distributed Manufacturing)’ 모델은 한국 조선업계가 미래 먹거리로 사활을 걸고 있는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시장 및 K-방산의 함정 수출 전략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미 해군이 장기적으로 고속단정을 넘어 중소형 상륙정이나 보급함까지 3D 프린팅 영역을 확장할 경우, 전통적인 함정 건조 및 부품 공급망을 쥔 기존 조선사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