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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 특수 끝?…유조선 업계 "호황 뒤 폭락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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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 특수 끝?…유조선 업계 "호황 뒤 폭락 온다"

1분기 이익 360억달러 기록했지만 새 선박 발주 급증
해협 재개방 땐 운임 급락 우려…해운업계 '과잉공급 공포'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급등했던 유조선 운임이 해협 재개방 기대와 선박 공급 증가 우려 속에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급등했던 유조선 운임이 해협 재개방 기대와 선박 공급 증가 우려 속에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챗GPT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사상 최대 수준의 수익을 올린 글로벌 유조선 업계가 오히려 시장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이 협상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할 경우 현재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유조선 운임이 급락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특히 업계가 전쟁 특수로 벌어들인 수익을 바탕으로 대규모 신규 선박 발주에 나서면서 과거 해운업계가 반복적으로 겪었던 공급 과잉과 운임 폭락의 악순환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분기 이익 360억달러

세계 해운 브로커 업체 클락슨스에 따르면 글로벌 유조선 업계의 올해 1분기 이익은 360억달러(약 56조124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 2022년의 260억달러(약 40조5340억원)를 크게 웃도는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 2월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통제하면서 전 세계 원유 공급망이 큰 혼란을 겪었고,이에 따라 유조선 운임이 급등했다.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핵심 수송로다.

◇유조선 하루 운임 38만달러 돌파

전쟁 초기에는 유조선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운임이 급등했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일반 유조선 평균 하루 운임은 16만2992달러(약 2억5414만원)까지 상승했다.

하루 약 200만배럴을 운송할 수 있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경우 하루 운임이 38만6685달러(약 6억282만원)까지 치솟았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160척이 넘는 유조선이 걸프만에 묶이면서 선박 공급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또 홍해를 통과하지 않고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는 선박이 늘어난 점도 운임 상승을 부추겼다.

◇신규 발주 사상 최대 수준

문제는 업계가 현재의 호황을 장기 추세로 오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운 데이터업체 AXS마린에 따르면 올해 초대형 유조선 신규 발주 건수는 이미 역대 연간 최고 기록을 넘어섰다.

그리스 선사와 중동 선주들을 중심으로 신규 선박 주문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산더 사베리스 CMB테크 최고경영자(CEO)는 "결국 어느 시점에는 시장이 붕괴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며 "너무 많은 선박이 발주됐다"고 지적했다.

◇해협 재개방 기대에 운임 하락

실제로 최근 운임은 이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 운항은 여전히 전쟁 이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지만 시장은 재개방 가능성을 선반영하고 있다.

현재 대형 유조선 운임은 하루 5만5000달러(약 8574만원)~9만5000달러(약 1억4811만원) 수준까지 하락했다.

여전히 최근 수년 평균인 3만달러(약 4677만원)~4만달러(약 6236만원)를 웃돌지만 전쟁 초기와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해리 바피아스 선주는 "중고선과 신조선 투자에 너무 많은 자금이 몰렸다"며 업계의 과열 분위기를 경계했다.

◇그리스 선주들이 최대 수혜

현재 글로벌 유조선 시장은 그리스 선주들이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해운기술업체 베손노티컬에 따르면 그리스 선주들이 보유한 유조선 선대 가치는 664억달러(약 103조5176억원)에 달한다.

이는 중국 선대 가치보다 260억달러(약 40조5340억원) 많은 규모다.

이번 전쟁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본 업종 가운데 하나가 유조선 업계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반면 원유 가격 급등과 공급망 혼란은 항공·제조업 등 다수 산업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 해운·정유업계도 영향

한국 역시 유조선 시장 변화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면 운송 거리가 줄어들고 선박 공급 부족 현상도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글로벌 해운 운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정유업계 입장에서는 원유 조달 비용과 운송비 부담이 낮아지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된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 진전 여부가 향후 유조선 운임과 국제유가, 에너지 공급망의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