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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거품론'에 나스닥 폭락…삼성·SK하이닉스 들고 있다면 이 지표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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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거품론'에 나스닥 폭락…삼성·SK하이닉스 들고 있다면 이 지표 보라

브로드컴 쇼크에 기술주 '비명'…비용은 현재, 수익은 미래 '가성비 경고등'
S&P 500 착시현상 속 닷컴 버블 데자뷔…외인 매도세 속 코스피 운명은
인공지능(AI) 기술의 장밋빛 전망과 달리 비즈니스 모델로서의 경제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기술의 장밋빛 전망과 달리 비즈니스 모델로서의 경제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AI) 기술의 장밋빛 전망과 달리 비즈니스 모델로서의 경제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악시오스는 지난 7(현지시각)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반면 기업들이 체감하는 회수 속도는 기대치를 밑돌면서 투자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고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가 조정이 과거 2000년 정보기술 거품 붕괴의 서막이 될지, 아니면 단순한 건전한 숨고르기일지 주목한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증시의 급락 여파가 아시아 금융시장에 즉각 반영될 수 있어 국내 반도체 대형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주들의 긴장감도 고조된다.

닷컴 버블과 AI 전환기 비교 분석.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닷컴 버블과 AI 전환기 비교 분석. 도표=글로벌이코노믹

눈덩이 비용에 가로막힌 AI 수익성…베인 "기업 기대치 밑돌아"


AI 사업의 첫 번째 걸림돌은 막대한 투자 비용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최근 거대언어모델(LLM) 운영과 데이터센터 확충에 들어가는 비용이 과도하다는 우려를 잇달아 표명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이 최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AI 도입으로 기업들이 거둔 실제 수익은 당초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축인 브로드컴의 보수적인 실적 전망은 시장의 불안감에 기름을 부었다. 브로드컴이 제시한 향후 인프라 수요 예측치는 시장 낙관론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고, 뉴욕 증시에서 브로드컴 시가총액은 단 이틀 만에 수백억 달러 규모가 증발했다. 인프라 금융 조달 비용이 장기간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커진 점도 악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보다 오히려 인상할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오면서 기업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S&P 500 착시와 2000년의 기억…소수 초대형주가 지수 하락 주도


기대치와 현실의 괴리는 증시 폭락으로 이어졌다. 지난 주말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시장 분석 전문가 매트 서미나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2% 이상 하락했으나 편입 종목 다수는 오히려 상승 마감했다"라며 일부 대형 기술주가 전체 지수를 끌어내리는 착시 현상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소수 초대형주의 하락이 지수 전체를 끌어내렸지만, 지수 내 중소형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는 뜻이다. 이 같은 지수 왜곡 현상은 닷컴 버블이 붕괴하기 직전인 2000412일 이후 처음이다.

브라이언 제이콥슨 어넥스 자산운용 수석경제전략가는 "최근 실적 발표 반응을 보면 시장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아 유독 완벽한 실적만을 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라며 "모든 종목의 가치평가가 과도한 것은 아니며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치 분석 구간도 여전히 존재한다"라고 진단했다.

한국 반도체 공급망 연쇄 압박…'증설 지연에서 영업이익 급감으로'


국내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미국발 인프라 투자 속도 조절론이 국내 반도체 수출 전선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한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의 공급 구조가 유지되더라도, 빅테크의 설비투자(CAPEX)가 둔화하면 '증설 속도 지연→HBM 수요 감소→단가 하락→영업이익률 급감'으로 이어지는 연쇄 압박이 발생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빅테크의 독점적 수요에 의존하는 한국 반도체 산업 구조상 고객사의 비용 절감 움직임은 치명적일 수 있다고 짚는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전면적인 버블 붕괴보다는 기술주 전반의 밸류에이션 조정과 설비투자 속도 조절 시나리오에 무게를 둔다. 정보기술 역사에서 혁신 기술이 사업화되는 과정에는 항상 자본의 재조정 주기가 있었다. AI 산업 역시 기술적 진보와 별개로 비즈니스 모델의 경제성을 증명해야 하는 냉정한 현실에 직면했을 뿐이라는 완충론을 제시한다.

투자자가 주시해야 할 3대 선행지표


투자자들은 AI 거품론의 실체를 판가름하기 위해 세 가지 핵심 선행지표를 주시해야 한다.

첫째,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등 빅테크 기업들의 분기별 설비투자 유지 여부다. 인프라 구축의 연속성을 확인해야 인력 및 장비 공급사 실적 훼손 여부를 선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둘째, 브로드컴과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주문잔고 변화다. 핵심 반도체의 설계 및 수주 물량 추이는 향후 6개월 뒤의 글로벌 데이터센터 증설 속도를 가늠하는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셋째, 국내 반도체 기업의 가동률과 HBM 납품 가격 추이이다. 수요 둔화 시 감산 여부와 단가 방어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분기 영업이익 마진율을 결정짓는 핵심 잣대다.

인공지능은 끝난 게 아니라, 이제 숫자로 경제성을 검증받는 진정한 시험대에 들어섰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