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FCAS 갈등으로 불확실성 고조…중·미 차세대 시제기 비행 경쟁 가속
푸틴, '무제한 이전' 레토릭 내걸고 유혹…한국 KF-21의 현실적 대안 가능성 주목
푸틴, '무제한 이전' 레토릭 내걸고 유혹…한국 KF-21의 현실적 대안 가능성 주목
이미지 확대보기인도 공군이 미래 공중전 패권을 좌우할 차세대 전투기 도입 과정에서 심각한 전력 공백 위기에 직면했다. 인도 국방부가 긴밀히 주시해 온 유럽의 6세대 전투기 공동 개발 프로젝트가 파트너 간 갈등으로 지연되며 추진 동력이 크게 약화했기 때문이다.
이 틈을 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수호이(Su)-57의 공동생산 카드를 꺼내 들며 세계 최대 무기 시장인 인도 탈환에 나섰다. 이번 사안은 강대국 간의 첨단 기술 각축전이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KF-21 등 국산 플랫폼의 중장기 수출 전략 및 글로벌 공중패권 재편을 읽는 핵심 프리즘이다.
유럽 공동전선 균열과 인도의 다각적 안보 고립
인도는 당초 공군력 현대화를 목적으로 프랑스·독일·스페인이 주도하는 '미래 공중 전투 체계(FCAS)' 프로젝트 참여를 검토해 왔다. 아닐 차우한 전 인도 국방참모총장이 대외적으로 협력 의사를 피력했을 만큼 기대감이 컸던 국방 사업이다. 그러나 프랑스와 독일 간 주도권 갈등이 장기화되며 개발 지연과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인도가 보유한 최신 기종은 프랑스산 라팔(Rafale)이지만 이는 스텔스 플랫폼이 아니다. 자체 개발 중인 차세대 다목적 전투기(AMCA) 사업은 2035년 전후에나 실전 배치가 전망되어 향후 10년 이상 5세대 스텔스 전력 공백이 불가피한 처지다.
'무제한 이전' 공세의 본질과 뉴델리의 고차방정식
러시아는 인도의 이러한 안보적 조바심을 정확히 파고들었다. 푸틴 대통령은 제26회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모스크바는 아무런 제한 없이 인도와 기술 이전을 협력할 준비가 됐다"라며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이미 인도의 국영 항공우주기업 힌두스탄항공(HAL)은 러시아 측으로부터 구체적인 투자 제안서를 기다리는 단계다.
인도 국방부 내부에서는 최소 36대에서 최대 60대 도입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제한 없는 기술이전' 발언을 외교적 레토릭으로 규정하며 거리두기를 권고한다.
과거 전투기 공동 개발 잔혹사를 고려할 때, 엔진이나 핵심 항전 소프트웨어 등 독점적 영역은 실제 이전 범위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산 F-35 역시 인도의 대러 제재(CAATSA) 연루 우려와 기술 접근권 제한 조항 탓에 현실적으로 도입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 이에 인도 국방부는 수호이 전투기 구매가 국산 차세대 전투기(AMCA) 사업의 예산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동시에 저울질하고 있다.
수급 불안정 속 K-방산 KF-21의 현실적 틈새 기회
강대국들의 기술 패권 경쟁은 단기적으로 인도 공군의 구형 러시아제 기종 퇴역에 따른 수급 불안정을 심화할 전망이다. 인도는 부족한 전력을 메우기 위해 프랑스산 라팔 전투기 114대 추가 도입 협정 절차를 진행 중이나, 이것만으로는 영공 방위 체급의 완전한 전환이 어렵다. 중장기적으로는 인도가 독자 노선과 해외 공동 개발 사이에서 고도의 하이브리드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KF-21은 인도의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할 잠재력을 지닌다. KF-21은 당장 완전한 5세대 스텔스 전력은 아니지만, 뛰어난 가성비와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
다만 내부 무장창 등 완전한 스텔스 설계가 아니라는 점은 제약 요인이다. 그럼에도 핵심 기술 이전에 극도로 인색한 미국이나 레토릭에 치우친 러시아와 달리, 공동생산 및 기술 협력에서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글로벌 안보 지형의 격변 속에서 한국 방산 기업들이 인도의 다각화 수요를 포착하고 전략적 기술 제휴 파트너로 진입할 수 있는지 여부가 시장 판도를 가를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