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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180조 '테라팹' 승부수… 삼성·SK EUV 수급 변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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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180조 '테라팹' 승부수… 삼성·SK EUV 수급 변수 부상

스페이스X 상장 전 ASML 콘퍼런스 기습 등판… 구글·앤스로픽향 자체 칩 위해 텍사스서 고가 EUV 확보전 가속화 관측
네덜란드 장비 독점 속 한국 반도체 수급 전선 긴장… 내부 반발 속 미국 전략 고객 확대 실익 교차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를 앞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반도체 제조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며 네덜란드 ASML과의 밀착 행보를 시작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를 앞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반도체 제조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며 네덜란드 ASML과의 밀착 행보를 시작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를 앞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반도체 제조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며 네덜란드 ASML과의 밀착 행보를 시작했다.

CNBC는 머스크 CEO11(현지시각) ASML의 연례 기술 콘퍼런스에 화상으로 참석해 크리스토프 푸케 ASML CEO와 대담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동은 머스크가 추진하는 초대형 반도체 공장 '테라팹(Terafab)'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확보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시장의 해석이 나온다.

거대 빅테크 자본의 진출 가능성이 가시화되면서 고성능 반도체 장비 확보에 집중해 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장비 수급 전선에도 새로운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80조 원 투입하는 '테라팹'… 핵심 사업 반도체 내재화 가속

머스크가 미국 텍사스주 그라임스 카운티에 건설을 추진 중인 테라팹은 총사업비가 시장 추정에 따라 최소 550억 달러(83조 원)에서 최대 1190억 달러(180조 원)까지 큰 편차를 보이는 초대형 첨단 제조 시설 프로젝트다.

스페이스X가 최근 현지 세제 혜택을 승인받으면서 사업 추진 동력을 얻었다. 머스크의 이번 행보는 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과 위성·자율주행용 반도체 내재화 필요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테라팹은 테슬라·스페이스X·xAI 등 주요 사업 전반에 필요한 반도체 내재화를 목표로 한다. 특히 스페이스X가 최근 구글, 앤스로픽과 데이터센터 컴퓨팅 용량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고성능 칩의 자체 조달 필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머스크는 행사 직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ASML은 유럽 최고의 기업"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ASML 기술 독점 체제… 한국 반도체 업계 장비 수급 전선 긴장


시장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첨단 AI 반도체 생산의 핵심인 EUV 노광장비를 네덜란드 ASML이 전 세계에서 독점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당 4억 달러(6000억 원)를 호가하는 초고가 장비임에도 대만 TSMC와 삼성전자, 미국 인텔 등 파운드리 선두 주자들조차 물량을 받기 위해 수년을 대기하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머스크의 자본이 장비 확보전에 가세할 경우, 차세대 고성능 메모리(HBM) 및 첨단 파운드리 공정용 장비 도입을 서두르던 한국 반도체 업계의 로드맵에 일부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반도체 학계의 한 전문가는 전화 인터뷰에서 "안 그래도 공급 부족을 겪는 첨단 노광장비 시장에 머스크라는 대형 구매자가 진입할 가능성이 생겼다"라며 "한국 기업들은 공급망 리스크 변수를 재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리적 반발과 전략적 실익 교차… 머스크 리스크 마주한 ASML

다만 머스크의 행보를 둘러싼 안팎의 변수와 ASML의 이해관계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네덜란드 일간지 에인트호번스다흐블라트가 인용한 ASML 내부 커뮤니티 자료에 따르면, 일부 직원들은 머스크의 정치적 성향과 행보가 회사의 윤리적 가치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번 콘퍼런스 초청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동안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철저한 중립을 유지해 온 ASML의 명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ASML 입장에서는 미국 내 전략 고객 다변화와 수익성 확보라는 실익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팽팽히 맞선다. 아울러 텍사스 현지 주민들의 공장 건설 반대 여론도 여전히 거세 환경 및 지역 사회와의 갈등 조율이 선행되어야 할 과제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시나리오와 체크포인트


국내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들은 머스크의 반도체 시장 진입이 가져올 파급 효과를 입체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향후 시장의 핵심 지표들을 면밀히 추적해야 한다. 특히 다음 세 가지 체크포인트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첫째, 빅테크의 외부 파운드리 의존도 변화 여부다. 구글과 앤스로픽이 머스크의 테라팹을 대안으로 삼아 TSMC나 삼성전자에 대한 수주 비중을 줄이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빅테크 기업의 칩 조달 다변화 움직임은 한국 파운드리 사업부의 중장기 수주 물량 예측과 직결되는 핵심 지표다.

둘째, ASML의 분기별 EUV 장비 인도 실적이다. 한국 기업들과 머스크의 텍사스 공장으로 인도되는 장비의 상대적 수량 변화를 추적해 장비 공백 리스크를 가늠해야 한다. 장비 출하 대수와 인도 시점의 변화는 국내 기업들의 2나노 공정 및 차세대 메모리 증설 스케줄에 실질적인 영향을 준다.

셋째, 스페이스XIPO 자금 조달 규모도 눈여겨 봐야 한다. 사상 최대 규모로 예상되는 상장 공모 자금이 테라팹 설비 투자로 얼마나 빠르게 유입되는지가 사업 성패의 변수다. 초기 자본 유입 속도를 확인해야 머스크의 반도체 내재화 가속도와 그에 따른 시장 충격의 시점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일론 머스크의 반도체 제조 진출 선언은 단순히 한 기업의 외연 확장을 넘어, 글로벌 파운드리 지형과 첨단 반도체 장비 공급망의 역학 관계를 뒤흔드는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