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8년 설립된 명문 정비창, 독일 해군 사상 최대 ‘F126 호위함’ 건조 중인 핵심 거점
U-보트 강자 ‘TKMS’ 비구속적 제안서 제출 vs 지상 방산 거물 ‘라인메탈’ 실사 결과 대기 중
프랑스 사파 가문 소유주 타계 후 매각 급물살…유럽 해군 방산 시장 구조조정의 핵심 신호탄
U-보트 강자 ‘TKMS’ 비구속적 제안서 제출 vs 지상 방산 거물 ‘라인메탈’ 실사 결과 대기 중
프랑스 사파 가문 소유주 타계 후 매각 급물살…유럽 해군 방산 시장 구조조정의 핵심 신호탄
이미지 확대보기독일 내 마지막 대형 범용 조선소이자 해군 함정 건조의 핵심 거점인 ‘저먼 네이벌 야드 킬(German Naval Yards Kiel)’을 인수하기 위해 독일 방산업계의 두 거두인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와 라인메탈(Rheinmetall)이 본격적인 인수 경쟁에 돌입했다. 이번 매각 결과에 따라 향후 유럽 및 나토(NATO) 해군 방산 시장의 통합과 대형화 흐름이 결정될 것으로 보여 자본시장과 방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1일(현지 시각) 독일 유력 일간지 디 벨트(DIE WELT)에 따르면, 발트해 연안의 핵심 국방 자산인 저먼 네이벌 야드 킬 조선소를 인수하기 위해 TKMS와 라인메탈이 각각 인수의사를 밝히고 구체적인 막후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발트해 최대 426m 드라이 독의 가치
현재 저먼 네이벌 야드 킬의 제8공장(Halle 8) 내부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해군 사상 가장 거대한 전투함인 166m급 차세대 ‘F126 호위함’의 선체 용접 작업이 한창이다.
여기에 약 400명의 숙련 노동력을 보유한 저먼 네이벌 야드 킬은 현재 독일 해군용 고속정(K130) 건조 및 해상 보급선 개조뿐만 아니라, 114m급 초호화 슈퍼 요트 ‘PRO젝트 엘프(Project Elf)’ 및 파도 에너지를 활용한 소형 파력 발전기 프로토타입까지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독보적인 범용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원래 한 몸이었던 TKMS의 ‘비구속적 제안’ vs 해군 확장 나선 라인메탈의 ‘실사 대기’
이 조선소는 과거 하발츠베르케(Howaldtswerke) 구조조정 과정에서 2011년 티센크루프 그룹이 매각하기 전까지 TKMS와 한 울타리를 쓰던 ‘한 뿌리’다. 현재도 두 조선소는 같은 정문을 공유할 만큼 물리적으로 긴밀히 얽혀 있다.
올리버 부르크하르트(Oliver Burkhard) TKMS 최고경영자(CEO)는 “이미 구속력 없는 인수 제안서를 제출했으며, 모든 레벨에서 결과 지향적 대화를 진행 중”이라면서도 “우리는 이미 수주잔고가 가득 차 있어 인수가 필수가 아닌 하나의 옵션일 뿐이며, 과열 경쟁에 참여할 생각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경영 안정성을 위해 철저히 합리적인 운영 기반 위에서만 딜을 진행하겠다는 정무적 판단이다.
반면, 지상 전력의 절대강자인 라인메탈의 기세도 매섭다. 라인메탈은 독일 및 유럽 군대의 현대화와 군비 증강 기조에 맞춰 해군 분야 생산 가동률(Kapazitäten)을 급격히 확장하고 있다. 아르민 파페거(Armin Papperger) 회장이 이끄는 라인메탈은 최근 뤼르센의 NVL 특수선 사업부와 함부르크의 블룸플러스포스를 인수한 데 이어, 이번 저먼 네이벌 야드 킬까지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기 위해 향후 수주 내 발표될 기업 정밀 실사(Due Diligence)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소유주 타계 후 매각 급물살…유럽 해군 방산 시장 대통합 신호탄
저먼 네이벌 야드 킬은 현재 프랑스-레바논계 자산가 고 이스칸다르 사파(Iskandar Safa) 회장이 2024년 타계한 이후, 프랑스의 특수선 그룹 CMN 네이벌(Safa 가문 소유) 산하에 있다. 업계 인사이더들은 CMN 네이벌이 향후 수년간 조선소 유지보수에 필요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 두 독일 방산 대기업이 경쟁하는 현재의 매각 국면을 최적의 타이밍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한다.
전직 독일 해군 대위 출신인 마크 시버(Mark Siever) 조선소 사업개발 이사는 “우리는 발트해 전체를 통틀어 가장 거대한 426m짜리 드라이 독(Trockendock)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독일 해군 최대 보급선 3척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가동률을 가졌다”라며 대량 생산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역설했다.
방산업계 전문가들은 그동안 유럽 나토(NATO) 회원국들이 각자의 국가적 우선순위에 따라 조선소를 파편화하여 운영함으로써 발생했던 생산성 저하와 높은 비용 문제가 이번 M&A를 기점으로 대대적인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내다봤다. TKMS와 라인메탈 중 누가 최종 승자가 되든, 독일 국방 중공업의 집약화와 대형화는 유럽 해군 방산 시장의 구조조정(Europäisierung)을 가속화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전망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