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웰 스페이스X 사장 “시너지 확실히 낼 것”…월가·테슬라 투자자, 2027년 결합 가능성 주목
이미지 확대보기그윈 쇼트웰 스페이스X 사장 겸 COO가 1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스페이스X가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로 나스닥에 데뷔한 첫날 테슬라와의 합병론이 다시 부상했다.
스페이스X 2인자인 그윈 쇼트웰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테슬라와의 결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우주·인공지능(AI)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하나의 ‘머스크 제국’으로 묶일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고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1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포춘에 따르면 쇼트웰 COO는 스페이스X IPO 당일인 전날 CNBC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초대형 합병 가능성을 시사했다.
인터뷰에서 쇼트웰 COO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 결합이 “일론의 삶을 조금 더 쉽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미래 사이에 시너지가 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우리가 미래에 달성하려는 것들 사이에 일종의 융합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당장 합병을 추진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쇼트웰 COO는 “지금은 이곳의 불을 계속 켜두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 운영과 로켓 개발, 위성 인터넷 서비스, 국제우주정거장 임무 등 본업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스페이스X·테슬라, 이미 협력 확대
테슬라와 스페이스X는 공식적으로는 별도 회사지만 이미 여러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두 회사는 머스크가 구상하는 550억달러(약 83조6000억원) 규모 ‘테라팹’ 시설을 공동 운영할 계획이다. 이 시설은 로봇과 우주여행에 필요한 칩을 생산하는 거점으로 알려졌다.
스페이스X는 테슬라 기술에도 상당한 돈을 썼다. 스페이스X는 테슬라 메가팩 전력 저장장치에 5억600만달러(약 7691억원)를 지출했고 스페이스X 시설용 사이버트럭 구매에도 1억300만달러(약 1566억원)를 썼다.
두 회사는 AI와 에너지, 로봇, 우주 인프라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테슬라는 전기차와 로봇, 자율주행, 에너지 저장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스페이스X는 로켓 발사체와 스타링크 위성망,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을 앞세우고 있다.
CNBC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엔지니어를 포함한 일부 자원을 이미 공유하고 있으며 머스크도 두 회사의 결합 가능성을 논의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 회사 결합 전례 많아
머스크가 자신이 이끄는 기업들을 합친 전례도 합병론에 힘을 보탠다.
테슬라는 지난 2016년 머스크의 사촌인 린든 리브와 피터 리브가 운영하던 태양광 기업 솔라시티를 26억달러(약 4조원) 상당의 주식으로 인수했다. 당시 머스크는 솔라시티 지분 22%를 보유하고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었다.
머스크는 소셜미디어 X를 인수한 뒤 이를 AI 기업 xAI와 합쳤다. 포춘에 따르면 이 거래 가치는 500억달러(약 76조원)로 평가됐다. 이후 스페이스X는 올해 2월 xAI와 X를 인수했다.
CNBC는 스페이스X와 xAI 결합 거래가 합병 회사 가치를 1조2500억달러(약 1900조원)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이 거래를 통해 스페이스X는 xAI의 데이터센터, 그록 AI 모델, 챗봇, 이미지 생성기 등을 품게 됐다.
쇼트웰 COO는 특히 AI 분야에서 인수합병(M&A)이 앞으로도 계속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CNBC는 스페이스X가 AI 코딩 스타트업 커서를 600억달러(약 91조2000억원)에 살 수 있는 옵션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월가 “합병 가능성 80∼90%”
월가에서도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결합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이 있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선임 주식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두 회사 합병 가능성을 80∼90%로 추정했다. 시점으로는 2027년 상반기가 거론된다.
아이브스는 이번 주 초 보고서에서 두 회사의 결합이 머스크가 AI 생태계의 더 많은 부분을 통제할 수 있게 하는 ‘성배’ 같은 움직임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테슬라는 이미 xAI를 통해 스페이스X와 자본적으로 연결돼 있다. 포천에 따르면 테슬라는 1월 xAI에 20억달러(약 3조400억원)를 투자했다. 이후 스페이스X가 2월 xAI를 2500억달러(약 380조원) 규모의 전액 주식 거래로 인수하면서 테슬라의 20억달러 지분은 스페이스X 주식 약 1900만주로 전환됐다.
스페이스X는 공모가 135달러(약 20만5000원)에 IPO를 진행한 뒤 첫 거래에서 152달러(약 23만1000원)로 출발했고, 장중 173달러(약 26만3000원)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테슬라가 보유한 스페이스X 지분 가치는 약 32억9000만달러(약 5조원)로 불어났다. 장부상 수익률은 약 64%다.
◇테슬라 투자자도 합병 기대
블룸버그에 따르면 장기 테슬라 투자자인 알렉산드라 머즈 L&F인베스터서비스 CEO가 스페이스X IPO에 일부러 참여하지 않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머즈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곧 합병할 것으로 보고 테슬라 주식을 팔아 스페이스X 공모주를 사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는 블룸버그TV와 가진 인터뷰에서 “내 투자 가설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합병한다는 것”이라면서 “나는 전부 테슬라에 투자한 사람으로서 스페이스X를 사려면 테슬라를 팔아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즈는 수천주 규모의 테슬라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고 X에서 ‘테슬라부머마마’란 계정을 운영하며 약 24만명의 팔로어를 갖고 있다. 그는 이르면 몇 주 안에 합병 발표가 나오고 실제 거래는 2027년 상반기 마무리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칼시 예측시장에서는 2027년 5월 전 테슬라·스페이스X 합병 발표 가능성에 베팅하는 계약 가격이 55% 수준까지 올랐다. 이는 올해 초 26%에서 크게 높아진 것이다.
◇합병 땐 세계 최대급 기업 탄생
스페이스X와 테슬라가 합쳐지면 세계 최대급 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포춘에 따르면 스페이스X 기업가치는 2조3000억달러(약 3496조원)를 넘어서며 시가총액 기준 세계 7위권에 올랐다. CNBC는 스페이스X 시가총액이 개장 직후 2조달러(약 3040조원)를 웃돌며 테슬라를 앞섰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시가총액 약 1조5000억달러(약 2280조원)로 메타와 세계 10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단순 계산상 두 회사가 결합하면 3조달러(약 4560조원)를 훌쩍 넘는 거대 기업이 된다. 포춘은 합병 회사가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세계 4위 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합병이 성사되더라도 풀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CNBC가 인용한 전문가들은 두 회사가 서로 다른 업종에서 활동하는 만큼 대형 규제 장벽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어느 회사가 모회사가 될지, 새 회사 주식 가치를 어떻게 정할지, 주식 교환 비율은 어떻게 산정할지 등 복잡한 지배구조 문제가 남아 있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에서 80%대 의결권을 보유하고 있어 이사회 반발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반면 테슬라 지분율은 약 13%로 낮다. 다만 지난해 11월 주주들이 승인한 대형 보상 패키지에 따라 머스크가 향후 10년 동안 야심 찬 재무·운영 목표를 달성하면 테슬라 지분율은 약 25%까지 높아질 수 있다.
◇테슬라 주주 희석 우려도
다만 합병론이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는 일부 분석가들이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결합이 테슬라 주주에게 약 28% 희석 효과를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고 전했다. 스페이스X 가치가 워낙 커진 만큼 주식 교환 방식에 따라 기존 테슬라 주주의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스페이스X는 로켓 발사와 스타링크, 우주 데이터센터 같은 장기 프로젝트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고 있다. 테슬라가 이미 수익성을 갖춘 기업인 것과 달리, 스페이스X는 고성장·고투자 기업 성격이 강하다. 두 회사를 결합할 경우 투자자들은 성장 기대와 자본 소모 부담을 함께 떠안게 된다.
137벤처스의 크리스천 개럿 매니징파트너는 머스크의 스페이스X 의결권 지배가 장기 경영 안정성을 위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스페이스X가 여러 세대에 걸친 기회를 추구하는 기업인 만큼 안정적인 지배구조가 투자자에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쇼트웰 COO도 머스크의 존재가 스페이스X에 결정적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일론이 없다고 회사가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결코 같은 회사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