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에어쇼 덮은 사상 최대 ‘방산 골드러시’…디일디펜스 ‘미사일 공장’에 2조 6000억 기습 폭주
메르츠 총리 “항공우주는 국가 생존 뼈대” 61兆 기단 신규 배정, ‘AI 자폭 드론’이 독점한 전장
메르츠 총리 “항공우주는 국가 생존 뼈대” 61兆 기단 신규 배정, ‘AI 자폭 드론’이 독점한 전장
이미지 확대보기중동 분쟁과 글로벌 안보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유럽 최대 항공우주 방산 전시회인 ‘2026 ILA 베를린 에어쇼(ILA Berlin)’가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 성과를 쏟아내며 성황리에 폐막했다. 이란 사태발 원유 공급 정체와 항공권 가격 폭등이라는 민간 항공 부문의 악재 속에서도, 올해 독일 국방 예산이 1080억 유로(약 190조 원)라는 사상 유례없는 규모로 폭발하면서 전 세계 방산 기업들이 독일 베를린으로 전격 집결했다.
14일(현지 시각) 독일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이번 에어쇼는 37개국 750개 이상의 방산 중공업체가 참여하고 300개가 넘는 글로벌 정부 외교·국방 대표단이 가동되면서 전시장 전 관이 조기 포화(Fully booked)되는 대기록을 세웠다.
인쇄기 명가까지 방산 진입
독일 항공우주산업협회(BDLI) 회장이자 에어버스 디펜스 앤 스페이스의 최고경영자(CEO)인 미하엘 쇠른(Michael Schöllhorn)은 개막식에서 “올해 ILA는 모든 기록을 갈아치운 역사적인 이정표”라고 공식 선언했다. 이 같은 방산 활황의 중심에는 올해 1080억 유로로 증액된 독일의 초대형 국방 예산이 자리 잡고 있다.
자국 해군 및 나토(NATO) 우방국들의 러브콜을 한몸에 받고 있는 디일 디펜스(Diehl Defense) 역시 가공할 성장세를 입증했다. 디일 디펜스는 단거리 적외선 유도 미사일 ‘IRIS-T’의 차세대 개량형 모델을 전면에 내세웠다. 하랄트 부셰크(Harald Buscheck) 최고프로그램책임자(CPO)는 “향후 수년 치의 주문 물량이 이미 가득 찼다”며 “생산 인프라와 신규 공장 증설에만 총 15억 유로(약 2조 6000억 원)를 즉각 투입할 것”이라고 확약했다. 그는 특히 이란 분쟁 사태 이후 기존 10개 협력국 외에 복수의 신규 국가들로부터 방공망 도입 제안과 회담 요청이 폭주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전장 지배하는 ‘드론 케이지’와 AI 자폭 무기체계
올해 ILA 베를린 에어쇼의 전술적 핵심 노드는 단연 인공지능(AI)과 무인 체계(UAV)의 결합이다. 전시장에 마련된 그물망 형태의 특수 ‘드론 케이지’에서는 독일 연방군(Bundeswehr) 장병이 초소형 나노 정찰 드론인 ‘블랙 호넷 4(Black Hornet 4)’의 전술 가동률을 시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육안으로 식별이 불가능한 크기의 이 드론은 열화상 센서와 고해상도 이미지 데이터 링크를 통해 조종사 목에 거는 소형 박스 안으로 완벽히 통제된다.
독일과 우크라이나의 합작 벤처인 ‘퀀텀 프론트라인 인더스트리(QFI)’가 선보인 대형 자폭 드론은 이미 전선 투입 준비를 마쳤다. 작전 반경 20km, 최대 4kg의 고폭탄을 탑재하고 비행하는 이 드론은 현장에서 실제 폭발물을 투하하는 매커니즘을 시각적으로 증명했다. 뮌헨에 본사를 둔 퀀텀 시스템즈는 우크라이나군의 핵심 공중 자산 뼈대를 지원해 온 거두다.
아울러 독일에 기반을 둔 인공지능 스타트업 헬싱(Helsing)과 스타크 디펜스(Stark Defense) 역시 독일 연방군으로부터 메머드급 수주를 확정 지은 일회용 자폭 드론(배회형 무기체계·Loitering munition)과 완전 자율 무인 시스템을 전격 공개하며 차세대 네트워크 중심전의 주도권을 과시했다.
메르츠 총리의 ‘뉴 에비에이션’ 선언
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 독일 총리는 개막 연설에서 “항공우주 산업은 국가 생존을 위한 핵심 전략 분야(Key strategic sector)”라며 군사 항공 부문을 사상 최초로 통합 편입시킨 독일 연방정부의 새로운 ‘항공 안보 전략(Aviation Strategy)’을 발표했다. 독일 정부는 향후 수년간 방산 목적으로만 350억 유로(약 61조 원)의 자금을 추가 배정했으며, 이번 달 말 민간 우주 스타트업 이사르 에어로스페이스(ISAR Aerospace)의 독자 로켓 발사 가동률 검증이 임박했음을 시인했다.
메르츠 총리는 2050년까지 전 세계 항공 수요가 2배 이상 폭증하며 4만 대 이상의 신형 민항기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유럽 에어버스(Airbus)의 차세대 중·단거리 여객기 프로그램 관리 본부와 핵심 생산 라인을 반드시 독일 함부르크로 다시 유치해 오겠다고 공언하며 독일 우선주의 기조를 역설했다.
그러나 환경 단체들은 이번 정부의 안보 항공 전략이 오직 경제적 가동률과 군사력 증강에만 함몰되어 있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에어버스 최고재무책임자(CFO) 토마스 퇴퍼(Thomas Toepfer) 역시 전시장에서 친환경 수소 항공기 아키텍처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현재 전 세계 어떤 활주로와 공항에도 그린 수소 연료를 공급할 인프라와 컴플라이언스가 구축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하며, 기후 중립 항공기의 실전 인도는 아무리 빨라도 2030년대 중후반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