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유로사토리 2026’서 전격 발표…기존 L52 대비 사거리 30%, 포구 속도 16% 향상
활공탄 연동 시 최대 83km 타격…올해 첫 실사격 거쳐 2027년 인증 목표
활공탄 연동 시 최대 83km 타격…올해 첫 실사격 거쳐 2027년 인증 목표
이미지 확대보기독일 최대 방위산업체인 라인메탈(Rheinmetall)이 기존 서방 자주포의 표준 무장인 52구경장(L52) 포신을 압도하는 차세대 60구경장 ‘155mm L60 무장 시스템’을 전격 공개했다. 이번 신형 포신은 서방 자주포의 사거리를 기존보다 최대 30% 이상 끌어올릴 수 있는 핵심 장비다. 전장을 장악한 자폭 드론의 타격 사정권 밖으로 포병 진지를 안전하게 물려 전개하면서도, 전방에 대한 종심 타격 능력은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개발됐다.
16일(현지 시각) 독일 안보 전문 매체 ‘하르트푼크트(hartpunkt)’ 보도와 라인메탈의 유로사토리(Eurosatory 2026) 현지 발표에 따르면, 라인메탈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방산전시회에서 수년간 극비리에 개발해 온 L60 무장 시스템의 실물을 최초로 공개하고 구체적인 성능 지표를 제시했다.
29리터 대형 약실과 9.3미터 포신의 결합
라인메탈이 공개한 L60 무장 시스템은 전체 포신 길이 9300mm(9.3m)에 무게는 2.5t을 상회하는 대형 장비다. 라인메탈 엔지니어들은 사거리 연장을 달성하기 위해 포신 길이를 대폭 늘리는 것은 물론, 장약이 들어가는 약실(Ladungsraum) 용량을 29리터 규격으로 전격 확장하는 설계를 도입했다.
포구 속도 역시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라인메탈은 지난해 기술 시험 과정에서 포구 속도 초속 1100m 이상을 달성했다. 이는 기존 L52 포신의 최고 사양 장약 기준 속도 대비 약 9%, 일반 장약 기준으로는 16% 이상 향상된 수치다. 이미 지난해 완료된 최대 압력 테스트에서 600MPa(메가파스칼) 이상의 한계 압력을 성공적으로 견뎌내며 약실 구조의 신뢰성도 입증했다.
‘러시아군 대항마’에서 ‘자폭 드론 회피’로
라인메탈이 이 포신을 최초로 고안한 것은 지난 2019년 독일 육군 후원회 심포지엄 당시였다. 개발 초기 목적은 러시아 육군이 보유한 장사정 포병 시스템과 동등한 사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세력 균형 차원이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현대 포병의 생존 조건은 완전히 재정의됐다. 우크라이나 전장은 서방의 기존 L52 자주포가 러시아 포병보다 사거리와 정밀도 면에서 우위에 있음을 보여줬지만, 동시에 FPV(1인칭 시점) 자폭 드론 및 배회형 유도탄이라는 새로운 위협을 노출했다.
현재 적의 최첨단 FPV 드론들은 최전선 후방 20~40km까지 날아가 자주포를 상시 위협하고 있다. 따라서 자주포가 드론의 포획 사정권에서 벗어나 생존율을 확보하려면 사격 진지 자체를 아예 전선 후방 깊숙이 이동시켜야만 한다. 라인메탈의 L60 포신은 자주포를 후방으로 멀리 물리면서도, 확장된 사거리를 이용해 최전방 지역에 정밀 화력을 오차 없이 지원할 수 있는 핵심 대안으로 낙점된 셈이다.
K9·PzH2000 등 기존 자주포에도 장착 가능
라인메탈 관계자는 “L60 무장 시스템에 대한 핵심 엔지니어링 검증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오는 2027년부터 공식적인 군 조달 양산 인증 획득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라인메탈은 올해 내로 L60 포신을 실제 장착한 시제품을 활용해 첫 번째 실사격 시연을 펼칠 예정이다. 사거리가 비약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탄두 격발 시 발생하는 치명적인 고고도 비행 환경을 견뎌낼 수 있는 차세대 신형 신관 개발도 함께 병행하고 있다.
특히 군 당국의 도입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형 L60 포신은 기존 L52 포신을 생산하던 독일 현지 공장의 생산 라인을 그대로 활용해 제작된다. 포신의 수명 주기 역시 기존 표준과 동일한 수준을 보장한다. 향후 인증이 완료되면 새로 건조되는 차륜형 자주포는 물론, 한국의 K9이나 독일의 PzH2000 등 이미 야전에 배치되어 운용 중인 기존 궤도형 자주포에도 포신 교체 방식을 통한 성능 개량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글로벌 방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