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빅테크 FCF 닷컴버블 이후 최악"…할인율 1%p 상승 시 미래 가치 두 자릿수 급락 압박
닷컴과 다른 '디맨드 풀' 선투자…이자보상배율·EBITDA 대비 순부채 검증에 서학개미 생존 달렸다
닷컴과 다른 '디맨드 풀' 선투자…이자보상배율·EBITDA 대비 순부채 검증에 서학개미 생존 달렸다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인공지능(AI) 시장을 주도하는 거대 기술기업(빅테크)들이 자체 현금 보유고에 의존하던 자금 조달 방식에서 벗어나 채권 시장에서 레버리지(부채)를 혼합하는 구조적 전환을 맞이하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는 국면에서 부채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자본 비용 부담이 커졌고, 이는 먼 미래의 현금흐름을 할인하는 기술주 특성상 금리 변동성에 대한 민감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제 기술주 투자는 단순한 실적 전망을 넘어 채권 금리와 재무 구조를 함께 봐야 하는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
미국 경제매체 24/7월스트리트(24/7 Wall St.)는 지난 22일(현지시각)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올해 AI 기반 시설 구축에 총 7500억 달러(약 1151조 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며, 재원의 상당 부분을 회사채 발행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 자산 총액 대비 부채가 거의 없던 이들이 장기 회사채를 적극적으로 섞기 시작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과 채권 금리 움직임에 직접적인 사정권에 놓이게 됐다.
재무 건전성은 유지…'현금 중심'에서 '레버리지 혼합'으로
다만 이를 단순한 '빚더미 위험'으로 해석하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 자금 조달 구조가 바뀌었을 뿐, 핵심 기업들의 재무 체력은 여전히 견고하기 때문이다.
알파벳(구글 모기업)의 경우 지난해 말 109억 달러이던 장기 부채가 올해 1분기 기준 465억 달러(약 71조 3600억 원)로 늘었으나, 이들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과 총자산 규모를 고려하면 여전히 '순현금(Net Cash)' 상태에 가깝다.
메타플랫폼(이하 메타) 역시 설비투자 지침을 최고 1450억 달러(약 222조 5400억 원)로 높이고 300억 달러(약 46조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섰지만, 높은 이자보상배율(Interest Coverage Ratio) 덕분에 채무 불이행 위험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AI 반도체 공급을 독점하는 엔비디아는 1190억 달러(약 182조 6400억 원)에 달하는 공급 계약 잔액을 확보해 사실상 무차입에 가까운 현금 창출력을 과시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무조건적인 부채 공포보다는 기업별 순부채와 현금흐름의 질을 뜯어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디맨드 풀' 투자와 듀레이션 타격…밸류에이션 공식의 변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빅테크의 설비투자 차감 후 자유현금흐름은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마존은 지난해 설비투자액(1318억 달러, 약 202조 3390억 원)이 영업현금흐름의 94%를 차지했고, 알파벳은 1분기 설비투자가 두 배 늘어나는 동안 자유현금흐름이 46.6% 급감했다.
그러나 이는 과거 닷컴 시절의 막연한 거품 투자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은 이미 수요가 확인된 상태에서 공급을 앞당기는 '디맨드 풀(demand-pull)' 형태의 선투자형 인프라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질적 우수성과 별개로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4.5% 안팎에 머물며 장기 자본비용(WACC)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기술주의 가치는 미래 현금흐름을 금리 기반의 할인율로 나누어 현재 가치를 도출하는 자산가치 측정 공식의 지배를 받는다.
이 때문에 현금 창출 시점이 먼 미래에 집중된 기업일수록 금리 상승에 따른 '듀레이션(투자자금 회수기간) 타격'을 크게 받는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할인율이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장기 성장주의 내재가치는 통상 두 자릿수 이상 하락 압력을 받는 것으로 추산한다.
한편 미국 10년물과 2년물 국채 간 금리 차이가 지난 2월 0.74%포인트에서 최근 0.29%포인트까지 축소된 것은 경기 둔화 우려와 장기 잠재 성장률 하향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서학개미를 위한 빅테크 '3대 선별 프레임'과 대응 전략
확대된 금리 변동성 국면에서 서학개미들이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기 위해서는 빅테크 기업들을 다음의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대응해야 한다.
첫째, 수익 회수형(Defensive AI)이다., 금리 상승기 비중 유지 및 확대로 대응해야 한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일부가 해당한다. 강력한 선주문 잔고와 가격 결정력을 바탕으로 높은 투하자본수익률(ROIC)을 증명하는 기업들이다. 금리 상승기에도 가장 방어력이 높다.
둘째, 투자 선행형(Risk Zone)이다. 금리 상승기 비중 축소로 대응해야 한다. 메타와 아마존 일부다. 설비투자 규모가 자유현금흐름을 압도하지만, 본업 외에 AI 자체의 직접적인 수익화 경로가 아직 불확실해 금리 상승 시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셋째, 전환기 기업(Transition Space)이다. 금리 방향성 따른 트레이딩으로 대응해야 한다. 알파벳과 오라클이 대표적이다. 대규모 인프라 지출이 수반되나, 클라우드 부문에서 가시적인 백로그(알파벳 클라우드 잔고 4600억 달러, 약 706조 2800억 원 이상)를 증명하며 수익 전환을 시도 중인 기업들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향후 분기 실적 발표에서 단순히 주당순이익(EPS)만 볼 것이 아니라, EBITDA 대비 순부채(Net Debt/EBITDA) 비율과 이자보상배율을 필히 검증해야 한다. 부채가 이익 체력을 갉아먹지 않는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투자 비용을 가시적인 매출로 빠르게 전환하는 기업만이 고금리 장기화라는 험로를 통과할 승자가 될 것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