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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남미 우파 도미노 10개국…브라질 투자 지금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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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남미 우파 도미노 10개국…브라질 투자 지금 괜찮나

트럼프 '미주의 방패' 출범…친미 우파 벨트 남미 장악
PCC·CV 테러단체 지정으로 브라질 기업·자산 美 제재망 확산 우려
트럼프 주도의 남미 우파 정권 확산으로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정권이 고립 위기에 처했음을 보여준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 주도의 남미 우파 정권 확산으로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정권이 고립 위기에 처했음을 보여준다. 이미지=제미나이3


남미 대륙의 정치 지형도가 불과 2년 만에 좌에서 우로 전면 교체되면서,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대륙 차원의 고립 압박에 직면했다.

페루와 콜롬비아의 연쇄 우파 정권 탄생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반(反)마약 안보 연대가 브라질을 둘러싸며 조여드는 형국이다. 브라질 일간지 가제타 두 포부(Gazeta do Povo)는 23일(현지시각) 이 같은 지역 정치 재편의 실상을 상세히 보도했다.

남미 블루타이드, 페루·콜롬비아까지 번지다


콜롬비아에서는 지난 21일(현지시각) 치러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강경 우파 성향의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 '조국의 수호자들' 후보가 49.66%를 득표해 48.70%를 얻은 좌파 연합 '역사적 동맹'의 이반 세페다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4년 만의 정권 교체다.

페루에서도 6월 7일 결선투표에서 우파 성향의 게이코 후지모리 '민중의힘' 후보가 50.101%를 득표해 로베르토 산체스(49.899%) 후보에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칠레, 볼리비아, 온두라스, 코스타리카에 이어 콜롬비아까지 중남미 대륙에 불고 있는 '블루타이드(보수 세력 집권 물결)'의 흐름이 한층 더 거세졌다.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에콰도르, 칠레, 볼리비아,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페루, 콜롬비아 등이 모두 우파 또는 중도우파 정권 아래 들어간 셈이다.

AP통신은 "라틴아메리카 전역의 유권자들은 청년층 기회 부족과 부패 등 분쟁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려 했던 진보 지도자들을 점점 더 외면하고 있다"며 "대신 강경한 안보 대책을 약속하는 후보들에게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미주의 방패'…브라질 범죄조직을 정조준하다


남미 우경화 물결과 맞물려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남미 안보 공세가 브라질 룰라 정권에 직격탄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도랄 리조트에서 중남미 국가 정상들이 참여한 가운데 '미주의 방패'(Shield of the Americas) 행사를 열고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칠레, 에콰도르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대(對)카르텔 연합 포고문에 서명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 자리에서 "안보 없이는 경제적 진전을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보다 앞서 루비오 장관은 브라질 최대 범죄조직인 코만두 베르멜류(CV)와 프리메이루 코만두 다 카피탈(PCC)을 외국 테러단체로 지정하겠다는 방침을 공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들 조직이 마약 밀매뿐 아니라 갈취와 자금세탁 등 각종 범죄를 통해 브라질 사회와 경제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룰라 대통령은 즉각 반발했다. 룰라 대통령은 공개 연설에서 "미국이 우리를 아이 취급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바나나 공화국'처럼 취급당하는 것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발의 효과는 제한적이다. 이번 테러단체 지정으로 두 조직의 영향권에 있는 브라질의 일부 농업, 에너지, 광업, 통신 기업도 미국의 감시 아래 놓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브라질 국내 정치도 작용했다. 차기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인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장남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두 조직의 테러단체 지정을 촉구했고, 이에 룰라 대통령은 "조국을 배신하고 미국에 가서 브라질에 대한 개입을 요청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대선 앞둔 룰라, 국내외 협공에 직면


아르헨티나·칠레·파라과이·볼리비아 등은 '미주의 방패' 틀 안에서 미국과 협력 관계를 맺으며, 기존 남미 협력 틀인 남미국가연합(UNASUR)과 라틴아메리카·카리브국가공동체(CELAC)를 중심으로 형성됐던 협력 원칙들은 사실상 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서의 마두로 정권 제거에 이어 쿠바도 '막다른 골목에 놓여 있다'며 협상 의지를 밝혔다. 좌파 진영의 마지막 보루인 쿠바마저 흔들릴 경우 룰라 정권이 받을 상징적 타격은 작지 않다는 분석이 남미 정치권 안팎에서 나온다.

오는 10월로 예정된 브라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룰라 대통령은 경제 불안과 치안 문제에다 대외 고립이라는 삼중 부담을 떠안게 됐다.

브라질 정치권에서는 PCC·CV 테러단체 지정이 국내 반정부 진영에 선거전 공격 소재를 안겨줬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진영이 미국의 조치를 '치안 실패의 증거'로 내세울 경우 룰라 지지율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남미를 뒤덮은 블루타이드와 트럼프발 안보 연대가 맞물리면서, 브라질 2026년 대선은 남미 좌파 진영의 마지막 수성전 성격을 띠게 됐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