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스웨덴 공식 통계 "전기차 비중 28%인데 화재 점유율은 7%"
불탄 BMW 배터리도 멀쩡…알루미늄 절연 구조가 화염 차단
불탄 BMW 배터리도 멀쩡…알루미늄 절연 구조가 화염 차단
이미지 확대보기독일 아우크스부르크의 한 견인업체 대표가 불에 탄 전기차 BMW 배터리를 직접 해체하며 "전기차 화재 위험은 과장됐다"고 밝힌 가운데, 유럽과 북미의 최신 통계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어 주목된다.
독일 일간지 아우크스부르거 알게마이네(Augsburger Allgemeine)가 지난 22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을 포함해, 글로벌 전기차 화재 데이터를 종합하면 전기차의 화재 발생률은 내연기관차보다 통계적으로 월등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불 속에서도 살아남은 800kg 배터리
아우크스부르크 소재 자동차·견인 전문업체 '아우토 라이히하르트(Auto Reichhardt)'의 대표 슈테판 라이히하르트(Stefan Reichhardt)는 최근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 BMW를 입고 받아 배터리를 직접 해체했다. 무게 800㎏에 이르는 이 고전압 배터리는 8개 저장 셀이 알루미늄 절연재로 감싸진 구조였다.
그는 "사고 전기차를 다루면서 처음에는 나도 긴장했지만, 지금은 차분하게 대응한다"며 "전기차 화재를 둘러싼 과잉 공포는 가라앉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르웨이·스웨덴 통계, '전기차 화재 공포' 정면 반박
유럽 각국의 공식 통계는 이 같은 현장 경험을 수치로 뒷받침한다. 전기차 보급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노르웨이에서는 지난해 상반기에 기록된 403건의 차량 화재 가운데 전기차(순수전기차 기준) 화재는 30건에 그쳤다.
전체 화재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7.4%로, 전체 등록 차량 가운데 전기차 비중인 28.3%를 크게 밑돈다. 차량 1000대당 화재 발생률로 환산하면 내연기관차는 0.195건인 데 반해 전기차는 0.034건으로, 내연기관차가 약 6배 높다.
스웨덴에서도 유사한 결론이 나온다. 스웨덴 연구에 따르면 전기차 61만 1000대 가운데 화재가 발생한 차량은 23대로 발생률이 약 0.004%인 반면, 내연기관차 440만 대에서는 약 3400건의 화재가 발생해 0.08%를 기록했다. 전기차의 화재 발생률이 내연기관차의 20분의 1 수준이라는 의미다.
글로벌 전기차 화재 전문 조사기관 EV파이어세이프(EV FireSafe)가 집계한 자료에서도 전기차의 화재율은 판매 10만 대당 25건으로 약 0.025%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내연기관차 발생률과 비교하면 최대 60배 낮은 수준이다.
소방 대응 시간 차이, 더 위험해서가 아니라 '추가 절차' 때문
전기차 화재는 진압하기 어렵다는 인식도 수치로 따지면 달리 읽힌다. 노르웨이에서 전기차 화재 대응 시간은 2016∼2019년 30분∼1시간 수준이었다가 2020년 이후 약 1시간으로 안정됐다.
내연기관차 화재 대응 시간이 30∼40분인 것과 비교하면 길지만, 이는 전기차 화재가 더 격렬해서가 아니라 배터리 냉각과 재발화 감시 등 예방적 추가 절차를 이행하기 때문이라고 노르웨이 당국은 설명한다.
미국 UL 연구소 산하 화재안전연구소(FSRI)는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가 기존 내연기관차 화재보다 더 고온·장시간 지속되고 일반적인 진화 전술에 덜 반응하는 특성이 있어, 소방 전략이 즉각 진화보다는 '봉쇄'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밝혔다.
열화상 카메라로 내부 온도를 감시하거나, 차량을 물탱크에 담가 냉각하는 방식이 현장에서 확산되고 있다. I
한국, 무상 안전점검 대상 확대…34개 제작사 참여
국내에서도 전기차 화재 예방을 위한 대응이 강화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부터 전기차 무상 안전점검 대상을 전기버스와 전기 이륜차까지 넓히고, 전기 승용차 15개사를 포함한 총 34개 제작사가 참여한다고 밝혔다.
점검 항목은 배터리와 냉각 시스템, 각종 전기장치를 포함하며,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리콜 여부 확인도 무료로 제공된다.
정부는 올해 3월부터 충전·주차 중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제3자 손해가 기존 보험 한도를 넘을 경우 사고당 최대 100억 원을 보상하는 '전기차 화재 안심 보험' 제도시행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화재 발생률 자체보다 화재 발생 시 진압 방법과 대응 역량을 높이는 데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전기차 보급이 가속화될수록, 통계에 근거한 냉정한 위험 평가가 과잉 공포를 대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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