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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안츠 CIO “스페이스X 채권 흥행은 거품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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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안츠 CIO “스페이스X 채권 흥행은 거품 신호”

IPO 직후 250억달러로 발행 확대…“주식 투자자는 화성, 채권 투자자는 이자 본다”
루도비크 수브란 알리안츠 CIO. 사진=링크드인이미지 확대보기
루도비크 수브란 알리안츠 CIO. 사진=링크드인

스페이스X의 대규모 채권 발행 흥행을 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거품 영역에 들어섰다는 경고가 나왔다.

스페이스X가 사상 최대급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직후 회사채 시장에서도 강한 투자자 수요를 끌어내자 금융시장이 기술주와 신용시장을 중심으로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독일 보험그룹 알리안츠의 루도비크 수브란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스페이스X의 채권 발행을 시장 과열의 대표 사례로 거론했다고 25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알리안츠는 8000억유로(약 1401조6000억원)의 자산을 운용한다.

수브란 CIO는 전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FT 글로벌 보험 서밋에서 스페이스X가 860억달러(약 132조6000억원) 규모 IPO 직후 다시 부채 조달에 나선 것을 두고 시장이 “건강한 호황”과 “늘어난 호황”을 지나 “거품 영역”으로 들어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진단했다.

그는 스페이스X의 주식 투자자와 채권 투자자가 회사를 보는 방식은 다르다고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수브란 CIO는 “주식 투자자는 화성까지 데려갈 수 있지만 채권 투자자는 ‘내 이자는 어디 있느냐’고 묻는다”고 말했다. 성장성과 기대를 중시하는 주식시장과 달리 채권시장은 이자 지급 능력과 현금흐름을 더 엄격하게 따진다는 뜻이다.

◇ 강한 수요에 200억달러서 250억달러로 확대


스페이스X는 이번 채권 발행에서 강한 투자자 수요를 확인했다. 이에 따라 발행 규모는 당초 200억달러(약 30조8000억원)에서 250억달러(약 38조6000억원)로 확대됐다.

다만 수요가 몰렸음에도 스페이스X는 비슷한 신용등급의 다른 기업보다 더 높은 차입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채권 투자자들이 스페이스X의 성장성을 인정하면서도 대규모 투자와 손실 가능성에 대해서는 더 높은 보상을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페이스X IPO는 최근 미국 기술주 랠리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꼽힌다. 이란 전쟁 충격에도 월가가 AI와 우주개발, 고성장 기술기업에 대한 기대를 앞세워 미국 증시를 사상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가운데 스페이스X도 상장 직후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주가는 최근 조정을 받았다. 스페이스X 주가는 지난주 225달러(약 34만7000원)를 웃돈 뒤 24일 154달러(약 23만7000원)로 내려왔다. 상장 초기의 급등세가 꺾이면서 과열 논란도 함께 커졌다.

◇ 회사채 시장도 위험자산 랠리에 동참


회사채 시장도 주식시장과 함께 달아올랐다. 탄탄한 미국 경제와 위험자산 선호가 맞물리면서 우량 회사채의 신용 스프레드는 수십 년 만의 저점에 가까워졌다. 현재 높은 신용등급의 미국 기업들은 미 국채 금리보다 0.8%포인트도 채 높지 않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

스프레드 축소는 기업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 비용이 낮아졌다는 뜻이다. 그러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위험에 비해 받는 보상이 줄어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대형 기업들이 주식과 채권을 동시에 대규모로 발행하는 흐름은 시장 정점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최근 대규모 주식 발행도 경계하고 있다. 스페이스X 상장에 이어 앤스로픽과 오픈AI의 상장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미국 주식시장이 새 물량을 얼마나 소화할 수 있을지가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20년 동안 미국 증시는 자사주 매입과 비상장화 거래로 주식 순공급이 줄어드는 흐름을 보여왔지만 최근에는 신규 발행 물량이 다시 늘어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 금리 부담에 성장주 낙관론 시험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전망도 고성장 기업에는 부담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예상보다 높은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에 대한 베팅이 늘고 있다. 금리가 높아지면 미래 수익 기대에 크게 의존하는 성장주의 현재 가치가 낮아질 수 있다.

스페이스X처럼 장기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기업에는 채권시장 비용도 중요하다. 주식시장이 미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더라도 채권시장은 이자 지급과 부채 부담을 기준으로 회사를 평가한다. 이번 거래가 강한 수요 속에서도 더 높은 차입 비용을 요구받은 배경이다.

스페이스X의 채권 흥행은 아직 시장의 위험 선호가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주식과 회사채 시장이 고성장 기업에 지나치게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키우고 있다.

이번 논란은 스페이스X 한 기업의 자금 조달을 넘어 AI와 우주개발을 앞세운 성장주 랠리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