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중국 전기 트럭, 2030년 점유율 40% 목표… BYD·사니 글로벌 물류 장악 나선다

글로벌이코노믹

중국 전기 트럭, 2030년 점유율 40% 목표… BYD·사니 글로벌 물류 장악 나선다

2025년 글로벌 전기 트럭 판매 90% 중국산… 이란전쟁 특수로 수출 급가속
디젤 대비 초기 비용 2~3배 부담… 유가 향방이 해외 확산 속도 가른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오는 2030년까지 신에너지 대형 트럭 판매 비중을 4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교통운수부는 오는 2030년까지 신에너지 대형 트럭 판매 비중을 4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중국이 10여 년 전 전기 승용차 시장에서 구사한 '목표 설정→내수 장악→글로벌 수출' 공식을 이번에는 대형 화물 트럭 시장에서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다.

더스트리트(TheStreet)가 지난 24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 교통운수부는 지난 13일 오는 2030년까지 신에너지 대형 트럭 판매 비중을 40%로 끌어올리고, 신에너지 대형 트럭 누적 보유 대수를 160만 대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담은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10년 전 전기 승용차 시장에서 서방이 무심코 흘려보낸 바로 그 패턴이 화물 운송 분야에서 다시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패권 장악 공식, 트럭에서 재가동

중국 정부가 2010년대 초 신에너지차 판매 비중 20% 목표를 제시했을 때 미국 자동차 업계 반응은 대체로 냉소적이었다. 그러나 중국은 그 목표를 수년 앞당겨 초과 달성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글로벌 전기 트럭 판매량은 전년 대비 두 배로 늘어난 40만 대를 웃돌았고, 이 가운데 중국산이 90% 이상을 차지했다.

같은 해 중국 내 신에너지 대형 트럭 판매는 23만 1100대로 전년보다 182% 급증했으며 침투율은 약 29%에 달했다. 네 대 중 한 대꼴로 이미 전기 트럭이 팔리는 셈이다.

볼보트럭 최고경영자 마틴 룬드스테트는 중국 업체들을 두고 "빠르고 혁신적이며 실행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고, 스카니아 최고경영자 크리스티안 레빈은 "중국 기업들이 혁신을 실제 생산으로 빠르게 연결하는 방식에서 배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럽 경쟁사들이 이미 경쟁 심화를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수준에 이른 것이다.

중국 교통운수부 계획에는 베이징·톈진·허베이 등 핵심 지역의 단거리 고정 노선에서 전동화 비율을 80% 이상으로 높이고, 무탄소 화물 노선을 3만km까지 구축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란전쟁 특수가 수출을 앞당기다


이 흐름에 예상치 못한 촉진제가 됐다. 이란전쟁 이후 국제 해운비와 유가가 동반 급등하자, 해외 운송업체들이 전기 트럭 도입 시간표를 대폭 앞당겼다.

중국 건설·중장비 업체 사니(Sany)의 마이클 유(Michael Yue) 임원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분쟁 이전만 해도 해외 운송업체들이 전기 트럭을 도입하는 데 3~5년은 걸릴 것으로 봤지만, 디젤 가격이 급등하자 한 해외 바이어가 이달 말까지 전기 트럭 약 880대를 선적해달라고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고유가 환경에서는 초기 구입비가 비싸더라도 연료비와 유지·보수비 절감 효과가 당장 이번 분기 수익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사니는 굴착기와 건설기계를 주력으로 5년 전 전기 트럭 시장에 진입했고, 현재는 중국에서 디젤 트럭 판매를 전면 중단한 상태다. 이번 880대 선적은 중국 단일 업체로서 역대 최대 규모의 전기 트럭 수출 물량으로 전해진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레이팅스(Fitch Ratings)의 이사 징 양(Jing Yang)은 CNBC를 통해 "전기 트럭 부문은 2025년과 2026년 1~4월 동안 빠르게 성장했고, 이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장벽과 수출 지표, 두 가지 변수


다만 장벽도 뚜렷하다. IEA에 따르면 중국 밖에서 전기 트럭의 초기 구입가는 디젤 트럭보다 여전히 2~3배 높다. 연료비와 유지·보수비 절감 효과가 실현되기까지는 수년의 운영 기간이 필요하다. 유가가 다시 안정되면 해외 운송 업체들의 도입 속도가 다시 더뎌질 수 있다.

유럽에서도 중국 전기 트럭의 평균 가격은 5억 5000만 원(31만 유로) 안팎인 현지 대형 전기 트럭보다 최대 30% 낮은 수준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은 확보되어 있지만, 정비 네트워크와 부품 공급망, 보증 체계가 실제 현지 도입을 좌우할 추가 변수로 꼽힌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주시해야 할 핵심 지표로 수출 물량의 증가세를 꼽는다. 현재 중국 전기 트럭은 대부분 내수 시장에서 소화되고 있으며, 해외 출하량이 본격적으로 증가하는 시점이 오면 글로벌 화물 운송비 구조가 빠르게 재편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 트럭이 전 세계 운송 단가를 낮추는 역할을 하게 되면 물가와 금리 경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투자자들도 이 지표를 주목해야 한다는 견해가 증권가 안팎에서 나온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