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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유럽서 만든다…SAIC 3513억 스페인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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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유럽서 만든다…SAIC 3513억 스페인 베팅

EU 관세 45% 정면 돌파…'유럽산 MG' 年 12만 대 쏟아낸다
현대·기아 텃밭서 중국차 가격전쟁 2라운드 온다
SAIC모터는 스페인 갈리시아에 EU 현지 공장을 건설하여 고율의 관세를 정면 돌파할 계획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SAIC모터는 스페인 갈리시아에 EU 현지 공장을 건설하여 고율의 관세를 정면 돌파할 계획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중국 최대 완성차 그룹 SAIC모터가 스페인 갈리시아주 페롤 외항(外港)에 유럽연합(EU) 내 첫 번째 전기차·하이브리드차 조립 공장을 짓는다.

스페인 일간 라 보스 데 갈리시아(La Voz de Galicia)의 지난 27일(현지시각) 보도에 의하면, 2028년 가동을 목표로 총 2억 유로(약 3513억원)를 1차 투자하고, 연간 12만 대 생산 체제를 갖추는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공장 건립을 넘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EU 수입 관세 장벽을 현지 생산으로 우회하려는 전략의 핵심 거점이 될 전망이다.

옛 석탄 야적장 위에 세워질 '녹색 공장'


SAIC모터가 갈리시아 산업총국(Secretaría Xeral de Industria)에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EIA)에 따르면, 공장 부지 면적은 42만 6000㎡로 페롤 외항 프리오리뇨 항의 전체 분양 가능 면적 62만 6625㎡ 가운데 68%를 차지한다.

부지 상당 부분은 엔데사(Endesa)가 아스 폰테스(As Pontes) 석탄 화력발전소(현재 복합화력만 운영)에 공급하던 고체연료 야적 터미널 용지로, 탄소 연료의 상징이던 공간이 전기차 생산 거점으로 탈바꿈하는 셈이다.

핵심 건물은 완성 부품의 반입·보관·조립·출고 전 과정을 담당하는 일반조립동(General Assembly Shop)으로, 건축 연면적 7만 7124㎡ 가운데 6만 9146㎡를 차지한다.

나머지 공간은 본사 사무동과 폐기물 창고로 구성되며, 야외 완성차 보관 창고와 시험 주행 코스도 별도로 조성된다. 2단계 확장까지 완료되면 총 건축 면적은 10만500㎡를 웃돌게 된다.

고용 측면에서는 생산 공정 담당 540명, 물류 운영 460명 등 총 1000명의 직접 고용이 예정됐다. 갈리시아 주정부에 따르면 직·간접 고용을 합산하면 23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로봇이 대시보드 조립, 태양광이 전력 충당


이 공장의 또 다른 특징은 자동화와 신재생에너지의 결합이다. SAIC모터는 빈 차체에 대시보드·계기판을 장착하고, 앞·뒤 유리를 특수 접착제로 부착하는 공정에 로봇을 투입한다.
회사 측은 EIA 문서에서 "산업 자동화가 진전될수록 생산성이 높아지고 공정 오류가 줄어든다"고 밝혔다.

에너지 자립 측면에서는 공장 건물 옥상에 약 0.8㎿ 규모의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는 데 670만 유로(약 117억 6533만원)를 투자하고, 연간 전력 소비량 1만 6921㎿h(메가와트시)의 일부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할 계획이다.

전기차 생산 공장 자체가 재생에너지를 쓴다는 점에서 유럽 시장에 대한 '친환경 이미지' 구축 효과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1단계에서는 차체 프레스·도장·용접 공정은 중국 본사에서 처리한 상태로 반제품을 들여와 페롤에서 최종 조립만 진행한다. 다만 회사는 향후 프레스·차체·도장 공정까지 현지화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뒀다.

EU 관세 45.3% 벽, 현지 생산으로 넘는다


이번 투자의 배경에는 EU의 중국산 전기차 추가 관세가 자리한다. EU는 중국 전기차에 기본 관세 10%에 더해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SAIC는 그 가운데 가장 높은 35.3%포인트의 추가 관세를 적용받아 사실상 45.3%의 세율을 감당해야 한다. EU 역내에서 생산하면 이 관세 부담이 사라져 가격경쟁력을 대폭 회복할 수 있다.

갈리시아 주정부는 이 프로젝트에 '전략적 산업 프로젝트(PIE)' 지위를 부여해 인허가 절차를 절반으로 단축할 방침이며, 착공은 2027년, 가동은 2028년을 목표로 한다. 다만 스페인 중앙정부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승인이 아직 남아 있어 일정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스페인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유럽 생산 거점으로 부상하는 흐름도 뚜렷하다. 체리(Chery)는 스페인 파트너 에브로(EBRO)와 손잡고 바르셀로나 옛 닛산 공장을 활용해 이르면 올해 말부터 생산에 착수, 2029년까지 연 15만 대 규모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되던 관세가 유럽 완성차 업체에 일종의 보호막이었다면, SAIC의 현지 생산 전진은 그 방어막이 얼마나 빠르게 허물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MG 브랜드는 이미 유럽에서 중국 자동차 브랜드 가운데 판매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지난해 유럽 전역에서 30만 대 이상을 팔았고 특히 하이브리드 판매가 전년 대비 300% 급증해 13만 7000대에 달했다.

페롤 공장이 예정대로 완공된다면, MG는 수입차가 아닌 '유럽산' 브랜드로 시장을 파고들 수 있게 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