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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전기차 관세 제로 vs 35%… 비야디 살고 수입차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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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전기차 관세 제로 vs 35%… 비야디 살고 수입차 죽는다

7119억원 무관세 쿼터 승인, 현지 조립만 혜택
연 43만 대 남미 시장 쟁탈전 본격화
브라질 카마사리 비야디 공장 현장.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브라질 카마사리 비야디 공장 현장. 사진=연합뉴스
브라질 연방정부가 전기차·하이브리드차 시장의 판도를 다시 한번 뒤흔드는 결정을 내렸다.

7월부터 완성차 수입에는 35%의 수입관세를 그대로 부과하면서, 현지 조립 방식인 CKD(완전분해조립)·SKD(반조립) 부품에는 4억 6300만 달러(약 7119억 880만원) 한도 내에서 관세를 면제해 주는 이중 구조를 공식 가동한다.

브라질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에스포르테(Autoesporte)'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대외무역위원회(카멕스·Camex) 산하 집행운영위원회(게셰크스·Gecex)가 이 같은 내용의 쿼터 승인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하반기 브라질 전기차 시장이 '현지 생산 우대, 완성차 수입 억제'라는 구도로 재편될 것임을 예고하는 조치다.

쿼터 구조의 핵심: 조립 방식에 따라 세율이 갈린다


이번 쿼터가 만들어내는 시장 구도는 단순하다. 브라질 내에서 어떤 식으로든 조립 공정을 거치는 차량에는 혜택을 주고, 이미 완성된 상태로 들어오는 수입 완성차(CBU·Complete Built-Up)에는 일절 혜택을 주지 않는다.

게셰크스-카멕스는 CKD·SKD 방식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 수입에 대해 총 4억 6300만 달러 규모의 무관세 쿼터를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한시 적용하기로 했다.

쿼터 한도를 넘기면 SKD 방식은 7월부터 35% 수입관세를 내야 하고, CKD 방식은 2026년 말까지 14%를 유지한 뒤 2027년 1월부터 35%로 올라간다. 반면 완성차 수입은 쿼터 자체가 없어 7월부터 곧바로 35% 관세 체계로 진입한다.

브라질 정부는 2023년 11월 전기차·하이브리드차 수입 관세를 단계적으로 35%까지 되돌리는 일정을 확정했다. 지난해 7월 완성차 업체들의 요구로 게셰크스는 CKD·SKD 부품의 완전관세 적용 시점을 2028년 7월에서 2027년 1월로 앞당기는 대신,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6개월 동안 4억 6300만 달러 규모의 무관세 수입 쿼터를 신설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그 쿼터를 하반기에도 재연장한 것으로, 브라질자동차협회(안파베아·Anfavea)가 공개서한을 통해 관세 인상 일정의 전면 이행을 촉구했음에도 정부가 현지 조립 업체의 손을 들어준 결과다.

BYD 웃고, 완성차 수입 의존 업체 울고


이번 결정의 최대 수혜자는 바이아주 카마사리에 공장을 둔 BYD다. BYD는 현지 생산 기반을 구축하는 전환기간 동안 무관세 수입 쿼터를 더 확보해 달라고 브라질 정부에 꾸준히 요청해 왔다.

BYD는 브라질 공장 생산능력을 2026년 말까지 연간 15만 대 수준으로 확대하고, 이후 최대 60만 대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라세마폴리스에서 이미 생산을 시작한 GWM(만리장성자동차)도 같은 혜택을 누린다.

제너럴모터스(GM)와 오는 10월 세아라주 자동차 단지에 입주하는 MG도 수혜 대상에 포함된다.

반면 완성차를 수입에 의존해 온 브랜드들은 7월부터 35% 관세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들 브랜드가 재고 소진을 통해 단기적으로 가격을 방어하거나,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브라질 전기자동차협회(ABVE) 회장 히카르두 바스투스(Ricardo Bastos)는 "정부는 완성차 수입관세는 손대지 않아 2023년에 확정된 5개년 일정을 그대로 존중했다"며 "이번 쿼터는 현지 생산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시장 공급을 원활하게 유지하기 위한 가교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조치는 끝나는 날짜와 총 예산이 정해진 한시적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부품업계·완성차협회 강하게 반발


업계 모두가 이번 결정을 환영하지는 않는다. 브라질자동차협회(안파베아)는 "업계와 사전 협의 없이 내린 이번 결정은 브라질 정부가 스스로 정한 정책, 즉 전기차 보급 확대와 장기 생산 투자 유치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목표를 훼손한다"고 공식 반발했다.

자동차 부품업계의 반응은 더욱 거셌다. 브라질 자동차부품공업협회(아비페사스·Abipeças)와 자동차부품산업조합(신지페사스·Sindipeças)은 CKD·SKD 부품 수입 관세를 사실상 없앰으로써 국산 부품 사용 비율을 높일 유인이 줄어들고, 국내 납품 업체들이 전기차 전환을 준비하던 시점에 공급망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브라질 산업개발통상서비스부(MDIC) 우알라세 모레이라(Uallace Moreira) 산업개발 담당 차관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은 브라질을 전기차 조립 선도국으로 만들고, 부품·배터리·소프트웨어·엔지니어링 분야의 현지 공급망을 함께 키우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며 정부 입장을 밝혔다.

ABVE는 올해 전기차·하이브리드차(경량 하이브리드 제외) 판매 목표치를 40만 대로 잡고 있으며, 경량 하이브리드(MHEV)까지 합산하면 43만 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쿼터를 소진할 CKD·SKD 차량의 가격이 실제로 소비자에게 얼마나 내려올지는 각사의 정책에 달려 있어, 브라질 시장 친환경차 보급 확산의 또 다른 변수로 남아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