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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휴머노이드 시장 점유율 78%의 비결…“사람이 로봇 몸속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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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휴머노이드 시장 점유율 78%의 비결…“사람이 로봇 몸속으로 들어간다”

VR+전신 모션캡처로 연 1000만 건 데이터… 피지컬 AI 훈련 인프라 전쟁 가열
유비테크 1087억 원 로봇 납품·애지봇 밸류에이션 급등… 한국 로봇株 촉각
사용자가 가상현실(VR) 장비를 착용하고 전신 모션캡처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원격 조종하며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를 수집하는 모습.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사용자가 가상현실(VR) 장비를 착용하고 전신 모션캡처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원격 조종하며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를 수집하는 모습. 이미지=제미나이3
로봇을 프로그래밍하는 대신 사람이 직접 로봇의 몸을 빌려 움직이는 새로운 직업이 중국에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쓰고 전신 모션캡처 장비를 착용한 이른바 '로봇 파일럿'이 생산한 동작 데이터가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의 두뇌를 키우는 핵심 원료로 쓰이면서, 중국이 피지컬 AI(Physical AI) 훈련 데이터 선점 경쟁에서 빠르게 앞서 나가는 양상이다.

미국 기술 전문매체 WIRED는 최근 중국 선전 소재 스타트업 IO-AI 테크(IO-AI Tech) 현장 방문 르포에서 작업자들이 VR 헤드셋과 손 조종기, 전신 모션캡처 슈트를 착용하고 유니트리(Unitree) 등 휴머노이드 로봇을 원격으로 조종하는 장면을 상세히 보도했다.

사람의 몸짓이 곧 AI 교과서


IO-AI 테크가 운영하는 원격조종 플랫폼 '텔레익스피리언스(TeleXperience)'는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 팔, 고자유도 손 관절 로봇 등 60종 이상의 로봇을 지원하며, 인간 실시간 개입(human-in-the-loop) 방식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AI 훈련 파이프라인에 곧바로 연결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 플랫폼은 VR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 데이터저장장치인 텔레박스(TeleBox), 전신 모션캡처 슈트인 텔레슈트(TeleSuit)로 구성되며, 작업자의 팔·손·발 동작을 고정밀·저지연으로 로봇 관절 명령으로 변환한다.

WIRED 보도에 따르면, 작업자 한 명이 아파트를 재현한 공간에서 걷고 팔을 움직이면 유니트리 휴머노이드가 그 동작을 그대로 따라 하며 옷걸이에서 셔츠를 꺼내 접는 작업을 수행했다.

IO-AI 테크는 이 밖에도 선전의 한 편의점 체인과 연계해 작업자가 헤드셋과 조종기를 착용한 채 의약품 상자를 집어 선반에 정리하는 실험도 진행했다.

산업 현장에서는 중국 재봉기 제조업체 잭소잉머신(Jack Sewing Machines)과 협력해 셔츠를 다림질하는 양팔 로봇 훈련에도 이 방식을 적용했다.

언어모델이 인터넷에 존재하는 방대한 텍스트로 몇 주 만에 학습을 마치는 것과 달리 로봇 AI는 물리 세계에서 직접 수집한 관절 각도·카메라 영상·힘 측정값이 시간축으로 동기화된 '행동-상태 쌍 데이터'를 필요로 하며, 이 데이터는 인터넷 규모로는 존재하지 않고 수집 비용도 매우 높다.

옷 접기나 선반 정리처럼 사람에게는 단순한 작업도 로봇에게는 까다롭다. 천은 접촉할 때마다 형태가 달라지고, 선반의 물건은 위치와 각도가 제각각이다.

로봇은 매번 힘 조절, 거리 계산, 자세 교정을 반복해야 한다. IO-AI 테크의 플랫폼은 작업자가 실수를 실시간으로 수정하면서 이 복잡한 과정을 데이터로 남기는 구조를 취한다. 그 데이터는 이후 더 높은 수준의 자율 동작을 구현하는 데 재활용된다.

중국, 훈련 인프라 구축 전쟁


중국 전역에서 이른바 '인간형 로봇 데이터 훈련센터'가 잇따라 들어서는 가운데 베이징의 한 센터에서는 공장 조립라인, 매장 진열, 가사 노동, 마사지 등 구체적인 업무를 익히는 로봇들이 훈련을 받고 있다. 현장 강사는 CNBC 인터뷰에서 "초기에는 로봇이 인지 능력이 없어 사람이 직접 원격제어장치로 동작을 반복 입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스징산(石景山)구에 문을 연 중국 최대 규모의 휴머노이드 로봇 훈련장은 연간 600만 건 이상의 고품질 데이터를 생산할 수 있으며, 산업 스마트 제조·스마트 홈·케어 서비스·5G 융합 등 4개 분야 16개 시나리오를 실제 1대1 비율로 재현했다.

중국 상하이 창장(長江) 지역에는 오는 7월 세계 최초의 로봇 전용 훈련 학교가 문을 열 예정으로, 5000㎡ 규모에 12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해 100대가 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시범 훈련 프로그램에 투입되며 완전 가동 시 연간 약 1000만 건의 데이터 처리가 예상된다.

중국에는 현재 150개 이상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이 활동 중이며, 선전 소재 유비테크 로보틱스(UBTECH Robotics)는 최근 3개 성(省) 데이터 수집센터에 5억 6600만 위안(약 1285억 원) 규모의 로봇을 납품했다.

유니트리와 애지봇 등 주요 로봇 제조사는 기업 가치가 수십억 달러에 이른다.

서울포럼 2026에서 발표된 분석을 보면, 중국은 현재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점유율 78%를 점하고 있다.

자율성의 벽…사람이 아직 필요한 이유


그럼에도 이 방식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숙련된 원격조종 작업자 1명이 한 시간에 생산하는 훈련 데이터는 5~50개 에피소드에 불과하며, 작업자가 피로해지면 데이터 품질이 떨어진다.

작업자가 항상 성공적으로 과제를 완수하는 방식으로만 훈련하면, 로봇이 실패 상황에서 회복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로봇 AI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원격조종 데이터와 1인칭 시점 영상만으로 다양한 환경에서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로봇을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아직 충분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경제계획 당국도 지난해 11월 이 분야에 거품이 형성될 가능성을 특별히 경고한 바 있다.

IO-AI 테크는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원격조종 플랫폼 외에 실제 환경에서 사람의 동작을 직접 수집하는 '센스익스피리언스(SenseXperience)', 다중 모달 데이터의 수집·주석·시각화·후처리를 통합 관리하는 '임바디플로(EmbodiFlow)'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선전이라는 지리적 특성도 이 실험을 가속한다. 반경 수십㎞ 안에 로봇 부품 제조사, 센서 공급업체,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밀집해 있어 프로토타입 수정 주기가 빠르기 때문이다.

로봇이 완전한 자율성을 갖추기까지 수백만 건의 동작 데이터가 필요한 지금, 선전의 작업자들은 로봇의 현재와 미래 사이를 연결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