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장보고-N’ 20조 수주 잭팟인가, 15년짜리 신기루인가…방산주 재평가의 진짜 조건

글로벌이코노믹

‘장보고-N’ 20조 수주 잭팟인가, 15년짜리 신기루인가…방산주 재평가의 진짜 조건

1척당 최대 5조 원, 4척 구상…‘기술’과 ‘연료’ 분리해야 보일 초장기 리스크 프리미엄
직접 건조 1차 수혜부터 30년 유지보수까지…최근 3개년 기업 IR 토대로 분석한 종목별 함수관계
국방부가 장보고-N 프로젝트로 명명된 국산 핵추진 잠수함 개발 기본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국방부가 장보고-N 프로젝트로 명명된 국산 핵추진 잠수함 개발 기본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국방부가 장보고-N 프로젝트로 명명된 국산 핵추진 잠수함 개발 기본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8000t급 핵추진 공격잠수함 4척을 자체 건조해 세계에서 사실상 7번째로 잠재적 핵잠수함 보유국 반열에 오른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저농축 우라늄 연료를 채택해 국제 비확산 원칙을 준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투자 관점에서는 단기 테마가 아닌 10~15년 이상 소요되는 초장기 옵션으로 접근해야 냉정한 득실이 보인다.

기술 개발과 연료 공급의 분리…아우쿠스와 구조적 차별점

국방부 국산 핵추진 잠수함 개발 기본계획공식 브리핑(20266)27(현지시각) 미국 내셔널인터레스트(TNI), 네이벌뉴스(Naval News) 보도를 종합하면,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핵심 제약 조건은 핵연료 조달의 현실성이다.

저농축 우라늄 선택은 국제 규제 우회를 위한 표준적인 접근이다. 다만 현 단계에서 미국의 승인과 협력 없이는 해군용 소형 원자로 설계와 실제 연료 공급 체계 구축이 사실상 불안정한 영역이다.

독자적 원자로 기술 개발 역량과 안정적인 핵연료 공급망 확보는 완전히 별개의 영역으로 분리해서 평가해야만 시장의 착시를 막을 수 있다.

미국과 영국이 설계·건조는 물론 고농축 우라늄까지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아우쿠스(AUKUS) 모델과도 구조적 차이가 뚜렷하다.

한국은 독자 개발 후 제한적 협력 노선을 취하고 있어 사업 추진 과정에서 더 높은 리스크 프리미엄이 반영된다.
현재 단계는 첫 삽을 뜨는 개념 설계 단계다. 기본 설계, 상세 설계, 착공, 진수까지 최소 10년 이상의 개발 시차가 존재하므로 철저히 중장기 파이프라인으로 인식해야 한다.

총 사업비 최대 20조 원…산업연관 효과와 대형 수주 파이프라인


글로벌 시장에서 통상적인 핵추진 공격잠수함 1척당 건조 비용은 약 3조 원에서 5조 원 안팎으로 형성된다.

4척 규모의 장보고-N 사업이 본격화하면 총 사업 규모는 최소 12조 원에서 최대 20조 원에 이르는 중장기 대형 수주 파이프라인이 열린다. 국방부가 추산한 4만 명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 역시 단순 건설 인력이 아니다. 이는 산업 연관 효과 기준의 직접·간접 유발 고용이 포함된 수치다.

수혜 기업들의 사업 노출도를 살펴보면 스토리 위주의 기대감을 숫자로 치환할 수 있다.

한화오션은 전체 매출에서 특수선 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15~20% 선을 유지하고 있어 이번 프로젝트의 직접적인 뼈대가 된다.

HD현대중공업은 전체 조선 매출 중 해군 사업 비중이 10% 안팎이지만 구조물 공동 건조 가능성이 열려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전체 매출의 60% 이상이 원전 기자재와 서비스에서 발생하므로 소형 해상 원자로 부문이 새로운 성장축이 된다.

이 수치들은 최근 2~3년간의 사업보고서와 기업설명회(IR) 자료를 기초로 한 범위 추정치다.

독자 설계부터 30MRO까지…단계별 가치사슬 전개


장보고-N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면 방산 생태계 내부에서는 사업 시점에 따라 수혜 구조가 순차적으로 전개된다. 첫 관문인 잠수함 전체 설계와 건조 단계에서는 한화오션이 핵심 키를 잡고 파이프라인을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

선체 구조물 제작과 분할 건조 부문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참여하며 조선 업계 전반으로 낙수 효과가 퍼진다. 선체 건조와 동시에 진행되는 핵심 시스템 공급 단계에서는 원전 기자재 역량이 실적으로 직결된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소형 원자로 배관과 터빈 시스템 공급을 주도하며 중심축을 이룬다.

원료 가공을 담당할 한전원자력연료는 정책과 외교적 변수 여하에 따라 매출 변동성이 동반될 수 있다.

잠수함 인도 이후 발생하는 30년 이상의 장기 유지보수(MRO) 영역은 투자자가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핵잠수함은 운용 기간 부품 교체와 성능 개량 사업이 필수적이다. 이 장기 유지보수 매출은 초기 건조 계약 금액에 필적하는 안정적인 수익창출원 역할을 하며 한화오션의 장기 밸류에이션을 지탱하는 강력한 버팀목이 된다.

기관 투자자가 보는 주가 트리거와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시장 참여자들이 단순 테마주를 넘어 방산 업종 전체의 배수 상향을 인정하는 실질적 트리거는 정부의 장기 발주 확정 공시다.

아울러 특수선 사업부의 높은 원가율이 통제되면서 방산 부문 영업이익률이 10% 이상 구간에 안착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기관 투자자들은 한화오션 등 조선사들의 특수선 사업부 분할과 독립 상장 가능성에 주목한다.

조선업 특유의 경기 변동 배수에서 완전히 분리되어 고부가가치 해군 플랫폼 기술 축적 기업으로서 방산 전문 배수를 온전히 적용받기 시작할 때 진정한 리레이팅이 완성된다.

방산주가 단순히 수주 소식에 춤추는 단기 테마를 넘어 구조적 우상향을 증명하려면 기술 자립도와 외교적 규제 해소 과정이 가시적 성과로 입증되어야 한다.

장보고-N 프로젝트의 성패는 단순한 군사력 증강을 넘어 대형 조선사들이 경기 변동의 굴레를 벗고 독자적인 글로벌 방산 플랫폼 기업으로 재평가받는 구조적 전환점이 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