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대중국 무역 적자 15% 확대되며 유럽 산업 생태계 붕괴 위기
EU 집행위원회, 8월 휴가 전 화학·기계 분야 긴급 관세 및 할당량 부과 조사 착수
인위적 환율 저평가 등 불공정 행위 정조준… 미국식 보복 관세 조항 및 공동 방어망 도입 검토
EU 집행위원회, 8월 휴가 전 화학·기계 분야 긴급 관세 및 할당량 부과 조사 착수
인위적 환율 저평가 등 불공정 행위 정조준… 미국식 보복 관세 조항 및 공동 방어망 도입 검토
이미지 확대보기독일의 자동차 거두 폭스바겐이 중국발 무한 경쟁의 여파로 최대 10만 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력 감축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유럽 전역에는 중국산 제품의 범람을 방어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이사회 정상회의에 참석한 EU 27개 회원국 지도자들은 중국산 수입품의 급격한 유입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규제 조치를 가속하라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강력히 지시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무역 적자… 유럽, “중국의 공급 과잉 모델 안 바뀐다” 판정
유럽 전역이 이처럼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선 배경에는 한계점에 다다른 거시경제 지표가 자리 잡고 있다. SCMP가 중국 세관의 최신 통계를 바탕으로 정밀 분석한 결과, 지난 5월 기준 EU의 대중국 무역 적자는 전년 동기 대비 15%나 확대됐다.
특히 유럽 최대의 제조업 강국인 독일의 경우 대중국 적자가 31.6%나 가쁘게 치솟으며 현지 고용 시장을 직접 압박하고 있다.
최근 취임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의회 연설을 통해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되는 통화 가치 왜곡 현상을 목격하고 있다”며 “이는 결코 공정한 경쟁이 아니며, 유럽의 산업을 지키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유럽의 한 고위 소식통은 “정부 주도의 과잉 생산 능력에 의지해 굴러가는 중국의 경제 모델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는 중국의 변화를 기다리기보다 우리가 현실을 직시하고 강력한 방어벽을 세워 스스로를 바꾸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8월 휴가 전 긴급 관세 조사 개시… 미국식 보복 조항 및 ‘보상 연대’ 카드 가동
이에 따라 EU 집행위원회는 이르면 8월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기 전, 중국산 화학제품과 기계류 등 주요 핵심 산업 부문을 대상으로 긴급 관세 부과 및 수입 할당량 지정을 위한 정밀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특히 브뤼셀 당국은 미국의 강력한 통상 무기인 ‘통상법 301조’를 벤치마킹한 자체 보복 조항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조항이 통과되면 유럽 지도부는 자국 상업을 제약하는 국가의 특정 산업 전체를 겨냥해 광범위한 고율 관세를 즉각 부과할 수 있는 독점적 권한을 쥐게 된다.
나아가 중국이 유럽의 특정 국가나 기업을 골라 보복성 제재를 가하며 유럽 내부를 분열시키는 전술을 막기 위해, 피해를 입은 기업에 공동으로 보상해 주는 ‘연대 메커니즘’ 방어망도 함께 출범시킬 계획이다.
센스 호프스테드 브뤼셀 중국 외교 정책 연구자는 “미국의 우선주의 압박과 중국의 자원 무기화 사이에서 보복을 피하기 위한 외교적 줄타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기회이자 권한 부여” 항변… 당근과 채찍 쓰며 보복 조치 경고
반면 중국 정부는 유럽 측의 이러한 공급 과잉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자국의 기술 발전이 세계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고 맞섰다. 리창 중국 총리는 다롄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여름 다보스) 기조연설을 통해 “중국의 신흥 기술과 제품이 세계에 가져다주는 것은 충격이 아니라 기회이며, 위협이 아니라 상생”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이 제기한 보조금 불만에 대해서도 “중국 정부는 아직 그렇게 부유하지 않으며, 그런 대규모 보조금을 줄 여력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동시에 차이런 주EU 중국 대사는 유럽의 제재가 현실화될 경우 강력한 맞대응에 나서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그는 무역 문제를 지나치게 정치화하고 안보 개념을 과도하게 확장하는 서방의 움직임에 반대한다며, “EU 측이 차별적인 제한 조치를 고집한다면 정당한 이익을 지키기 위해 상응하는 보복 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중국 상무부는 유럽산 에어버스 항공기를 대량 구매하는 계약을 제안하는 등 유럽의 규제 강도를 낮추기 위한 유화책(당근)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프랑스산 항공기 부품 등의 중국 수입액은 전월 대비 24% 급증하며 대중국 수출 전선을 일부 지탱하기도 했다.
보호무역주의 통상 전쟁의 포화 속에서 자국 제조업의 탈산업화를 막으려는 유럽과 수출을 유일한 경제 성장 동력으로 삼아 밀어내기를 지속하려는 중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벨기에 싱크탱크 브뤼겔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 경제학자는 “양측의 대화나 성명 발표는 앞으로도 이어지겠지만, 거대한 충돌 방향은 이미 정해졌다”며 “EU와 중국의 관계는 특정 분야의 경쟁 단계를 넘어 구조적인 대립 관계로 완전히 전환됐다”고 최종 마침표를 찍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