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수출액 92억달러…아세안 수요가 증가세 견인
태국·필리핀 수입 확대, 캄보디아·라오스도 전기차 전환 속도
태국·필리핀 수입 확대, 캄보디아·라오스도 전기차 전환 속도
이미지 확대보기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관세와 규제 장벽이 높아지는 가운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국가들이 중국 전기차의 새 성장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친환경 전문매체 더쿨다운은 29일(현지 시각)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와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의 자료를 인용해 중국의 5월 기준 전기차 수출액이 92억 달러(약 14조2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4월 기록한 91억 달러(약 14조1000억 원)를 웃도는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다.
◇ 5월 전기 승용차 수출 44만8000대
중국은 5월 전기 승용차 약 44만8000대를 해외에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배터리 전기차는 약 27만9000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는 약 16만9000대였다.
중국의 전기차 수출액은 2020년만 해도 월 10억 달러(약 1조5000억 원)에 못 미쳤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과 배터리 공급망, 대량생산 능력을 앞세워 빠르게 해외 시장을 넓히고 있다.
지난달 확인된 수출 확대의 핵심 동력은 동남아시아였다.
중국의 아세안 전기차 수출액은 12억 달러(약 1조9000억 원)로 월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태국은 중국산 전기차 3만6000대 이상을 수입했고, 필리핀도 3만3000대 이상을 들여왔다.
◇ 동남아, 중국 전기차 새 성장축
동남아 국가는 그동안 일본 완성차업체들이 강세를 보여온 시장이다. 그러나 전동화 전환이 빨라지면서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과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앞세워 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캄보디아와 라오스도 월간 기준 최다 수입량을 기록했다. 캄보디아는 최근 배터리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없애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관세를 35%에서 7%로 낮췄다.
라오스는 전기차 등록비와 서비스 수수료를 낮췄고, 운송업체가 올해 말까지 차량의 최소 10%를 전기차로 전환하도록 했다. 또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내연기관 차 수입을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금지했다.
◇ 연료비 부담이 전동화 압박
동남아에서 전기차 수요가 커지는 배경에는 에너지 안보 문제가 있다. 중동 정세와 원유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교통비와 물류비 부담을 직접적으로 안게 된다.
전기차는 초기 구매 비용과 충전 인프라 문제가 남아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연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운행비를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특히 도심 대기오염이 심한 동남아 대도시에서는 친환경 교통수단 확대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엠버의 람 팜 아시아 담당 에너지 분석가는 “현재의 에너지 위기가 전동화를 에너지 안보와 연료 수입 부담 완화, 장기 운송비 절감의 수단으로 부각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안 그레이엄 엠버 선임 전력·데이터 분석가도 “동남아는 전기차의 가장 역동적인 목적지 가운데 하나로 빠르게 떠오르고 있다”면서 “중국이 그 수요를 규모와 속도 면에서 공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중국 업체, 가격 경쟁력 앞세워 확장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동남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배터리와 부품 공급망을 자국 내에 갖추고 있어 생산비를 낮출 수 있고 소형차부터 SU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까지 제품군도 넓다.
일부 국가는 중국 업체의 현지 조립과 생산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이는 완성차 수입에 그치지 않고 충전 인프라, 배터리 서비스, 부품 공급망까지 함께 확장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동남아 정부 입장에서는 중국 전기차가 비교적 빠르게 보급 가능한 선택지다. 고가 전기차보다 저렴한 모델을 들여와 택시, 배달, 기업용 차량, 대중교통 일부를 전기차로 바꾸면 연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 글로벌 전기차 판도도 재편
중국 전기차 수출 확대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재편과 맞물린다는 분석이다. 유럽과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와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동남아와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은 가격이 낮고 공급이 빠른 중국 전기차에 더 열려 있다.
중국 업체들은 선진국 시장에서 장벽이 높아질수록 신흥시장 공략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동남아는 인구가 많고 도시화가 빠르며 이륜차와 소형차 중심 교통 구조가 전기차 전환과 맞물릴 여지가 크다.
다만 전기차 보급이 계속 확대되려면 충전 인프라와 전력망 안정성, 배터리 재활용 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정부 보조금과 관세 인하만으로는 장기 시장 성장을 보장하기 어렵다.
중국 전기차의 5월 수출 신기록은 단순한 월간 실적을 넘어 세계 전기차 수요의 중심이 더 넓은 신흥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남아가 중국 전기차의 새 수출 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경쟁 구도도 더 빠르게 바뀔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