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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오만 빼고 호르무즈 단독 장악 선언… 글로벌 에너지 판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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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오만 빼고 호르무즈 단독 장악 선언… 글로벌 에너지 판 흔든다

가리바바디 "오만 불참 시 이란이 통항구역 지정"… 美 "통행료 절대 불가"
수수료 부과 땐 한국 원유 수입 비용 연간 10조 원 이상 증가 우려
호르무즈 해협 위기 상황, 이란의 통제 선언과 오만의 불참 가능성, 미국과의 협상 재개, 그리고 한국 경제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까지 핵심 내용을 시각화하였음.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호르무즈 해협 위기 상황, 이란의 통제 선언과 오만의 불참 가능성, 미국과의 협상 재개, 그리고 한국 경제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까지 핵심 내용을 시각화하였음. 이미지=제미나이3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공개적으로 재천명하며 미국과의 담판을 앞두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30일(현지시각) 이란 외교부 카젬 가리바바디 부장관이 오만과 공동 관리 협의가 무산될 경우 이란 단독으로 해협 통항을 통제하겠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맞서 미국은 스티브 위트코프 특별대표와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도하(카타르)로 파견해 협상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길목을 둘러싼 줄다리기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유가와 해운 비용에 새로운 불안 요인이 부상하고 있다.

"오만 빠지면 이란이 직접 통제"… 해협 지배권 재천명


가리바바디 부장관은 이란 국영 방송 인터뷰에서 "오만이 어떤 이유로든 공동 관리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이란이 독자적으로 통항 구역을 지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만에 다른 나라가 이 문제에 개입할 권리가 없음을 경고했다"고 덧붙였다.

이란이 이처럼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는 배경에는 지난달 17일 미국과 체결한 양해각서(MOU)가 있다. 이 합의는 60일 동안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기간 만료 이후 유료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 사실상 해협 통제권을 이란이 쥐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뉴스위크는 보안 컨설팅 업체 S-RM의 전략정보 책임자 갈라 리아니의 말을 인용해 "이란이 이 전략적 지렛대를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로버트 머렛 미 해군 전 부제독은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물동량을 고려할 때 군사적 해법만으로는 통항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며 "이란과의 외교 합의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밝혔다.

오만은 이란의 통제권 주장에 선을 그었다. 술탄 하이삼 빈 타리크 오만 국왕은 30일(현지시각)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파리에서 만나 "국제 해양법에 따른 통항의 자유를 조건 없이 지지한다"는 공동 입장을 확인했다.

루비오 "통행료 불가"·트럼프 "군사적으로 거의 승리"… 도하 담판 안갯속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주 바레인에서 "어떠한 형태의 통행료나 수수료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하 회담이 중요한 결과를 낼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군사적으로 거의 승리한 상태이며 핵심은 이란의 핵 비확산"이라고 말했다.

이란 측은 도하 회담 일정을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가리바바디 부장관은 카타르와의 접촉은 계속되고 있지만 일부 매체가 보도한 도하 기술 협상 소식은 확인된 바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이 먼저 회담을 요청했다"며 회담 개최를 재확인했다.

최근 며칠간 양측의 공방이 재개되며 휴전 체제가 흔들렸다. 미국 싱크탱크 무장갈등위치데이터(ACLED)의 클리오나 랄리 최고경영자(CEO)는 이란이 오만 해안 인근 남방 항로를 통해 선박들이 자국의 통제권을 우회할 경우 협상에서 이란의 입지가 크게 약화된다고 분석했다.

선박 추적 서비스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동안 20척 이상의 상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으며 일부 대형 유조선은 오만 해안선에 근접한 남방 항로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원유 수입 70% 통과 길목… 통행료 부과 땐 에너지 비용 직격


호르무즈 해협 긴장 장기화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직결되는 문제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한국 원유 수입량의 약 70%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액화천연가스(LNG)의 경우도 카타르·오만 등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출하는 국가에서 상당량을 들여온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오를 경우 한국의 연간 석유 수입 비용이 약 10조 원 늘어나고, 50달러까지 상승하면 25조 원대 부담이 생긴다고 분석한다.

뉴스위크는 선박 전쟁보험료 급등과 통항 병목에 따른 물류비 상승이 이번 도하 협상의 핵심 압박 요소라고 지적하면서, 이란이 60일 합의 이후 수수료를 도입할 가능성을 시사해 온 만큼 선사들은 여전히 불안한 항로를 운항 중이라고 전했다.

원유 수입 차질은 정유 공장, 석유화학 공장, 발전 단가를 연쇄적으로 흔드는 구조여서 특정 업종만의 문제가 아닌 한국 제조업 전반의 비용 구조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정부는 지난 4월 호르무즈 우회 경로를 통해 원유 2억 7300만 배럴과 나프타 210만 톤을 연말까지 확보했다고 밝혔으나,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이 비축 전략만으로 충분한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60일 임시합의가 만료되는 시점이 다가오는 가운데, 이란이 통행료 도입이나 독자 통제를 현실화하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 커질 전망이다.

뉴스위크는 이란이 해협 통제권을 외교 협상의 최후 카드로 활용하는 한 미국도 군사력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데 전문가들의 견해가 모아진다고 전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