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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드러낸 AI 성장의 비용… 전력망이 빅테크 실적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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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드러낸 AI 성장의 비용… 전력망이 빅테크 실적 가른다

데이터센터 3중 고통… PUE 악화·냉각 투자 가중·가동률 제한
클라우드 시장, 기술 경쟁에서 '인프라 조달 경쟁'으로 패러다임 이동
미국 중부와 동부 전역에 기온이 32.2도를 웃도는 극심한 폭염이 밀려오면서 전력망과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마비될 위험에 처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중부와 동부 전역에 기온이 32.2도를 웃도는 극심한 폭염이 밀려오면서 전력망과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마비될 위험에 처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중부와 동부 전역에 기온이 32.2도를 웃도는 극심한 폭염이 밀려오면서 전력망과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마비될 위험에 처했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전력 공급 중단을 막기 위해 대형 데이터센터를 대상으로 자체 비상 발전기 가동을 권고하는 지침을 내렸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급증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기후 변화라는 돌발 악재를 만나 빅테크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을 갉아먹을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냉각비 폭탄에 가동률 저하… 데이터센터 압박하는 3중고


배런스(Barron's)는 지난달 30(현지시각) 미국 인구의 60%가 넘는 2억 명 이상 거주 지역에 거대 고기압이 정체하는 열돔 현상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폭염은 전력 수요를 치솟게 만들지만, 천연가스 터빈은 기온이 오르면 공기 밀도가 낮아져 발전 효율이 25%가량 떨어진다. 미국 전력망 공급의 핵심축인 PJM 유틸리티 역시 가동 전력량이 한계에 도달하자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대규모 산업 고객에게 전력망 사용을 줄이고 자체 백업 전력을 활용하라고 요청했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로 인한 데이터센터의 비용 구조 악화다.

통상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의 30%에서 60%는 전력비가 차지한다. 이 전력비의 30%에서 40%가량이 온전하게 서버를 식히는 냉각 비용으로 추가 투입된다. 폭염 탓에 전력효율지수(PUE)1.2에서 1.4로 상승하면 동일 연산 대비 전력비는 약 15%에서 20% 급증한다.

여기에 고밀도 AI 서버의 과열을 막기 위해 가동률까지 강제로 낮춰야 하므로 빅테크 기업은 전력비 상승, 냉각 투자 증가, 가동률 제한이라는 '3중 압박'에 직면한다. 실제로 지난 2022년 유럽 폭염 당시 구글과 오라클의 최고 사양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이 마비되어 서버 가동이 일부 중단됐다.

'물리적 병목과 단가 상승'… 전력망 접속 대기열 사상 최고


기후리스크 분석업체 퍼스트스트리트가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용량의 54%가 상시 고온이나 가뭄 스트레스 지역에 노출되어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극단 기후 현상 때문에 데이터센터 업계가 치러야 할 연간 비용이 오는 2035년까지 해마다 81억 달러(1262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탄소 배출 통제가 실패하는 고배출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2055년에는 해마다 데이터센터 전체 자산 가치의 9.5%를 기후 대응 비용으로만 지출해야 한다.

이 같은 전력 병목과 기후 리스크는 미래의 가능성이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악재다.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심장부로 불리는 미국 버지니아주와 텍사스주에서는 신규 데이터센터가 전력망에 접속하기 위해 송전선로 확충을 기다리는 전력 접속 대기열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밀려나 있다.

대기 시간이 3년에서 5년 이상으로 장기화되고 전력 계약 단가마저 급등하자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들은 일부 지역의 데이터센터 착공 프로젝트를 연기하거나 가동 시점을 뒤로 미루는 실정이다.

전력 자급력에 갈린 운명… 빅테크·반도체 밸류체인 각자도생


전력망 한계는 빅테크 기업 간의 실적 차별화를 유발한다. 이제 클라우드 시장은 기술 경쟁에서 '인프라 조달 경쟁'으로 패러다임이 이동했다. 독점 주도권을 가졌더라도 전력 조달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단기 실적이 흔들리는 국면이다.

자체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을 조기에 체결하고 차세대 원전(SMR) 연계 전력을 확보한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프라 중단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반면 특정 지역 전력망 의존도가 높고 고밀도 AI 클러스터 비중이 높은 후발 클라우드 기업들은 폭염 기후에 직접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공급망도 사정은 비슷하다. 고성능 AI 서버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HBM)를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발열·고소비 전력 문제를 해결할 '수냉식 냉각' 그리고 '액침 냉각' 인프라 전환 속도에 따라 수요 탄력성이 결정된다.

전력 제약으로 빅테크의 설비투자(CapEx) 사이클 변동성이 확대된다면 엔비디아의 칩 독점력도 단기 수요 속도 조절을 겪을 수 있다.

투자자들은 빅테크의 AI 알고리즘 경쟁력뿐만 아니라 전력 자급률, 데이터센터의 기후 리스크 입지, 수냉식 냉각 기술 투자 비중을 핵심 체크리스트로 삼아 투자 비중을 정교하게 조정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