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AI 투자 2막… 칩 과열 진정되고 서비스 수익화 시험대 진입
소프트웨어 반등 속 ‘AI 마진 구조’와 ‘중국발 디플레이션 압력’이 변수
소프트웨어 반등 속 ‘AI 마진 구조’와 ‘중국발 디플레이션 압력’이 변수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시장이 반도체 중심 투자에서 플랫폼 기반 수익화 단계로 이동하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메타플랫폼스(META)가 자체 보유한 연산 인프라를 외부에 판매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면서 가치사슬 내 주도권 분산 흐름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하드웨어 제조사가 주도하던 공급 부족 국면이 진정되는 흐름이다. 대규모 인프라를 확보한 빅테크 기업들이 서비스 상용화를 통해 본격적인 실적 검증대에 오르는 양상이다.
배런스는 메타가 AI 모델 접근권을 포함한 잉여 컴퓨팅 용량을 시장에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광고 매출에 편중된 수익 구조를 AI 인프라와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수익으로 다변화하려는 포석이다.
자체 오픈소스 모델인 라마(Llama) 생태계를 확산하는 동시에 대규모 AI 추론 능력과 모델 접근권을 묶어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오픈AI의 모델 플랫폼 기능과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인프라 기능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비즈니스 모델을 지향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인프라 수익화 계획이 전해지자 메타 주가는 장 초반 9% 이상 급등했다. 다만 지난해 여름 기록한 고점과 비교하면 여전히 22% 아래에 머물러 있다.
시장에서는 메타가 클라우드 시장 진출을 검토하더라도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 자체는 유지되거나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자체 클라우드를 통해 내부 수요를 충족하면서 외부 판매를 병행하는 구조는 엔비디아 의존도를 지속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독주 시대의 종말보다는 칩에서 서비스로 가치가 분산되는 과정으로 해석하는 태도가 설득력을 얻는다. 엔터프라이즈 고객 기반과 영업 네트워크가 약한 메타가 기존 클라우드 3사의 강력한 장벽을 단기간에 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신중론도 공존한다.
설비투자에서 운영지출로… 소프트웨어 반등의 근거
시장 전문가들은 AI 호황을 이끌던 동력이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프리덤 캐피털 마켓의 제이 우즈 수석 시장 전략가는 빅테크 기업들이 단순한 지출 경쟁을 넘어 AI 생태계를 직접 조성하는 단계로 진화했다고 평가했다.
주식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뉴욕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개장 첫 시간 만에 4% 하락했다. 상반기 기록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AMD), 인텔 같은 반도체 기업 주가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반면 그동안 침체를 겪던 소프트웨어 업종은 반등의 신호를 보이며 동반 상승했다. 아이셰어즈 확장 테크 소프트웨어 섹터 상장지수펀드(ETF)는 3.2% 올랐다. 세일즈포스가 5% 상승했고 서비스나우도 4.7% 올랐다.
이번 반등은 구겐하임증권이 두 기업의 투자 등급을 '매수'로 상향 조정한 영향도 있다. AI 도입 초기 하드웨어 중심의 설비투자(CapEx) 단계를 지나 실제 업무에 인공지능을 적용해 매출을 일으키는 운영지출(OpEx) 단계로 진입했다는 시장의 신뢰가 반영된 결과다.
워크플로우 자동화를 내세운 서비스나우나 AI 고객관계관리시스템을 구축한 세일즈포스처럼 인공지능 실적전환이 가시화된 기업군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는 흐름이다. 이러한 반도체 조정이 하락세로 이어질지, 혹은 가파른 상승에 따른 단기 차익 실현에 그칠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국발 디플레이션’과 ‘토큰 마진 구조’가 판도 흔든다
테크 업종은 지난 1년 동안 S&P500 지수 기업들의 이익 성장을 주도했다. 2분기 실적 성장세의 약 75%를 차지할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하반기 전망을 두고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서비스 운영에 드는 '토큰 비용'과 비용 민감도다. 대규모 언어모델을 작동할 때 발생하는 비용 부담이 커지자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달 앤스로픽의 클라우드 코드 라이선스 일부를 취소하며 운영비용 절감에 나섰다. 삭소은행의 차루 찬아나 수석 투자 전략가는 기업들이 비용 부담 때문에 AI 도입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기업들이 딥시크(DeepSeek)와 같은 저비용 모델과 오픈웨이트 전략을 앞세우고 화웨이나 SMIC 등이 국산 AI 스택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시장에 'AI 디플레이션 압력'을 가하고 있다. 토큰 가격이 하락하면 수요는 늘어날 수 있지만 공급 기업들의 마진 압박은 불가피하다.
과연 AI 산업이 기존 SaaS 산업처럼 높은 마진을 지속해서 유지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AI가 인프라 산업에 가까운 저마진 구조로 수렴할지, 소프트웨어형 고마진을 유지할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3분기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지표들
투자자들은 반도체 부문을 넘어선 구체적인 수익 모델과 하드웨어 수급 균형을 요구하고 있다. 과열된 AI 투자 심리가 안정을 찾기 시작한 지금, 3분기 시장 방향성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흐름과 기업별 지표를 추적해야 한다.
가장 먼저 주시해야 할 요인은 메타를 포함한 빅테크 기업들의 잉여 컴퓨팅 자원 상용화 속도와 플랫폼 전환 추이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외부 기업 거래를 통해 매출로 연결되는 구조가 얼마나 빠르게 안착하는지가 투자 신뢰도를 좌우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중국발 저가 모델 공세에 따른 토큰 당 비용 변동 추이를 확인해야 한다. 단가 하락이 수요 확대로 이어지는 탄력성을 보일지, 아니면 단순한 마진 축소로 귀결될지가 핵심이다.
하드웨어 단계를 넘어 실제 실적으로 증명되는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AI 결합 상품 성장률을 분석해야 한다. 서비스나우와 세일즈포스 등으로 유입된 자금이 지속성을 확보하려면 분기 실적에서 고성장세가 입증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시장 가치평가의 핵심 변수인 GPU 공급 증가 속도와 수요 증가율 간 균형 변화를 점검해야 한다. 공급 과잉 전환 시점이 늦춰질수록 반도체 업황의 단기 반등 모멘텀이 유지될 수 있다. 공급망 병목 해소 속도와 빅테크의 추가 칩 주문 동향을 감시하는 태도가 요구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