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관리자, 인력 부족·주 60~80시간 근무 주장
새벽 사고 대응 뒤 해고…복직·임금·손해배상 청구
새벽 사고 대응 뒤 해고…복직·임금·손해배상 청구
이미지 확대보기테슬라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관리자 한 명에게 완전자율주행(FSD) 시험차량 38대와 운전자들을 맡겨 안전감독 체계가 사실상 무너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전직 테슬라 관리자인 하비에르 메드라노가 제기한 부당해고 소송의 내용으로 아직 법원의 판단은 나오지 않았다.
29일(이하 현지시각)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메드라노는 지난 27일 휴스턴 연방법원에 테슬라를 상대로 부당해고 소송을 제기했다.
메드라노는 테슬라가 휴스턴 시험조직의 인원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은 채 차량과 운전자를 늘려 공공도로의 안전을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고 전 휴스턴에서 FSD 시험차량 운영을 총괄했다.
이 시험조직은 사람이 운전석에 앉아 필요할 때 개입하는 방식으로 FSD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검증했다. 이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와 운행 경험은 테슬라가 지난 4월 휴스턴과 댈러스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하는 기반으로 활용됐다.
◇차량 15대서 38대로…관리자는 한 명
소장에 따르면 메드라노는 2024년 중반부터 휴스턴 FSD 시험조직의 유일한 운영관리자로 근무했다.
당초 그가 관리한 시험차량과 운전자는 15대·15명이었다. 이후 테슬라는 별도의 관리자를 추가하지 않은 채 운영 규모를 38대·38명으로 늘렸다는 것이 메드라노의 주장이다.
차량은 오전과 오후, 심야 등 3개 조로 나뉘어 하루 24시간 운행됐다. 메드라노는 관리자 한 명이 세 교대에 걸쳐 전체 차량과 시험운전자를 감독해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관리자 1명당 운전자 38명의 비율이 테슬라 내부에서 정한 15대 1의 안전관리 기준을 크게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다른 시험도시에는 여러 명의 안전관리 책임자가 있었지만 휴스턴에서는 혼자 업무를 맡았다는 설명이다.
관리자의 업무에는 차량 카메라 영상 점검과 매주 실시하는 동승검사, 사고 조사 등이 포함됐다. 메드라노는 차량 38대가 24시간 운행되는 상황에서 한 사람이 모든 업무를 처리하기 어려워 안전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소장에는 메드라노와 시험운전자들이 평균 주 60~80시간 일하고 주말에도 비상연락에 응해야 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인력 충원 요구 뒤 성과개선 경고
메드라노는 지난해 2월 경영진에게 시험차량이 급격히 늘었지만 관리인력은 충원되지 않아 안전감독에 공백이 생기고 극도의 피로가 누적됐다고 알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사 측은 인력을 추가하는 대신 낮은 업무평가를 한 번 더 받으면 성과개선계획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렸다고 그는 주장했다.
메드라노는 같은 해 3월 휴가와 추가 관리자의 배치를 요청했다. 수면과 식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업무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호소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소장에 따르면 테슬라 인사 담당자는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시험이 진행되는 동안 방해받고 싶지 않으면 휴대전화의 ‘방해 금지’ 기능을 사용하라고 말했다.
◇새벽 사고 통화 뒤 해고
인력 부족을 둘러싼 갈등은 2025년 3월 30일 시험차량 사고 이후 커졌다.
소장에 따르면 이날 새벽 휴스턴에서 운행 중이던 FSD 시험차량이 일반 도로 이용자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시험운전자는 회사 절차에 따라 메드라노에게 긴급전화를 걸었다.
메드라노는 심각한 수면 부족으로 잠든 상태에서 전화를 받았으며 통화 내용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채 부적절한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시험운전자는 이후 사고 현장에 약 한 시간 동안 머물렀다.
그는 다음 날 인사부에 당시 통화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보고했다. 사고 대응 실패가 개인의 고의나 태만이 아니라 과도한 업무와 인력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테슬라는 같은 해 5월 1일 업무를 제대로 위임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메드라노를 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며칠 뒤 지급될 예정이던 주식 보상도 취소됐다고 소장에는 적혔다.
메드라노는 자신이 해고된 뒤 부하 직원 한 명이 후임 관리자로 승진하고 댈러스에서 관리책임자 두 명이 추가 배치됐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요구했던 인력이 해고 직후에야 충원됐다는 것이다.
현재 다른 전기차 업체에서 일하는 메드라노는 복직과 미지급 임금, 취소된 주식 보상, 정신적·경제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소송은 FSD나 로보택시 사고 피해자가 아니라 시험차량의 안전관리를 담당했던 내부 관리자가 제기했다는 점에서 기존 자율주행 관련 소송과 차이가 있다.
다만 소장에는 메드라노 측의 주장만 담겨 있다. 시험조직의 실제 인력 운영과 내부 안전기준, 해고 사유에 관한 테슬라 측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일렉트렉은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