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원조는 과거의 일”… UNDP 수장, ‘국익 맞춤형 개발 투자’로 체질 개선 촉구

글로벌이코노믹

“원조는 과거의 일”… UNDP 수장, ‘국익 맞춤형 개발 투자’로 체질 개선 촉구

벨기에 전 총리 출신 알렉산더 드 크루 UNDP 국장 “원조 대신 시장 창출 투자로 패러다임 전환”
美·獨·日의 ODA 축소 속 中 ‘일대일로’ 자국 이익 추구 인정… 지속 가능성이 성패 가름
민간 자본과 日 기업 협력 강화 추진… 2030년 이후 AI 공정 접근권과 금융식 안전장치 제안
한 남성이 2023년 10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3차 일대일로 포럼 개막식을 앞두고 표지판 옆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한 남성이 2023년 10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3차 일대일로 포럼 개막식을 앞두고 표지판 옆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유엔개발계획(UNDP)의 최고 수장인 알렉산더 드 크루(Alexander De Croo) 국장이 전 세계적인 개발 원조 예산 축소 기류 속에서 개발 정책의 근본적인 재고를 촉구하고 나섰다. 단순한 자선 형태의 무상 원조 시대는 막을 내렸으며, 개발도상국과의 협력을 기부국의 국익에 부합하고 신시장과 안정을 창업하는 '상호 이익형 투자'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8월 1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와의 인터뷰 보도에 따르면, 벨기에 총리를 역임하고 현 UNDP를 이끌고 있는 드 크루 국장은 "자선이나 원조는 과거의 일이며, 신흥 경제국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원조가 아닌 자본과 투자"라고 단언했다.

미국·선진국 ODA 감축 속 ‘투자 논리’로 유권자 설득 필요


드 크루 국장의 메시지는 글로벌 지정학적·재정적 압박이 극에 달한 시점에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자국 내 러스트 벨트 재건을 최우선시하며 2025년 공식 개발 원조(ODA)를 실질 기준 57%나 전격 축소했다. 독일과 일본 역시 원조 예산을 대폭 줄이는 추세다.

드 크루 국장은 "공공 자금이 줄어든 현실을 인정한다"면서도, 정치인들이 유권자들에게 해외 개발 지원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단순 선의가 아닌 '국익에 도움이 되는 세계와의 파트너십 투자'라는 논리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는 중국의 '일대일로(BRI)' 구상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중국이 자국의 국익을 추구하기 위해 해외 투자를 집행하는 것 자체는 정당하며, 진짜 핵심은 해당 투자가 현지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지 여부라고 진단했다.

민간 자본 유치와 법적·재정적 안정성 확보 촉구


드 크루 국장은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한 민간 자본을 개발도상국으로 유인하는 전략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특히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 컨설턴트 출신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 게이단렌(경제단체연합회) 및 200여 개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해 개발도상국 시장을 '투자 가능한 시장'으로 체질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개발도상국들 역시 민간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법적 안정성, 재정 안정, 분쟁 중재 메커니즘, 인권 존중 등 투자 환경을 스스로 정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과 관련해서는 "전체 목표의 약 20%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민간 기업들이 SDGs 프레임워크를 수용해 이윤 창출과 사회적 가치를 양립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2030년 이후 핵심 과제는 ‘AI 독점 방지’와 ‘금융식 안전장치’


드 크루 국장은 2030년 이후의 글로벌 개발 의제에서 인공지능(AI)이 핵심 변수로 작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딴 지역의 의료 서비스 향상이나 디지털 신원 확인을 통한 선거·행정 서비스 개선 등 긍정적 효과를 평가하면서도, 미국과 중국에 집중된 AI 거대 기술에 대한 편향 없는 공정 접근권 보장이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특히 금융 위기를 방지하는 금융 안전망처럼 "AI 권력의 지나친 독점을 막고 시스템적 도미노 위험을 방지할 수 있는 글로벌 안정성 메커니즘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UNDP의 투자 중심 체질 개선과 민간 자본 유도 전술은, 하반기 글로벌 개발 자금 흐름과 차세대 신흥국 시장 생태계의 패권 향방을 결정할 거시 산업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