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도 대형주 펀드 27%만 벤치마크 상회
종목별 수익률 격차 커졌지만 빅테크 쏠림에 고전
S&P500 상위 10개사 비중 40% 넘어…1960년대 이후 최고
채권에선 액티브 선전…1년 성공률 66%
종목별 수익률 격차 커졌지만 빅테크 쏠림에 고전
S&P500 상위 10개사 비중 40% 넘어…1960년대 이후 최고
채권에선 액티브 선전…1년 성공률 66%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이 기업 간 승자와 패자를 가르고 고금리로 종목별 실적 차별화가 커지면서 펀드매니저의 종목선정 능력이 빛을 발할 것이란 월가의 기대와 달리 미국 액티브 주식형 펀드의 성적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 동안 미국 대형주 액티브 펀드 가운데 수수료를 제하고 비교 대상인 패시브 펀드보다 높은 수익을 올린 상품은 4개 중 1개 정도에 그쳤다. 10년으로 기간을 늘리면 성공률은 13%까지 떨어졌다.
액티브 펀드는 시장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패시브 펀드와 달리 펀드매니저가 유망하다고 판단한 종목을 직접 골라 시장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그만큼 운용 인력과 거래비용 등이 들어가 일반적으로 수수료도 더 높다.
16일(이하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모닝스타가 수수료를 차감한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지난 6월 30일까지 12개월 동안 미국 대형주 액티브 펀드 가운데 비교 대상 패시브 펀드를 이긴 비율은 27%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장기 성적에 비하면 나은 수준이다. 지난 6월까지 10년 동안 벤치마크를 웃돈 대형주 액티브 펀드는 전체의 13%에 그쳤다.
10개의 액티브 펀드에 장기간 투자했다면 평균적으로 1~2개 정도만 저비용 지수추종 상품보다 높은 수익을 냈다는 의미다.
◇종목선정하기 좋은 장이라더니…빅테크 쏠림에 발목
최근 시장 환경만 보면 액티브 펀드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저금리 시절처럼 거의 모든 자산 가격이 함께 오르는 환경이 끝났고 AI 확산도 기업별 실적과 주가의 격차를 크게 벌릴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미국 증시에서는 같은 지수에 포함된 개별 종목들의 수익률 차이를 뜻하는 ‘디스퍼전(dispersion)’이 수십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종목별 수익률 차이가 클수록 오르는 주식을 골라 담고 부진한 주식을 피하는 액티브 펀드가 지수를 이길 기회도 이론적으로 커진다.
월가 자산운용사들도 이런 시장 변화를 적극적으로 강조해왔다. T.로우프라이스는 시장 환경이 액티브 투자에 유리하게 바뀌었다고 주장했고 재너스헨더슨도 AI 시대에는 적극적인 종목선정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실제 성적은 이런 기대와 달랐다.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는 미국 증시 상승을 소수 초대형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S&P500에서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40%를 넘어 196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S&P500과 나스닥100은 시가총액이 큰 기업일수록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방식이다. 소수 초대형 기술기업 주가가 급등하면 이들 종목을 기계적으로 많이 보유하는 패시브 펀드도 그만큼 높은 수익을 얻게 된다.
반면 액티브 펀드매니저들은 위험 분산을 위해 몇몇 기술주에 지수만큼 높은 비중을 투자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미국 대형 액티브 운용사 캐피털그룹의 홀리 프램스테드 상품그룹 책임자는 이 정도의 집중도는 대부분의 포트폴리오에서 지나치게 높다고 평가했다. 특정 투자 테마의 방향을 잘못 판단할 경우 손실 위험도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시장을 이기려면 초대형 기술주에 지수만큼 또는 그 이상 베팅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면 액티브 펀드가 추구하는 분산투자와 위험관리 원칙이 흔들릴 수 있는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2015년 이후 매년 돈 빠져…패시브 자산 액티브의 두 배
장기간 이어진 수익률 부진은 투자자들의 자금 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스의 매슈 바톨리니 SPDR 미주 리서치 책임자에 따르면 미국 액티브 주식형 뮤추얼펀드에서는 2015년 이후 매년 지속적으로 자금이 빠져나갔다.
반대로 수수료가 낮고 세금 효율성이 높은 패시브 상장지수펀드(ETF)와 인덱스펀드로는 자금이 몰리고 있다.
미국에서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의 전체 자산은 2020년 처음 액티브 펀드와 같은 수준에 도달했으며 현재는 액티브 펀드의 거의 두 배에 이른다.
2007년만 해도 상황은 정반대였다. 당시 액티브 주식형 펀드의 자산은 패시브 펀드보다 세 배 이상 많았다.
저비용 패시브 ETF로의 자금 이동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패시브 ETF의 올해 순유입액은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약 1419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패시브 투자가 늘어났다고 해서 투자자들이 모두 시장 전체를 단순히 추종하는 것은 아니다. 전체 시장부터 특정 산업과 테마까지 추적하는 다양한 ETF가 등장하면서 투자자들이 ETF를 이용해 특정 분야의 비중을 높이는 적극적인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경우도 많아졌다.
◇주식과 달리 채권에선 액티브 선전
액티브 운용이 모든 자산에서 패시브에 밀리는 것은 아니다.
채권시장에서는 펀드매니저가 직접 종목을 고르는 전략이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가장 큰 채권펀드 분야인 중기 핵심채권 액티브 펀드 가운데 지난 1년 동안 벤치마크보다 높은 수익을 낸 비율은 66%에 달했다.
최근 3년 동안에도 절반 이상의 액티브 채권펀드가 벤치마크를 웃돌았다. 액티브 채권 ETF의 성장 속도도 패시브 채권펀드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바톨리니는 투자자들이 주식시장 전반의 수익률은 저비용·고세금효율 ETF를 통해 확보하고 액티브 운용은 채권처럼 초과수익을 얻을 기회가 더 많은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AI가 기업 간 격차를 벌리고 종목별 주가 차별화가 커질수록 뛰어난 펀드매니저가 시장을 이기기 쉬워질 것이라는 월가의 논리는 아직 성적으로 입증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초대형 기술주 몇 곳이 지수 상승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시장 구조가 이어지면서 종목을 직접 고르는 대형주 액티브 펀드보다 저비용 지수추종 상품이 계속 우위를 보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