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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던 유럽에 닥친 역대급 가뭄, 데이터센터 냉각수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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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던 유럽에 닥친 역대급 가뭄, 데이터센터 냉각수 비상

라인강 수위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며 화물선 적재율 30%로 급감
원전 발전량 축소와 화학 출하 차질 겹쳐 유럽 GDP 최대 82조 원 증발 위기
데이터센터 냉각수 확보 경쟁 속 한국 배터리 현지 공급망 관리 과제
유럽 대륙을 덮친 급격한 여름 가뭄으로 라인강 화물선 적재율이 30%로 떨어지며 주요 물류 동맥이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유럽 대륙을 덮친 급격한 여름 가뭄으로 라인강 화물선 적재율이 30%로 떨어지며 주요 물류 동맥이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유럽 대륙을 덮친 급격한 여름 가뭄으로 라인강 화물선 적재율이 30%로 떨어지며 주요 물류 동맥이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7(현지시각) 수량 부족 탓에 선사들이 매주 100척의 바지선을 추가 투입하고 있으나 원전 가동 중단과 화학제품 출하 지연을 막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초 잦은 비로 형성된 안도감이 무색하게 가뭄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유럽에 진출한 한국 배터리와 소재 공장의 물류비 관리에도 부담이 커지는 양상이다.

30%만 싣는 라인강 화물선


유럽 최대 물동량을 자랑하는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을 오가는 화물선들은 얕아진 강바닥에 배가 닿는 사고를 막기 위해 선적 공간을 3분의 1 미만으로 비워둔 채 운항하고 있다. 선사들은 평소 운송량을 맞추고자 매주 약 100척에 달하는 바지선을 추가로 빌려 투입하는 실정이다. 독일 카우브 지점 수위는 관측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통행 자체가 불가능해질 위험에 직면했다.
독일 킬세계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저수위 상태가 30일 동안 이어질 때 내륙 수운 운송량은 25% 줄어들고 독일 전체 산업 생산은 1% 감소한다. 이번 사태는 통상 가을철에 나타나던 수위 저하가 여름 초입부터 급격하게 발생해 산업계 충격이 더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원전 멈추고 82조 원 증발 위기


물 부족은 에너지 생산에 직접 타격을 가하고 있다. 프랑스와 헝가리의 원자력 발전소들은 강물 온도 상승과 유량 부족으로 냉각수를 구하지 못해 발전 출력을 낮췄다.

루마니아 군은 다뉴브강 바닥 폭파 작업을 벌여 체르나보다 원전 냉각수를 확보하려 했으나 실패하면서 원전 가동을 멈췄다. 프랑스 전력공사(EDF)는 냉각수 부족 여파로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10% 낮췄고, 독일 화학사 코베스트로는 라인강 수위 저하로 제품 배송이 어렵다며 고객사에 페트(PET) 공급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취리히보험과 유럽경제환경연구소는 이번 기습 가뭄이 유럽 경제에 안길 단기 손실을 최소 500억 유로(82435억 원)로 추산한다.

트리오도스은행의 에른스트 홉마 연구원은 물 부족에 따른 농업·교통·에너지 피해로 2026년 유럽연합(EU)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0.4%포인트(750억 유로, 123652억 원) 깎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불과 폭염 피해를 모두 합친 전체 기후 손실은 EU GDP1%1800억 유로(2953566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데이터센터 용수 갈등과 한국의 셈법


첨단 산업과 전통 농업 사이의 용수 쟁탈전도 격화되고 있다. 세계자원연구소 분석 결과 유럽 내 3000개 데이터센터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심각한 물 스트레스 지역에 들어서 있어 인공지능 인프라 확장에 제동이 걸릴 위험이 커졌다.

이탈리아 포강 유역 농가들은 관개용수 고갈로 쌀 생산량이 절반 이상 급감할 처지에 놓였다. 지속가능 축산 투자 네트워크 페어(FAIRR)18개 글로벌 상장 축산기업이 사료비 상승과 대체 용수 조달로 매년 64억 달러(9656억 원)의 숨은 비용을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 내 하천 물류 마비와 기초 화학 유분 생산 차질은 현지에 생산 거점을 둔 한국 배터리와 전자부품 가치사슬의 운송 경로를 흔들고 있다. 내륙 수운 마비에 따른 육상 트럭 운임 상승과 원자재 조달 지연은 현지 제조원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밟는다.

다만 한국 기업들이 과거 2018년과 2022년 유럽 대가뭄을 통해 얻은 학습 효과를 통해 선제적으로 현지 원자재 재고를 확충하고 육로 복합 물류망을 확보한 상태라면 단기 충격은 제한적 수준에 그칠 수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고온 건조한 기후가 9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하며 기업들의 장기 적응 전략을 촉구하고 있다. 물류망 병목 해소와 공장 가동률 유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현지 공급망의 대체 운송 경로 확보 여부가 하반기 기업 실적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