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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경제 D-데이’ 압박에 브렌트유 100달러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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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경제 D-데이’ 압박에 브렌트유 100달러 접근

호르무즈 통항 이번 주 내내 하루 한 자릿수
아시아 LNG MMBtu당 24달러·유조선 운임도 고공행진
이란 거래국까지 겨냥한 대규모 제재 공세가 유가 밀어올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까지 겨냥한 ‘경제 D-데이’ 압박에 나서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약 13만9000원)에 다시 접근하고 있다.

‘경제 D-데이’는 이란 자체뿐 아니라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와 기업까지 겨냥해 대규모 제재를 가동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경제압박 공세를 뜻한다. 세계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 통항이 한 주 내내 하루 한 자릿수에 그친 상황에서 이 같은 제재 위협까지 더해지면서 원유시장에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에너지 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는 호르무즈해협 통항이 지난주 내내 하루 한 자릿수에 머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경제 D-데이’ 선언이 시장의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2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전날 런던 ICE 선물시장의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약 94달러(약 13만원)였다.
오일프라이스는 최근의 완만한 상승 흐름이 8월 남은 기간에도 이어져 배럴당 100달러를 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원유뿐 아니라 다른 에너지와 운송비용도 높은 수준이다.

아시아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은 MMBtu당 24달러(약 3만3000원)까지 올랐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운임도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 트럼프, 이란 거래국까지 경제 제재 위협


오일프라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전략은 이란과의 전쟁을 경제전쟁으로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들에 광범위한 제재와 ‘엄청난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이란산 원유를 대규모로 수입하는 중국이 미국의 압박 대상에 직접 들어갔다.

백악관은 이란을 상대로 ‘경제전쟁’을 시작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이란 원유의 주요 구매국과 기업까지 압박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 같은 제재 위협은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물류 차질과 맞물리면서 원유시장에 추가적인 위험 프리미엄을 형성하고 있다.

◇ 이란산 원유, 중국서 할인 사라지고 프리미엄


미국의 이란 해상봉쇄로 새로운 원유의 아시아 선적이 제한되면서 중국 시장에서 이란산 원유의 가격 구조도 바뀌고 있다.

오일프라이스에 따르면 일부 이란산 원유는 이전까지 브렌트유보다 배럴당 3달러(약 4200원) 싸게 거래됐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브렌트유보다 2달러(약 2800원)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해상에 저장돼 있던 이란산 원유 재고까지 감소하면서 과거 중국 독립계 정유사들이 누리던 가격 할인 혜택이 사라진 셈이다.

이에 따라 중국 독립계 정유업체들은 브라질산과 이라크산 원유 등으로 구매처를 돌리고 있다.

◇ 이라크는 호르무즈 우회 수출로 확보


호르무즈해협 의존도가 높은 이라크도 수출 경로 다변화에 나섰다.

이라크 정부는 연말까지 국내외 기업이 여러 수출 경로를 통해 원유를 판매할 수 있도록 3개월짜리 계약을 승인했다.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국가 원유수출 수입을 보호하려는 조치다.

이라크 새 정부는 현재 하루 약 290만배럴인 원유 생산량을 향후 6년 안에 하루 800만~1000만배럴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 생산 쿼터 확대와 함께 새로운 원유 수출 통로를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日 미국산 원유 수입 8배 급증


아시아 주요 원유 수입국도 중동 공급 불안을 피하기 위해 구매처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일본의 7월 미국산 원유 수입량은 하루 89만1000배럴로 1년 전보다 8배 이상 급증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미국산 원유는 일본 전체 원유 수입량의 36%를 차지했다.

미국산 LNG 수입도 59% 늘었다.

오일프라이스는 일본이 중동의 공급 차질 위험을 줄이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를 적극적으로 확보한 결과라고 전했다.

◇ 베네수엘라 원유 절반 이상 미국행


미국으로 향하는 원유 흐름도 확대되고 있다.

카일 하우스트베이트 미 에너지부 차관에 따르면 미국 정유업체들은 현재 베네수엘라에서 하루 50만배럴이 넘는 원유를 들여오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전체 원유 생산량이 하루 약 125만배럴에 접근한 가운데 상당량이 미국으로 공급되는 셈이다.

미국은 동시에 베네수엘라의 중질유를 희석하기 위해 하루 10만배럴 이상의 나프타를 현지에 공급하고 있다.

호르무즈해협 통항이 정상화되지 않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에 대한 경제 압박까지 확대하면서 세계 원유시장은 공급량 자체뿐 아니라 운송 경로와 거래 상대국까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오일프라이스는 “브렌트유가 94달러까지 오른 상황에서 이런 지정학적·물류 위험이 지속될 경우 이달 말까지 배럴당 100달러를 향한 상승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