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수출 약 4분의 3인데 주권 갈등 커져
카니, 2035년 비미국 수출 2배…유럽·아시아로 다변화 추진
카니, 2035년 비미국 수출 2배…유럽·아시아로 다변화 추진
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압박을 계기로 캐나다가 미국에 지나치게 의존해 온 무역구조를 바꾸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은 캐나다의 압도적인 최대 수출시장이지만 높은 의존도 때문에 워싱턴이 관세를 압박 수단으로 활용할 경우 캐나다의 대응 여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트럼프 행정부가 약 200억달러(약 27조7000억원) 규모의 캐나다산 상품에 50% 관세를 부과하면서 양국 무역분쟁이 단순한 시장 접근 문제를 넘어 캐나다의 경제적 자율성을 둘러싼 문제로 확대됐다고 25일(현지시각) 분석했다.
미국의 50% 관세는 양국의 무역협상이 결렬된 뒤 지난 22일 발효됐다.
캐나다가 당장 미국 시장에서 멀어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캐나다 상품 수출의 약 4분의 3이 미국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수십년에 걸쳐 공장, 물류망, 공급망도 미국과의 교역을 중심으로 구축됐다.
그러나 뉴스위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라고 반복적으로 언급하면서 관세 문제가 경제를 넘어 주권 문제로까지 번졌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국민이 일정한 경제적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미국 의존도를 줄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뜻이다.
◇경제적 이익보다 자율성 중시 움직임
뉴스위크는 캐나다가 현재 처한 상황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와 비교했다.
캐나다가 미국과 경제관계를 끊거나 별도의 경제공동체에서 탈퇴한다는 뜻은 아니다.
미국과 긴밀하게 연결돼 얻는 경제적 이익과 독자적으로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자율성 가운데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둘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미국과 경제적으로 밀접할수록 캐나다 기업들은 세계 최대 시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반대로 미국 시장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워싱턴이 관세나 시장 접근권을 압박 수단으로 사용할 때 캐나다가 이를 거부하기 어려워진다.
뉴스위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캐나다에 이 같은 문제를 이전보다 훨씬 직접적으로 제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니, 미국 밖 수출 2035년까지 2배로
마크 카니 캐나다 정부는 미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작업에 이미 착수했다.
캐나다 정부는 2035년까지 미국 이외 시장으로의 수출을 두 배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캐나다산 상품을 북미 밖으로 운송하기 위해 항만, 철도 등 관련 기반시설에도 투자하고 있다.
캐나다의 2026년 경제계획도 새로운 무역로와 공급망 구축을 미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과 연결하고 있다. 캐나다는 4개 대륙에서 20개의 새로운 무역·투자 협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고 미국과의 교역을 포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캐나다산 에너지, 광물, 농산물, 공산품을 미국 이외의 더 많은 시장에 판매할 수 있다면 미국 시장 접근권을 앞세운 워싱턴의 압박에 대응할 여지가 커진다는 것이 카니 정부 전략의 핵심이다.
미국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 '아니오'라고 말했을 때 캐나다가 부담해야 하는 경제적 대가를 줄이려는 것이다.
◇중국 하나로 미국 대체하기도 어려워
뉴스위크에 따르면 문제는 미국 시장을 대신할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가장 규모가 큰 후보 가운데 하나는 중국이다.
그러나 2024년 캐나다 상품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한 비중은 3.8%에 불과했다. 미국으로 향하는 수출 비중이 약 4분의 3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지나치게 높이는 것도 캐나다가 추구하는 경제적 자율성과 맞지 않을 수 있다.
캐나다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중국을 국제질서를 점점 더 교란하는 국가로 규정하고 경제적 강압과 캐나다 국익에 대한 위협을 경고하고 있다.
뉴스위크는 미국 의존도를 낮추겠다며 중국이라는 또 다른 거대 경제권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한쪽에 대한 취약성을 다른 쪽으로 옮기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현실적인 선택은 미국을 중국으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유럽, 인도태평양 등 여러 시장으로 수출을 분산하는 것이라는 평가다.
◇5500마일 국경·수십년 공급망이 최대 장벽
캐나다의 대미 의존도가 높은 것은 단순한 정책 선택의 결과만은 아니라고 뉴스위크는 분석했다.
미국과 캐나다는 약 5500마일에 이르는 국경을 맞대고 있다. 수십년에 걸친 자유무역으로 기업들은 두 나라를 오가는 생산·운송망을 구축했다.
이 때문에 캐나다의 대미 무역 의존은 구조적이라고 뉴스위크는 지적했다.
양국의 무역분쟁에서 캐나다가 미국에 피해를 줄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자동차 등 공급망이 긴밀하게 연결된 산업에서는 캐나다의 대응이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게도 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
그러나 경제 규모에서 미국이 훨씬 크고 대체할 수 있는 시장도 더 많다는 점에서 양국의 관계는 대칭적이지 않다.
캐나다는 미국만큼 쉽게 수출시장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없다.
뉴스위크는 결국 캐나다가 직면한 문제는 미국과 결별할 것이냐가 아니라 미국 시장에 계속 크게 의존할 것인지, 일정한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미국의 압박을 견딜 수 있도록 수출시장을 넓힐 것인지의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와 '51번째 주' 발언이 캐나다의 미국 의존 축소 움직임을 더욱 재촉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