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유청 단백질 스펀지로 22캐럿 금 추출
호주 연구진, TCCA·황 폴리머로 순도 99% 이상 달성
호주 연구진, TCCA·황 폴리머로 순도 99% 이상 달성
이미지 확대보기버려지는 컴퓨터와 전자제품에서 독성이 강한 시아나이드 사용을 줄이면서 고순도 금을 회수하는 기술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스위스 연구진은 식품산업 부산물인 유청으로 만든 단백질 스펀지를 활용해 전자폐기물에서 22캐럿 금을 얻었고, 호주 연구진은 물 소독 등에 쓰이는 화합물과 황 함유 폴리머를 결합해 99%가 넘는 순도의 금을 회수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아르헨티나 경제 일간 엘 크로니스타는 6일(현지시각)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 취리히)와 호주 플린더스대 연구진이 개발한 전자폐기물 금 회수기술을 소개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취리히연방공대 연구진은 폐기된 전자부품에서 22캐럿 수준의 금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방식의 핵심은 식품산업 부산물에서 얻은 단백질을 활용하는 것이다.
유청 단백질을 가공해 만든 섬유질 스펀지를 금속이 녹아 있는 용액에 넣으면 금 이온이 다른 금속보다 선택적으로 스펀지에 달라붙는다.
엘 크로니스타는 이 방식이 “전자폐기물과 식품산업 부산물을 동시에 재활용한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인 금 회수기술”이라고 전했다.
◇호주 연구진, 시아나이드 대신 물 소독용 화합물
호주 플린더스대 연구팀은 다른 접근법을 개발했다.
기존 금 추출 공정에서 널리 쓰이지만 독성이 강한 시아나이드를 사용하는 대신 트리클로로이소시아누르산(TCCA)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TCCA는 물을 소독하는 데 널리 사용되는 물질이다.
연구진은 이 물질을 이용해 전자폐기물에 포함된 금을 용액으로 녹인 뒤 황 성분이 풍부한 폴리머가 금과 선택적으로 결합하도록 했다.
결합된 금은 다시 열처리나 화학적 처리 과정을 거쳐 분리할 수 있다.
엘 크로니스타에 따르면 이 방식으로 얻은 금의 순도는 99%를 넘었다.
특히 사용한 황 폴리머를 다시 활용할 수 있어 폐기물을 줄이고 공정의 경제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플린더스대 연구진은 이 기술을 전자폐기물뿐 아니라 광석과 금을 포함한 다양한 폐기물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폐기물, 새로운 ‘도시광산’ 가능성
두 연구의 방식은 다르지만 목표는 같다.
기존 금 생산 과정에서 사용하는 독성물질을 줄이면서 이미 버려진 자원에서 귀금속을 다시 회수하는 것이다.
전자제품의 회로와 기판에는 금을 비롯해 다양한 귀금속이 소량 사용된다.
제품 한 개에 포함된 양은 적더라도 대량으로 버려지는 전자폐기물을 모아 처리하면 회수 가능한 금속의 규모도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전자폐기물을 광산처럼 활용하는 이른바 ‘도시광산’의 경제성도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플린더스대 연구진은 특히 전자폐기물 재활용 확대가 기존 금 채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존 금 채굴과 정련에는 시아나이드와 수은 등 독성이 강한 물질이 사용될 수 있어 토양과 수질오염, 작업자 건강 문제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
새로운 회수공정이 상용화될 경우 전자폐기물 처리와 귀금속 회수를 하나의 순환경제 체계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용화까지는 아직 연구 단계
다만 이들 기술은 아직 연구 단계다. 실험실에서 높은 순도의 금을 회수하는 것과 대규모 전자폐기물을 경제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별개의 과제라서다.
전자폐기물에는 금 외에도 구리와 각종 금속, 플라스틱, 유해물질 등이 섞여 있어 실제 산업현장에서는 분리와 전처리 과정이 추가로 필요하다.
엘 크로니스타는 관련 기술이 대규모로 적용될 경우 전자폐기물 관리와 화학공학, 산업 지속가능성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순환경제 확대에도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스위스의 유청 단백질 스펀지와 호주의 황 폴리머 방식은 서로 다른 기술이지만 버려진 전자제품을 귀금속 자원으로 다시 활용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전자폐기물에서 금을 회수하는 기술이 실험실을 넘어 산업 규모로 확대될 수 있을지가 다음 과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