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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막히자 브라질로 뚫었다"… 中 석유사, '남미·원해 유전'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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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막히자 브라질로 뚫었다"… 中 석유사, '남미·원해 유전' 총력전

시노펙·페트로차이나·CNOOC, 정부와 공급망 다변화 공조… 브라질산 원유 비중 14%로 급증
건설은행, 브라질 페트로브라스에 27억 위안 긴급 대출… CNOOC는 브라질 해상 유전 시추 착수
국내외 증산·유가 상승 맞물려 상반기 순익 12~23% 급증… 中 ‘석유·가스 5개년 계획’ 5% 증산 가속
호르무즈 해협 위기 속에서 원유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브라질 유전 탐사에 나선 중국 3대 국영 석유 기업. 사진=AP이미지 확대보기
호르무즈 해협 위기 속에서 원유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브라질 유전 탐사에 나선 중국 3대 국영 석유 기업. 사진=AP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 작전 등으로 중동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수송로가 마비되는 초유의 에너지 안보 위기에 직면한 중국 정부와 3대 국영 석유 메이저(시노펙·페트로차이나·CNOOC)가 중동 원유 의존도를 대폭 낮추고 브라질과 아프리카, 러시아로 수입처를 급격히 다변화하고 있다.

중국 최대 국영 정유사인 시노펙(Sinopec)이 남미산 원유 수입을 공격적으로 확대한 결과 지난 7월 중국의 전체 원유 수입량 중 브라질산 비중이 14%까지 치솟았으며, 국유 금융기관의 수천억 원대 금융 지원과 CNOOC(중국해양석유총공사)의 브라질 해상 유전 직접 시추가 맞물리며 '남미 에너지 동맹'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9월 6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중국 3대 국영 석유 기업들은 국가 에너지 안보 수호라는 베이징 지도부의 지침에 발맞춰 수입선 다변화와 국내외 생산 역량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허우치쥔(Hou Qijun) 시노펙 회장은 지난 8월 24일 홍콩에서 열린 반기 실적 발표회에서 "과거 중국 원유 수입의 절반을 차지했던 중동 항로가 호르무즈 해협의 심각한 물리적 차질로 통행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공급원 다변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공식 천명했다.

해외에서 원유를 조달해 중국 본토에서 정제·공급하는 사업 모델을 지닌 시노펙은 현재 남미와 서아프리카 지역에서의 조달 비중을 집중적으로 늘리고 있다. 허우 회장은 "미국의 대이란 군사 행동이 원유 수송망에 큰 충격을 가했지만, 전략적 우회로 확보를 통해 초기 수급 차질을 극복해냈다"고 덧붙였다.

브라질산 수입 비중 8%에서 14%로 급증… 국유은행 4억 달러 대출 지원


중국의 탈(脫)중동 및 남미 원유 확보 행보는 정부 외교 채널과 국유 금융자본이 정밀하게 결합된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로 확인됐다.

중국 세관 통계에 따르면, 2025년 전체 중국 원유 수입량의 8% 수준에 머물렀던 브라질산 원유의 비중은 지난 7월 기준 14%로 6%포인트 급증했다.

이는 지난 6월 왕이(Wang Yi) 중국 외교부장이 마우로 비에이라(Mauro Vieira) 브라질 외교장관과 고위급 회담을 갖고 에너지 전략 파트너십을 다진 직후 가시화됐다.
회담 직후인 7월, 중국 4대 국유은행 중 하나인 중국건설은행(CCB)은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Petrobras)에 27억 위안(약 5,431억 원) 규모의 대규모 시설·운영 대출을 전격 실행했다.

중국 내 외국계 에너지 기업의 한 고위 임원은 "중국 정부와 3대 국영 석유 공룡들이 국가 최고위급 레벨에서 실시간으로 머리를 맞대고 전시를 방불케 하는 에너지 안보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 원유의 약 70%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중국은 평시 수입량의 4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해 왔으나, 호르무즈 해협 사태 이후 러시아, 브라질, 아프리카로 조달 루트를 급선회하면서 올해 상반기 기준 중동 원유 비중을 약 30%대까지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페트로차이나·CNOOC 국내외 증산… 브라질 심해 유전 시추 돌입


원유 채굴 및 업스트림(탐사·생산)에 집중하는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와 CNOOC 역시 국내외 생산 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페트로차이나는 2026년 상반기 국내 원유 및 천연가스 생산량을 전년 동기 대비 1% 늘렸다. 런리신(Ren Lixin)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중동 분쟁 지역 내 자체 유전 생산량도 8월 31일 미-이란 무력 충돌 발발 이전 수준의 90% 선까지 신속히 회복시켰다"고 설명했다.

CNOOC는 상반기 석유와 가스 액체 생산량을 전년 대비 4% 확대했다. 황융장(Huang Yongzhang) 총재는 8월 27일 "비축유 확보와 생산 극대화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했다"며 "보하이만 등 자국 연안 해상 유전의 신규 시추 성공은 물론, 브라질 현지 해상 광구에서도 신규 유전 시추 작업을 성공적으로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국영 석유 3사의 공격적인 행보는 지난 8월 중국 당국이 공식 발표한 ‘신규 5개년 석유와 천연가스 발전 계획(2025~2030년 국내 생산량 5% 의무 증산)’과 정확히 궤를 같이하고 있다.

지정학 위기가 안겨준 '역대급 실적'… 순익 12~23% 급증


중동 분쟁과 공급망 불안에 따른 국제 유가 고공행진은 중국 3대 에너지 공룡들에게 기록적인 어닝 서프라이즈를 안겨주었다.

페트로차이나는 상반기 매출은 5% 증가한 1조 5,200억 위안, 순이익은 22% 급증한 1,039억 위안(약 20조 9,000억 원)을 달성했다.

시노펙은 매출 1조 4,300억 위안(2% 증가), 순이익 265억 위안(12% 증가)을 기록했다.

CNOOC는 석유와 천연가스 판매 매출이 2,060억 위안으로 20% 늘어났으며, 순이익은 858억 위안으로 23% 급성장했다.

중국 에너지 대기업들의 브라질 유전 개척과 원유 조달 다변화는, 향후 ‘미국의 대중동 군사 개입과 해상 초크포인트(호르무즈) 봉쇄 리스크에 맞서 남미와 아프리카를 잇는 독자적인 대체 자원 조달 벨트를 완성하려는 중국의 중대한 지정학적 생존 전략’이자 ‘막대한 자본력과 차관을 매개로 글로벌 자원 부국들과의 에너지 동맹을 공고히 함으로써 서방의 공급망 차단 시도를 무력화하려는 패권적 자원 안보 포석’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