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1~5월 물가 1.5%포인트 반등…에너지 물가 상승의 90%가 공급 충격
- 2021~2022년과 달리 재정·통화 긴축 압력 속 인공지능 수요 효과 미확인
- 에너지 다소비 제조업 원가 부담 가중…한국 기준금리 인하 경로 제약
- 2021~2022년과 달리 재정·통화 긴축 압력 속 인공지능 수요 효과 미확인
- 에너지 다소비 제조업 원가 부담 가중…한국 기준금리 인하 경로 제약
이미지 확대보기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26년 1월 1.7%에서 5월 3.2%로 1.5%포인트 반등한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 연구진은 이 상승분의 대부분을 에너지 공급 충격이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물가 반등은 과거 팬데믹 시기의 총수요 과열과 달리 중동 분쟁과 호르무즈 해협 폐쇄에 따른 공급 측 비용 쇼크라는 점에서 통화 긴축을 통한 물가 제어에 명확한 한계가 있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대외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수입단가 상승에 따른 원가 압박을 받는 동시에,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운용 공간이 좁아지는 제약 국면에 놓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호르무즈 봉쇄가 촉발한 에너지 비용 쇼크
유럽중앙은행 크리스티나 바라우스카이테 그리슈케비치에네 연구원과 클라우스 브란트 연구원은 2026년 9월 1일(현지시각) 공개한 정책 블로그에서 유로존 인플레이션의 동인이 과거와 질적으로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이번 물가 반등은 중동 분쟁 격화와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발생한 에너지 가격 급등이 이끌었다.
연구진은 유럽중앙은행의 2025년 통화정책 전략 성명을 근거로 들었다. 성명은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벗어났을 때 적절한 통화정책 대응은 편차의 원인·규모·지속성에 따라 달라진다"고 규정한다. 연구진은 기계적 긴축을 피하고 회의별 데이터에 기반한 점진적이고 유연한 정책 경로를 유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모형으로 규명된 90%의 에너지 기여도
연구진은 2007년 1월부터 2026년 5월까지의 유로존 거시경제 지표를 바탕으로 베이지안 벡터 자기회귀(BVAR) 모형을 구축해 물가 변수를 분해했다.
분석 결과 2026년 1~5월 사이 에너지 인플레이션 상승분 가운데 약 90%가 순수 에너지 공급 요인에 의해 발생했다. 같은 기간 재정정책은 0.2%포인트, 통화정책은 0.1%포인트씩 헤드라인 물가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이는 2021~2022년 물가 폭등기와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당시 인플레이션 급등기에는 부정적 에너지 공급 요인이 2.4%포인트를 차지했다. 팬데믹 관련 비정책 총수요(1.3%포인트)와 비에너지 공급(0.9%포인트) 요인도 상당한 비중을 보였다. 여기에 확장적 재정정책(0.6%포인트)과 완화적 통화정책(0.9%포인트)이 합산 1.5%포인트를 물가에 보탰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총수요를 자극했는지에 대한 실증 분석도 함께 이뤄졌다. 연구진은 특정 국가나 산업 차원에서는 영향이 나타날 수 있으나, 유로존 전체 민간 투자 데이터에서는 인공지능이 유발한 거시적 총수요 진작 증거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제조업 원가 압박과 통화정책 경로의 제약
유럽중앙은행이 규명한 순수 공급 충격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인 한국 산업계에 즉각적인 원가 부담을 안긴다.
원유 수입단가 상승은 나프타와 기초유분을 투입재로 쓰는 정유와 석유화학 업계의 스프레드 축소로 직결된다. 동시에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운용 여력도 제한된다. 경기 둔화 신호가 감지되더라도 헤드라인 물가가 높게 유지되면 통화 완화 전환 명분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향후 전개는 세 가지 경로로 정리된다. 단기적으로 호르무즈 해협 운송 차질이 이어지면 원자재 도입 단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주요 제조기업의 매출원가율이 악화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고비용 구조가 장기화되어 제조업 영업이익률이 하락하고 설비투자 집행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중동 분쟁이 외교적 합의에 도달해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수송이 정상화될 경우 공급 측 인플레이션 압력은 즉각 소멸한다.
앞으로 주요 변수는 에너지 수입 물가가 시차를 두고 근원 소비자물가로 전이되는 2차 파급 효과의 강도다. 각국 통화 당국은 분기별 실물 경기 지표와 기대인플레이션 추이를 주시하며 금리 완화 속도를 조절해 나갈 방침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