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드론 테러 시도·방산 임원 암살 음모·연쇄 방화 등 유럽 내 '그림자 전쟁' 격화
中·러·이란·북한 'CRINK' 축, 서방 자원 분산 및 교전 임계선(레드라인) 반응 정밀 분석
민간 인프라 방어·소모전 대응·내부 갈등 공작… 대만해협·한반도 직접 위협 전이
中·러·이란·북한 'CRINK' 축, 서방 자원 분산 및 교전 임계선(레드라인) 반응 정밀 분석
민간 인프라 방어·소모전 대응·내부 갈등 공작… 대만해협·한반도 직접 위협 전이
이미지 확대보기러시아가 유럽 대륙 전역에서 암살 음모, 방화, 공항 드론 테러 시도 등 정규전의 문턱 바로 아래에서 전개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회색지대) 전쟁’의 강도를 유례없이 끌어올리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모스크바의 전술과 서방의 대응 양상이 대만해협과 한반도 등 아시아 안보 지형에 중대한 경고와 교훈을 던지고 있다는 국제 안보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독일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에서의 폭발물 탑재 드론 적발과 방산기업 임원 암살 기도, 덴마크와 영국의 군수 시설 위협 등 유럽을 뒤흔든 일련의 사보타주(파괴 공작)는 단순한 지역적 혼란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과 유럽이 유럽과 중동 전선에 묶여 자원을 소모하는 사이, 중국과 북한이 서방의 억제선과 사회적 회복력을 정밀하게 관찰하며 아시아 전역에서 유사한 비대칭 교란 전술을 정교화할 기회의 창을 열어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9월 9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국제 군사 안보 전문가들은 유럽의 하이브리드 위협 확산이 아시아 정책 입안자들에게 던지는 핵심 시사점을 다음의 ‘5가지 핵심 쟁점’으로 정리했다.
1. 민간 인프라의 '사회 전체적 회복력'이 억제의 최전선
하이브리드전의 1차 목표는 군사 기지 파괴가 아니라, 공항·항만·물류망 등 일상적인 민간 시스템을 마비시켜 사회적 공포와 운영 마비를 유도하는 것이다.
라이프치히 공항 사건 역시 우크라이나의 대형 안토노프 수송기가 정박한 핵심 민간 물류 거점을 겨냥했다.
대만 국방안보연구원(INDSR)의 피비 팜(Phoebe Pham) 방문연구원은 "현대 전면전은 확전 위험이 너무 크기 때문에, 모스크바와 베이징 모두 회색지대전의 비중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며 "향후 아시아에서 발생할 위기는 군사적 전면 충돌이 아닌, 물류망 마비나 국가 기간 인프라의 회복력 한계를 시험하는 형태로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 베이징, 서방의 '레드라인(임계선) 대응'을 정밀 시험대로 활용
중국은 러시아의 전술을 맹목적으로 모방하기보다, 민주주의 진영이 어느 수위의 도발에서 보복을 결정하고 동맹 간의 균열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일본 게이오대학교 법학부의 카네마키 코타(Kanemaki Kota) 조교수는 "중국은 서방 정부들이 '평화가 끝났다'고 판단하기 전까지 과연 어느 정도 수위의 강압과 사보타주가 허용되는지, 어떤 행동이 나토 동맹 간 망설임을 초래하는지 정밀하게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의 에너지·원자재와 소비 시장이 중국으로 완전히 귀속된 점을 들며, 유럽의 안보 위기가 궁극적으로 인도·태평양 세력 균형을 중국에 유리하게 재편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짚었다.
3. 中·러·이란·북한 'CRINK' 연대… 서방의 자원 고갈과 전장 분산 유도
유럽 내 하이브리드 공격 급증은 우크라이나 지원 역량을 제한할 뿐 아니라 미국의 관심과 자원을 유럽과 중동으로 분산시켜, 동아시아에서 중국과 북한에 전략적 활동 공간을 열어준다.
독일 기독민주연합(CDU) 국방 전문가인 로데리히 키제베터(Roderich Kiesewetter) 의원은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으로 구성된 이른바 'CRINK(China-Russia-Iran-North Korea)' 권위주의 축은 군사·인지·복합 공격의 역할을 분담하며 서로의 전장을 유리하게 조성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의 탄약 공장과 방산 공급망을 겨냥한 사보타주는 서방의 비축분을 고갈시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억제력을 약화시키는 고도의 다자 연계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4. 러·북 밀착이 낳은 '저비용 비대칭 교란' 전술의 아시아 복제
러시아가 나토 영공 인근에 저가 드론을 띄워 고가의 방공 미사일 출격을 강요하듯, 저비용 도발로 상대방의 방위 예산을 탕진시키는 전술이 한반도와 일본으로 급속히 번지고 있다.
네덜란드 헤이그전략연구센터(HCSS)의 한스 호란(Hans Horan) 북한 안보 전문가는 북한이 감행했던 대남 오물 풍선 도발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호란 전문가는 "러시아와 북한 간의 군사 기술 밀착으로 유럽의 교훈이 아시아로, 아시아의 비대칭 전술이 유럽으로 상호 전이되고 있다"며 "유해 화학 물질이나 생화학적 위협을 탑재할 수 있는 저가 풍선·드론 전술은 방어자에게 막대한 정화 비용과 사회적 공포를 유발하는 극단적 비대칭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5. 사회적 불만 계층과 재외 동포(디아스포라)의 '인지전 대리인화'
독일 내 사보타주 사건 다수는 친러 성향의 자국 시민권자나 급진 우파, 러시아계 이민자 네트워크와 연계되어 있었다.
최근 동독 지역 선거에서 친러·화해 노선을 표방하는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약진한 것도 이러한 내부 분열을 방증한다.
전문가들은 대만, 일본, 한국 역시 내부의 친중·친북 성향 인사나 불만 계층이 가짜 뉴스 유포, 사회 갈등 증폭, 사이버 태업에 동원되는 인지전(Cognitive Warfare)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경고한다.
유럽아시아연구소의 장준화 전 수석 연구원은 "사회 내부의 균열을 파고들어 외부 적국에 동조하도록 만드는 공작이야말로 하이브리드 전쟁의 가장 치명적인 무기"라며 내부 결속과 방첩망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럽을 뒤흔드는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공세는, 향후 ‘미사일과 전차가 격돌하는 재래식 전면전에 앞서 기간 시설 교란과 사회적 인지전으로 국가 안보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21세기형 회색지대전의 실체를 드러낸 사건’인 동시에 ‘유럽의 방어 실패를 거울삼아 민간 인프라 보호와 CRINK 권위주의 연대의 비대칭 복합 도발에 맞서 사회 전체적 방어망을 시급히 재구축해야 할 아시아 동맹국들의 절박한 생존 과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