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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사서 바로 띄운다"…중고선이 신조선보다 비싸진 역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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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사서 바로 띄운다"…중고선이 신조선보다 비싸진 역전극

- 호르무즈 해협 통항 위험 증가로 아라비아만발 원유운반선 운임 사상 최고치
- 5년 된 중고선 가격 1억 5800만 달러 기록하며 신조선 가격 추월
- 선대 대비 40% 발주 잔고 부담과 16% 노후선 교체 수요 대립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시장에서 9월 들어 아라비아만에서 극동으로 향하는 항로의 일일 운임이 80만 달러(약 10억 7464만 원)를 넘어섰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시장에서 9월 들어 아라비아만에서 극동으로 향하는 항로의 일일 운임이 80만 달러(약 10억 7464만 원)를 넘어섰다. 이미지=제미나이3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시장에서 9월 들어 아라비아만에서 극동으로 향하는 항로의 일일 운임이 80만 달러(107464만 원)를 넘어섰다.

해운 분석기관 포텐앤파트너스는 2026911(현지시각) 보고서를 통해 최근 15년 이상의 집계 기간 중 이전에 본 적 없는 최고 운임이 형성됐다고 밝혔다. 중동 수송로의 위험 부담이 커지면서 선복 공급 부족이 심화했고, 글로벌 원유 운송 경로 전반의 운임 체계가 재편되는 양상이다.

위험 기피가 부른 운임 폭등


포텐 집계에 따르면 아라비아만에서 원유를 싣고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가는 벤치마크 항로 운임은 8월 평균 일일 60만 달러(8598만 원)를 기록한 이후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위험을 감수하려는 선주가 극소수에 그치면서 운임 프리미엄이 급격히 불어났다.
이 같은 파급 효과는 분쟁 해역 바깥으로도 번졌다. 호르무즈 해협 외곽 오만만에서 선적하는 선박 운임은 일일 45만 달러(6448만 원)로 나타났다. 분쟁 지역과 떨어진 서아프리카에서 극동으로 향하는 항로는 일일 38만 달러(51045만 원), 미국 걸프만에서 아시아로 향하는 항로는 일일 275000달러(36940만 원)에 거래됐다. 원유 도입선 다변화 움직임이 전 세계 원유선 운임을 동시에 밀어 올린 결과다.

중고선 가격이 신조선 추월


운임 폭등은 선박 매매 시장의 가격 구조를 뒤흔들었다. 현재 선령 5년 된 중고선 매매 가격은 15800만 달러(21224140만 원)에 달한다. 반면 조선소에 지불하는 신조선 발주 가격은 12900만 달러(17328570만 원) 선이다.

중고선이 신조선보다 2900만 달러(3895570만 원) 비싸게 거래되는 이례적 역전 현상이다. 신조선을 인도받으려면 한국과 중국 등 주요 조선소의 건조 일정을 거쳐 수년을 대기해야 하지만, 중고선은 즉시 고운임 현물 시장에 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과거 20087월 일일 운임이 20만 달러(26866만 원) 선에 육박한 뒤 2009년 중반 2만 달러(2686만 원) 밑으로 떨어진 사례처럼, 호황 뒤의 변동성 위험은 상존한다. 20204월 원유 부유 저장 수요로 20만 달러 선을 기록했을 때도 침체가 뒤따랐다.

발주 잔고 부담과 교체 수요

202691일 기준 전 세계 초대형 원유운반선 선대는 928척이며 평균 선령은 13년이다. 향후 시황을 두고는 공급 과잉 우려와 교체 수요 지지론이 맞선다. 현재 건조 중인 글로벌 신조 발주 잔고는 기존 선대 대비 40% 수준이다. 대규모 발주 물량이 조선소로부터 순차 인도되는 시점에 운임이 급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배경이다.

반면 선령 20년을 넘긴 노후선 비중이 전체의 16%를 웃돌아 퇴역에 따른 친환경 대체 선박 신조 수요가 상존한다는 점은 하방 압력을 방어하는 요인이다. 갈등 완화 시 제재 대상 선박이 퇴출당할 가능성과 중동 외 수송 경로 확장에 따른 운항 거리 증가가 운임 하단을 지탱한다는 평가도 맞선다.

향후 시장은 인도 예정인 신조 물량의 시장 유입 속도와 노후선 교체 발주 추이에 따라 장기 균형점이 결정될 전망이다. 단기 운임 고점의 지속 여부와 글로벌 원유 수송 거리의 구조적 변화가 가장 큰 변수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