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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102달러 돌파… 유가 폭등에 금값 1개월만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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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102달러 돌파… 유가 폭등에 금값 1개월만 최저

WTI 102달러선 돌파 5월 중순 이후 최고...중동 송유관 피격 우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5%대 진입...금 선물 1개월 만의 최저가
지정학 리스크와 고금리 충격 교차...한국 에너지 수입 기업 비상
지난 3월 3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앞바다에 유조선들이 정박해 있다. 당시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3월 3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앞바다에 유조선들이 정박해 있다. 당시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사진=로이터


국제 유가가 중동 분쟁 격화에 따른 공급 불안 속에 1배럴당 102달러선을 넘어서며 5월 중순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5일 사우디 송유관 가동 중단 우려로 원유 매수가 쏠린 반면 미 국채 금리 급등으로 금값은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중동 지역의 군사 충돌이 에너지 수송로를 위협하면서 국제 원유 시장에 공급 대란 공포가 다시 번지고 있는 분위기다.

원유 가격 상승과 미국 고금리 충격의 동시 발생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 한국 정유와 석유화학 산업에 직접 연결된다.

중동 지정학 불안과 유가 폭등


15일 아침 일본 상품선물시장에서 원유 중심 한정월인 2027년 2월물은 1킬로리터당 8만 1700엔(약 73만 5300원, 100엔 900원 기준)으로 전날보다 480엔 오른 가격에 첫 거래를 텄다. 중동 정세 불안이 원유 운송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계심이 매수세를 강하게 자극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예멘의 후티 반군은 14일 사우디아라비아 군 비행장을 겨냥해 미사일과 드론 수십 기를 발사해 타격을 입혔다고 발표했다.

페르시아만에서 홍해로 기름을 나르는 사우디의 핵심 수송로인 동서(East-West) 파이프라인이 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을 멈췄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공급 차질 불안은 극에 달했다.

중동의 전면전 확산이 수송망 마비를 부를 수 있다는 관측이 유가 상승세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국채 5% 돌파와 금값 하락

뉴욕 시장의 가격 지표도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아시아 원자재 시장의 매수세를 이끌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 기준 유종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물은 일본 시간 15일 이른 아침 1배럴당 102달러 선을 넘나들며 전날 청산 가격인 101.39달러를 가볍게 웃돌았다. WTI가 5월 중순 이후 최고치에 도달하자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일부 흘러나왔으나 배럴당 105달러 돌파를 향한 시장의 매수 의지는 꺾이지 않고 있다. 도요트러스티증권의 오오미 카즈키 는 공급 차질 위협 속에 105달러선을 시험하는 강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반면 안전자산의 대표 주자인 귀금속 시장은 미국 금리 급등이라는 거센 역풍을 맞아 휘청거렸다.

일본 금 선물 2027년 8월물은 1그램당 2만 1872엔으로 전날보다 162엔 내렸고, 야간 거래에서는 한때 2만 1759엔까지 주저앉으며 1개월 만의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백금 선물도 187엔 하락한 8545엔에 거래를 시작했다.

유가 급등이 몰고 온 인플레이션 공포와 미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맞물리며, 14일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년 11개월 만에 5%대를 돌파한 여파다. 채권 금리가 치솟자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과 백금 선물의 보유 매력이 빠르게 반감되며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원자재 양극화와 한국 산업계


유가 상승과 미국 장기금리 5% 돌파라는 상반된 가격 충격은 원자재 수입 비중이 큰 한국 경제에도 직접 파급 효과를 미친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 위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면 나프타 등 기초 유분을 들여오는 한국 석유화학 업계의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정제마진 방어선이 무너지는 경로를 형성한다. 고유가가 다시 물가를 자극해 환율 상승과 수입 단가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하는 악순환 고리도 한국 제조업 전반을 위협한다.

올가을 들어서는 사우디 송유관 복구 일정과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통항 안전 여부에 따라 국제 유가의 상단이 결정될 전망이다. 나아가 중동 외교 협상이 진전되고 유류 공급망이 정상화되면 배럴당 90달러대로의 안정화 시나리오가 안착할 수 있다. 다만 사우디 정유 설비에 대한 추가 폭격이 터지거나 이란의 봉쇄 조치가 가시화되면 이 가격 안정 시나리오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도요트러스티증권 오오미 카즈키 애널리스트는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원유 상방을 강하게 떠받치는 반면 미 10년물 국채 금리 5% 진입은 무이자 자산인 금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라며 "원자재 시장 참가자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 충돌 위험과 미 연준의 긴축 기조를 양대 핵심 변수로 삼아 대응 수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라고 분석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