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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1조엔 채권 완판… 日 개인 사채시장 절반 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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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1조엔 채권 완판… 日 개인 사채시장 절반 독식

연 4.75% 금리로 청약 기간 내 전량 소화...SBI 온라인 10시간 완판
미상환 잔액 13조 엔 중 6조 2000억 엔 점유...신용등급 격차 뚜렷
기존 채권 차환과 로봇 인수 투입...한국 고금리 회사채 시장 연쇄 촉각
소프트뱅크(SoftBank)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소프트뱅크(SoftBank) 로고. 사진=로이터


소프트뱅크그룹이 연 4.75%의 파격 금리를 앞세워 사상 최대 규모인 1조 엔(약 9조 2600억 원)의 개인 사채 발행을 전량 완료했다.

닛케이는 17일 일본 개인 사채 미상환 잔액의 절반 가까이를 소프트뱅크 단일 기업이 차지하는 쏠림 현상이 심화했다고 보도했다.

1조 엔 완판과 역대급 고금리


소프트뱅크그룹이 연 4%대 높은 금리를 제시하며 개인 투자자 자금을 단숨에 끌어모았다.

이번에 발행된 사채는 만기 7년에 최소 투자 단위 100만 엔(약 926만 원, 100엔 926원 기준) 조건으로 설정됐다. 연 4.75%에 달하는 표면이율은 유통 대기업 이온이 지난달 발행한 7년 만기 채권(3.087%)을 크게 웃돌았다. 1990년 7월 이후 일반 개인 사채 가운데 2009년 소프트뱅크 시절 발행한 2년물(5.1%)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초유의 고금리에 시중 부동자금이 몰리며 청약 기간 내 전량 소화됐다.

전체 물량 중 1000억 엔을 인수한 SBI증권 온라인 창구에서는 7일 오전 10시 판매 개시 후 10시간 만에 물량이 동났다. 가장 많은 2400억 엔을 맡은 노무라증권의 온라인 판매분도 10일에 모두 팔려나갔다.

미즈호증권 위탁분을 판매한 라쿠텐증권 역시 역대 최단 속도로 완판 행진을 기록했다.

신용등급 격차와 6조 엔 편중


소프트뱅크 채권 열풍 이면에는 대형 증권사 지점 창구의 사전 예약 열기와 신용등급 격차가 자리하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영업 관계자는 지점 배정분의 경우 정식 모집을 시작하기 전 이미 90% 가까이 사전 예약으로 채워졌다고 전했다. 예금 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던 자산가들이 빠르게 움직인 결과다. 실제로 신규 투자자 유입도 활발했다. SBI증권에서는 이번 사채를 계기로 생애 처음 투자를 시작한 고객이 1000명을 넘었고, 라쿠텐증권 구매자 중 절반은 처음으로 엔화 채권을 사들인 투자자였다.

고금리의 배경에는 신용평가기관 사이의 극명한 등급 차이가 있다. 일본신용평가연구소(JCR)는 소프트뱅크에 투자 등급인 A를 매겼다. 반면 미국 S&P글로벌은 회사의 발행자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에 해당하는 BB+(더블B플러스)로 평가해 위험도를 높게 책정했다.

회사채로 조달한 자금의 사용처도 드러났다. 회사 공시에 따르면 확보한 1조 엔 가운데 일부는 만기 도래 회사채 상환에 쓰고, 나머지는 스위스 ABB 로보틱스 사업부 인수 자금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문제는 채권시장 내 단일 기업 쏠림이다. 아직 상환되지 않은 일본 전체 개인 사채 잔액 약 13조 엔 중 소프트뱅크그룹이 6조 2000억 엔을 차지해 절반 가까이 장악했다.

개인이 떠안는 신용 위험이 한 기업에 과도하게 집중된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개인 사채 편중과 한국 시장


소프트뱅크의 1조 엔 채권 완판과 리테일 시장 독식은 개인 대상 고금리 채권 발행을 늘리는 한국 자본시장에도 직접 파급 효과를 미친다.

한국에서도 대기업들이 개인 대상 리테일 채권 창구를 활발히 활용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추세다. 소프트뱅크처럼 신용등급 열위를 높은 금리로 상쇄하는 채권 발행 모델이 정착할 경우, 한국 기업들도 리테일 채권 금리를 높여 개인 자금을 흡수하는 조달 경로를 구축하게 된다. 다만 발행 기업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하면 개인 투자자에게 손실이 직격하는 리스크를 안긴다.

올가을에는 소프트뱅크의 ABB 로보틱스 인수 마무리와 벤처 투자 수익 회수 여부에 따라 상환 안정성이 가려질 전망이다. 나아가 일본 개인 사채 시장에 신규 우량 기업들이 진입하면 시장 다변화 시나리오가 힘을 얻을 수 있다. 다만 금리 추가 상승으로 이자 감당 능력이 떨어지거나 투자 손실이 누적되면 이 조달 안정 시나리오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한 일본 대형 증권사 인수 담당자는 "은행 예금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연 4.75%라는 높은 금리가 개인 투자자들을 채권 시장으로 끌어들였다"라며 "특정 기업으로의 자금 쏠림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들이 개인 사채 시장에 진입해 발행 저변을 넓힐 필요가 있다"라고 짚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