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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올려도 털린 엔화… 160엔 공포에 엔캐리 대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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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올려도 털린 엔화… 160엔 공포에 엔캐리 대탈출?

일본은행 1.25% 인상에도 157엔 급락...160엔 공방 속 개입 경계
글로벌 펀드 숏포지션 반토막 축소...스위스 프랑 등 대체 조달 부상
미일 외환 공조와 금리차 축소 압박...한국 수출 제조·금융망 파장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사진=로이터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31년 만의 최고인 1.25%로 인상했으나 엔화 가치는 달러당 157엔대로 밀려나며 외환시장 불안을 키웠다.

블룸버그가 19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일본은행 정책위원들의 반대표와 미일 금리 격차 탓에 엔저가 지속되면서 수조 달러 규모의 엔 캐리 트레이드 지형이 흔들리고 있다.

일본의 긴축 가속과 글로벌 차입 통화 다변화 움직임은 원/엔 환율 변동성과 아시아 증시 자금 유출입을 주시하는 한국 금융당국에 긴장감을 안기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과 엔저 딜레마


일본 중앙은행이 31년 만에 가장 높은 정책금리를 결정했음에도 외환시장의 엔화 매도 열기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일본은행은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1.0%에서 1.25%로 0.25%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통화긴축 가속화 선언에도 외환시장에서 엔화 환율은 달러당 157.33엔까지 밀려나며 요동쳤다. 정책위원 9명 가운데 아사다 도이치로 위원과 사토 아야노 위원 등 2명이 반대표를 던지면서 추가 인상 속도가 완만할 것이라는 심리가 확산한 탓이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회견에서 정책 단계 전환을 시사하고 시장에서 외환 당국의 레이트 체크 정황이 전해진 뒤에야 엔화는 156.75엔 선으로 낙폭을 줄였다.

미국 연준의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미일 금리 격차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자, 시장 참여자들은 달러당 160엔 선을 시험하려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조달 통화 분산과 청산 압력

엔저 장기화와 금리 상승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운용하던 수조 달러 규모의 캐리 트레이드 생태계는 지각변동을 맞이했다.

가장 뚜렷한 변화는 엔화 일변도이던 차입 포트폴리오의 분산이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집계에 따르면 글로벌 레버리지 펀드의 엔화 매도 포지션은 한때 12만 4575계약(약 95억 달러)에 달했으나, 미일 당국의 외환 개입과 금리 인상 신호 속에 절반 이하로 줄었다.

단기 차익을 노리던 투기 자금이 엔화 숏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새로운 조달처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엔화 조달 호주달러 매수 거래는 7월 이후 1.3% 손실로 돌아섰다. 반면 제로금리를 유지하는 스위스 프랑 조달 거래는 연초 이후 14% 수익을 올렸다. 이에 따라 알리안츠와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엔화 대신 스위스 프랑과 스웨덴 크로나, 캐나다 달러를 대체 차입 통화로 추천하며 위험 분산에 나섰다.

당국의 환율 방어 마지노선도 분명해졌다.

일본 재무성은 한 달간 역대 최대인 15조 4000억 엔(약 983억 달러)을 투입해 환율을 방어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엔고 지지 의사를 굽히지 않는 가운데, 1998년 이후 최초로 단행된 미일 공동 개입의 무게감이 투기 세력의 무차별 엔화 매도를 억제하는 방파제로 작용하고 있다.

외환 개입 전선과 자본시장


엔 캐리 트레이드의 재편과 외환 당국의 160엔 저지선 공방은 수출과 금융 시장의 대외 취약성이 높은 한국 경제에도 상당한 긴장감을 던져준다.

엔화 약세가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경합하는 한국 자동차와 조선, 철강 등 주력 제조업의 채산성을 압박하는 경로를 만든다. 반대로 엔화 가치가 급반등하며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가속화하면, 저금리 엔화로 사들였던 미국 빅테크 주식과 고수익 자산에서 매물이 쏟아지며 코스피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에서 외국인 자본 이탈을 촉발하는 부작용을 낳는다.

올가을에는 미일 금융당국의 통화정책 경로와 일본의 160엔 방어선 유지 여부에 따라 글로벌 자금 이동 방향이 가려질 전망이다. 나아가 엔화가 완만한 강세 안정 궤도에 진입하면 아시아 외환시장 균형 회복 시나리오가 힘을 얻을 수 있다. 다만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으로 미일 스프레드가 확대되면 이 엔화 안정 시나리오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요나스 골터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에 누적된 엔화 매도 잔고가 여전히 방대해 금리 차 축소 과정에서 캐리 트레이드 청산 압력이 반복 출현할 수 있다"라며 "글로벌 펀드들이 스위스 프랑 등으로 차입 통화를 분산하는 흐름 속에서 엔화 환율 변동성이 국제 금융 자산 가격에 미칠 연쇄 충격을 지속 관찰할 필요가 있다"라고 짚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