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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엔 뚫리자 칼 뺀 일본… 레이트 체크로 실탄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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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엔 뚫리자 칼 뺀 일본… 레이트 체크로 실탄 쏜다

위원 2명 반대에 157엔대 초반 급락...외환 당국 심야 전격 점검
실제 개입 전 단계인 호가 확인 단행...156엔대 후반으로 반등
7월 7조엔 개입 이어 공조 카드 경계...한국 외환·제조업 촉각
일본 엔화와 미국 달러 지폐를 보여주는 일러스트.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엔화와 미국 달러 지폐를 보여주는 일러스트. 사진=로이터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직후 엔화 환율이 157엔대 초반까지 밀려나자 직접 개입의 전 단계인 레이트 체크를 전격 단행했다.

교도통신은 19일 당국의 구두 경고와 호가 점검에 힘입어 엔화 가치가 달러당 156엔대 후반으로 반등했다고 보도했다. 엔저 재점화 차단에 나선 일본의 고강도 외환 시장 방어는 원/엔 재정환율 변동을 주시하는 한국 수출 제조업계에 긴장감을 안기고 있다.

금리 인상과 엔화 추가 급락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초대형 통화 완화 탈피 조치에도 외환시장의 엔화 매도 열기는 꺾이지 않았다.

일본은행은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기존 1.0%에서 1.25%로 0.25%포인트 올렸다. 심의위원 9명 중 7명이 찬성표를 던졌으나 2명이 인상안에 반대하면서 시장의 기류가 급변했다.

추가 금리 인상 속도가 완만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하면서 회의 직후 시장의 불안이 가중되며 엔화 환율은 달러당 157엔대 초반까지 가파르게 밀려났다.

통화당국의 결단에도 달러 매수와 엔화 매도가 팽팽하게 맞서며 환율 하락 압력이 가중됐다.

시장 관계자는 정책위원들의 의견 차이가 부각되면서 엔화 매도세가 한층 탄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통화 긴축의 효과가 반감되고 수입 물가 상승이라는 실물 경제의 부담이 되살아나자 외환 당국은 긴급 행동에 돌입했다.

레이트 체크와 당국의 경고


외환 당국이 선택한 카드는 시장 개입의 마지막 예고편으로 불리는 실거래 호가 점검이었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18일 심야부터 이튿날 새벽 사이에 주요 외환 거래 은행들을 상대로 레이트 체크를 단행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 사실을 공개하며 투기성 엔저 재가속을 억제하기 위한 사전 조치였다고 밝혔다. 레이트 체크는 당국이 시장 참여자들에게 거래 환율을 직접 묻는 절차로, 실제 통화 매수 개입에 나서기 직전에 취하는 경고성 행동이다.

당국의 기습 행동에 시장 참여자들은 서둘러 차익 실현과 포지션 정리에 나섰다. 이 조치 이후 엔화 가치는 소폭 반등해 156엔대 후반 수준을 회복했다. 수조 엔의 실제 자금을 투입하지 않고도 시장의 일방 통행 흐름에 강력한 제동을 건 셈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여름 단행된 초강경 개입의 연장선에 닿아 있다. 엔화 가치는 7월 하순 달러당 164엔에 육박하며 39년 8개월 만의 최저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 당시 일본 당국은 과도한 약세를 저지하기 위해 7월 30일 시장에서 개입 규모를 6조에서 7조 엔으로 추산하는 대규모 엔화 매수 개입을 집행했다. 이어 미국 시간으로 31일에는 미일 양국이 15년 만의 공동 시장 개입을 단행해 160엔 선을 사수한 바 있다.

미일 금리차와 외환 방어선


일본 당국의 개입 경고와 엔화 환율의 출렁임은 대외 수출 전선에서 일본 기업과 경합하는 한국 경제계에도 다양한 파장을 던진다.

원/엔 재정환율이 100엔당 800원대 후반으로 떨어지면 자동차와 기계 등 주요 수출 산업의 가격 경쟁력을 압박하는 경로를 형성한다. 다만 미국의 높은 금리와 미일 금리 격차가 이어지는 한 엔화 약세 압력이 쉽게 꺾이기 어렵다는 분석도 만만찮다. 일본 정부의 개입 경고에도 금리 스프레드가 좁혀지지 않으면 외환시장의 투기 수요가 다시 불붙어 원화 가치까지 동반 하락시키는 부담을 낳는다.

올가을에는 일본 당국의 실제 자금 투입 여부와 미국의 추가 금리 조정 속도에 따라 환율 지지선의 성패가 가려질 전망이다. 나아가 일본은행이 차분한 추가 금리 인상을 안착시키면 동아시아 환율 안정 시나리오가 힘을 얻을 수 있다. 다만 미일 금리차가 현 수준에서 장기화하면 이 환율 안정화 시나리오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환율이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해 안정 흐름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기본 입장에는 흔들림이 없다"라며 "외환시장의 투기 움직임과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서는 모든 가용한 정책 수단을 배제하지 않고 최고 수준의 긴장감을 유지한 채 시장 동향을 면밀히 주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